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내용 중에 영화 <앱솔루트 파워(1997)>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앱솔루트 파워(1997) - 절대 권력(絕對權力)의 민낯
서스펜스와 법정 스릴러 장르를 주로 다루는 미국 소설가 데이비드 발다치 David Baldacci가 1996년 발표한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내일을 향해 쏴라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1969)><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 All the President's Men(1976)>으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미국 소설가이자 극작가이자 각본가였던 윌리엄 골드먼 William Goldman(1931~2018)이 각색한 <앱솔루트 파워 Absolute Power(1997)>는 미국 배우이자 감독이자 제작자인 클린트 이스트우드 Clint Eastwood가 주연, 제작, 연출을 맡은 정치 액션 스릴러 영화입니다.
이스트우드가 주연과 연출을 겸했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용서받지 못한 자 Unforgiven(1992)>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을 받았던 진 핵크먼 Gene Hackman과 역시 이스트우드의 연출작 <미스틱 리버 Mystic River(2003)>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된 로라 리니 Laura Linney, 그리고 에드 해리스 Ed Harris, 주디 데이비스 Judy Davis, 스콧 글렌 Scott Glenn, 데니스 헤이스버트 Dennis Haysberts, 리처드 젠킨스 Richard Jenkins, E.G. 마셜 E.G. Marshall(1914~1998) 등이 출연했습니다.
5,000만 달러(약 65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앱솔루트 파워>는 1997년 2월 14일 프레지던트 데이(대통령의 날) 연휴에 맞춰 소니 픽쳐스 릴리징 배급으로 북미 2,568개 극장에서 개봉, 4일 연휴 동안 1,677만 달러(약 218억 원)의 성적으로, 3주째 1위를 지킨 재개봉작 <스타워즈 에피소드 4-새로운 희망 Star Wars: Episode IV - A New Hope(1977)>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로 데뷔했고, 북미 최종 누적 수익 5,006만 달러(약 651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제목인 '앱솔루트 파워 Absolute Power'는 절대적인 권력, 절대권력, 무소불위의 권력 등을 뜻합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30년 넘게 경찰에게 잡히지 않은 베테랑 절도범 루터 휘트니(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억만장자 월터 설리반(E.G. 마셜)의 저택에 침입해 각종 보석과 현금을 훔칩니다. 그러다 갑자기 누군가 집에 들어오고 루터는 거울문이 달린 공간으로 몸을 피합니다. 그런데 거울문 뒤편에서는 바깥을 볼 수 있는 특수유리였고, 집에 들어온 이는 설리반의 아내 크리스티(멜로라 하딘)와 미국 대통령 앨런 리치먼드(진 핵크먼)였습니다.
일방향 거울 뒤에서 숨죽여 둘을 지켜보던 루터가 목격한 것은 크리스티를 거칠게 다루는 앨런의 폭력성이었고, 크리스티가 이에 반항하며 편지 칼을 집어 들어 앨런의 팔에 상처를 입히고 앨런을 찌르려 합니다. 그때 앨런이 큰소리로 도움을 청하자, 경호원 빌 버튼(스콧 글렌)과 팀 콜린(데니스 헤이스버트)이 나타나 크리스티에게 총을 쏘고, 크리스티는 그 자리에서 즉사합니다.
곧 대통령 수석 참모 글로리아 러셀(주디 데이비스)이 도착하고, 강도가 침입했다가 들키자 크리스티를 살해한 것처럼 현장을 조작합니다. 루터는 이들의 눈을 피해 가까스로 도망치면서, 결정적인 현장 증거가 될 편지칼과 알뜰히 훔친 보석들을 야무지게 챙깁니다.
형사 세스 프랭크(에드 해리스)가 크리스티 설리반 살인 사건을 맡게 되고, 루터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지만, 프랭크는 루터가 절도범이기는 하나 강력범죄를 저지른 적은 없기에 루터가 크리스티를 살해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버튼은 프랭크에게 수사 진척 상황을 계속 알려달라고 요청하고, 프랭크 몰래 사무실 전화기에 도청장치를 설치합니다.
