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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2010년대

상의원(尙衣院)(2014) - 조선시대 살리에리 증후군과 프로젝트 런웨이의 절묘한 조합

by 조브라이언 2023.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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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내용 중에 영화 <상의원(尙衣院)(2014)>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상의원(尙衣院)(2014) - 조선시대 살리에리 증후군과 프로젝트 런웨이의 절묘한 조합

이시영, 오정세 배우 주연 로맨틱 코미디 <남자사용설명서 How to Use Guys with Secret Tips(2012)>로 데뷔한 이원석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 <상의원(尙衣院) The Royal Tailor(2014)>은 조선시대 왕실의 의복을 제작한 기관 '상의원'을 배경으로 한 궁중 드라마입니다.

 

한석규 배우가 상의원 어침장 조돌석을 연기했고, 옷 짓기 솜씨가 소문나 상의원에 입성한 이공진 역에는 고수 배우가, 박신혜, 유연석 배우가 각각 왕비와 왕을 연기했습니다. 그 외에 마동석, 신소율, 이유비, 조달환, 배성우, 박소담, 조현도, 허성태, 정상철, 김재화 배우가 함께 출연했습니다.

 

72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상의원(2014)>은 2014년 12월 24일 개봉, 첫 주말 전국 관객수 24만 명으로 <국제시장 Ode to My Father(2014)><기술자들 The Con Artists(2014)><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My Love, Don't Cross That River(2014)><호빗: 다섯 군대 전투 The Hobbit: The Battle of the Five Armies(2014)>에 이어 박스오피스 5위로 데뷔했고, 전국 최종 누적 관객수 79만 명을 기록하며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흥행 결과와는 별개로, 영화에서 구현한 아름다운 의상과 프로덕션 디자인에 대한 높은 평가와 함께, 2015년 52회 대종상 미술상과 의상상을 수상했고, 왕비를 연기한 박신혜 배우는 51회 백상 예술대상 영화 여자 인기상을 받았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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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간 손가락에 굳은살이 배길 정도로 바느질을 해 왕실 의복을 전담해 온 상의원 어침장인 조돌석(한석규)은 이제 반년만 더 고생하면 꿈에 그리던 양반 지위를 얻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왕(유연석)의 면복을 손보던 왕비(박신혜)와 왕비의 시종들이 그만 실수로 면복을 불태우는 일이 발생하고, 궐 밖 저잣거리에서 옷 짓는 솜씨가 일품이라고 입소문을 탄 이공진(고수)을 수소문한 왕비가 다급히 이공진에게 수선을 맡깁니다. 이공진이 완벽하게 왕의 면복을 지어 올리는 데 걸린 시간은 단 하루. 

 

기생들 옷이나 만드는 천한 옷쟁이라며 이공진을 무시하던 조돌석에게 비극의 싹이 자라기 시작했으니, 이공진의 천재적인 솜씨를 알아보고야 만 것.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천재성을 알아보는 능력을 허락받은 조돌석의 질투의 드라마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화려한 의상만으로는 채워지지 못한 빈곤한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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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봉할 당시, 극장 흥행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지 못해 흥행에 실패한 비운의 영화지만, <상의원(2014)>은 적어도 조선 왕실 산하 의복 제작 기관이었던 '상의원'을 주 무대로 한 새로운 시도만은 높이 살만합니다. 그게 걸맞은 화려한 의상과 프로덕션 디자인도 매우 훌륭한데요. 거기에 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을 비롯한 앙상블 캐스트의 연기 조화에도 큰 기대를 걸만했고요.

 

하지만 문제는 아름답고 현란한 겉모양이 아니었습니다. 어침장 조돌석과 이공진 캐릭터는 누가 봐도 살리에리와 모차르트를 연상시켰는데요. 살리에리 증후군의 시초이자 종합판인 <아마데우스 Amadeus(1984)>의 플롯과 너무도 유사하다 보니, <상의원(2014)>에서의 갈등 관계와 결말이 너무 쉽게 예측되어 버렸고, 또한 실제 결과물이 예측을 크게 벗어나지 않아 버렸습니다.

 

그리고 초반부 조연 캐릭터들의 개그 잔치가 식상한 감도 있었는데요. 당시 조연급이었던 마동석 배우를 비롯, 조달환, 배성우 배우 등이 하나같이 무리한 개그 대사를 전담하고, 주요 네 캐릭터는 정색한 정극만을 고수하다 보니, 훌륭한 앙상블 캐스트를 갖추고도 그 장점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살리에리 증후군은 둘째 치고라도, 주요 네 캐릭터가 평면적이었던 것도 극의 흥미를 떨어뜨린 요소였습니다. 조돌석과 이공진이 살리에리와 모차르트의 관계성을 나타내 이미 신선함이 떨어진 데다, 유연석 배우가 연기한 왕 캐릭터도 형의 존재로 인한 콤플렉스 덩어리로 묘사되어 기존에 극화된 다른 왕들의 이미지와 겹쳤고, 박신혜 배우가 연기한 왕비와 이공진의 관계는 <광해, 왕이 된 남자 Masquerade(2012)>를 연상시켜 이 역시 다소 진부했습니다.

 

거기에 이유비 배우가 연기한 후궁 소의 캐릭터도 질투의 화신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왕비-이공진에 대적하기 위해 조돌석에게 연회복을 짓게 하는 대립구도의 한 축을 담당했지만, 캐릭터 자체의 서사가 부족하다 보니 표독스러움에 근거가 미약하여 큰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공진의 천재성을 표현하기 위해 현대 의상의 핏을 연상시키는 파격적 디자인의 궁중의상도 시도는 좋았으나, 이미 늘어져버린 플롯을 다잡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영화 정보]

제목: 상의원(尙衣院)(2014)

영제: The Royal Tailor

제작국가: 한국

감독: 이원석

캐스트: 한석규, 고수, 박신혜, 유연석, 마동석, 신소율, 이유비, 조달환, 배성우, 박소담, 조현도, 허성태, 정상철, 김재화 등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27분

관람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2014년 12월 24일

 

주요 수상내역:

2015년 52회 대종상 2개 부문 수상 - 미술상, 의상상

2015년 51회 백상 예술대상 영화 여자 인기상 수상(박신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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