한편, 루터는 신분을 위장하여 아예 미국 땅을 떠나려 하던 중, 앨런이 몸소 나서서 자신의 절친한 친구이자 국가 재정 지원에 공을 세운 설리반을 위로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장면을 TV로 보고 몸서리를 칩니다. 그리고 나라를 떠나는 대신, 앨런이 정의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다짐하고는 수석 참모 러셀에게 편지칼 사진을 보냅니다.
그 사이 프랭크에게 수사 협조 요청을 받은 루터의 딸이자 검사인 케이트(로라 리니)는 프랭크와 함께 루터의 집을 찾아갑니다. 루터와의 사이가 적잖이 소원한 딸 케이트는 다급하게 짐을 챙겨 떠난 듯한 루터의 빈집에 있는 자신의 사진들을 봅니다. 그중에는 지나간 중요한 순간들을 포착한 사진들이 많았고, 케이트는 루터가 그 자리에 온 줄도 몰랐기에, 멀리서 자신을 지켜본 루터의 진심을 알아채고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엽니다.
그럼에도 루터가 크리스티를 살해했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이 케이트의 마음속에서 사라지지 않자, 케이트는 경찰이 루터를 체포할 수 있도록 야외 카페에서 루터를 만나기로 합니다. 프랭크는 루터에게 해가 가지 않도록 애쓰지만, 프랭크의 전화를 도청한 버튼은 프랭크의 계획을 알아채고, 콜린과 함께 루터를 암살하려 합니다. 거기에 더해 복수심에 불타는 설리반 또한 전문 킬러 마이클 맥카티(리처드 젠킨스)를 고용해 루터를 처치하려 합니다.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의 총구는 케이트를 만나러 온 루터를 향하지만, 루터는 이들의 총알을 피해 금세 경찰로 위장한 후 현장에서 유유히 사라집니다. 그리고 케이트를 따로 만난 루터는 그날밤 자신이 목격한 장면을 상세히 설명하며, 크리스티를 죽인 진범이 누구인지 말합니다.
명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범작(凡作) 정치 스릴러
<앱솔루트 파워(1997)>을 보면서 <노 웨이 아웃 No Way Out(1987)>과 플롯이 상당히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마침 두 영화의 공통분모에 진 핵크먼이 있고, 각 영화에서 맡은 역할이 저지르는 범죄도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노 웨이 아웃>에서는 국방장관, <앱솔루트 파워>에서는 대통령으로 등장하지만 하는 짓은 거기서 거기. 물론 세부 내용은 차이가 있지만 큰 얼개에서 봤을 땐, 국방장관이었거나 대통령인 진 핵크먼이 나쁜 짓을 벌입니다.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다른 사람에게 뒤집어 씌우는 것도 비슷한데요. <앱솔루트 파워>에서는 연출과 주연을 겸한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그 희생양이 되지만, 신출귀몰한 프로 절도범답게 절대 권력의 카르텔이 옥죄어오지만 그때마다 잘 빠져나가고, 결국 곤경에서도 벗어납니다.
영화 초반, 루터의 절도행각과 크리스티가 살해당하기까지는 긴장감이 상당하지만, 아쉽게도 중반 이후부터는 긴장감이 조금씩 사그라들기 시작합니다. 명배우들이 총출동해 등장하는 장면마다 연기에는 빈틈이 없지만, 이야기 자체의 힘이 떨어지면서 배우들의 호연도 빛을 잃어가는 느낌이었는데요. 결말을 향해 치달으면서, 사건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는 과정이 다소 설렁설렁 건너뛰는 듯 매듭이 손쉽게 풀린 듯했습니다.
[영화 정보]
제목: 앱솔루트 파워(1997)
원제: Absolute Power
제작국가: 미국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캐스트: 클린트 이스트우드, 진 핵크먼, 에드 해리스, 주디 데이비스, 스콧 글렌, 데니스 헤이스버트, 로라 리니, 마크 마골리스 등
장르: 정치/액션/스릴러
러닝타임: 121분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1997년 5월 31일(한국)/1997년 2월 14일(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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