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내용 중에 영화 <뉴욕의 연인들(2011)>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뉴욕의 연인들(2011) - 새해전야, 뉴욕에서 펼쳐지는 산만하고 재미없는 이야기
<두 여인 Beaches(1988)><귀여운 여인 Pretty Woman(1990)><프랭키와 쟈니 Frankie and Johnny(1991)><런어웨이 브라이드 Runaway Bride(1999)><프린세스 다이어리 The Princess Diaries> 시리즈(2001~2004) 등을 연출한 미국 필름메이커이자 배우였던 게리 마샬 Garry Marshall(1934~2016)이 <발렌타인 데이 Valentine's Day(2010)>에 이어 발표한 <뉴욕의 연인들 New Year's Eve(2011)>는 2011년 12월 31일, 미국 뉴욕 배경으로 한 앙상블 캐스트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내 남자친구는 왕자님 The Prince & Me(2004)>와 <발렌타인 데이(2010)> 등으로 유명한 미국 각본가 캐서린 퓨게이트 Katherine Fugate가 쓴 오리지널 각본을 토대로, 포스터에만 배우 18명의 이름이 올려진 대규모 앙상블 캐스트가 돋보이는데요.
마샬의 전작 <발렌타인 데이(2010)>에도 출연했던 애쉬튼 커처 Ashton Kutcher, 제시카 비엘 Jessica Biel을 비롯, <프랭키와 쟈니(1991)>에 이은 미셸 파이퍼 Michelle Pfeiffer와 마샬의 두 번째 만남이 인상적이기도 했고요. 할리 베리 Halle Berry, 힐러리 스웽크 Hilary Swank, 로버트 드 니로 Robert De Niro 등 아카데미상 수상 배우와 마샬 영화의 단골손님 헥터 엘리존도 Héctor Elizondo의 등장도 반갑습니다.
그 외에도 존 본 조비 Jon Bon Jovi, 아비게일 브레슬린 Abigail Breslin, 크리스 "루다크리스" 브릿지스 Chris "Ludacris" Bridges, 조시 더하멜 Josh Duhamel, 잭 에프런 Zac Efron, 캐서린 하이글 Katherine Heigl, 조이 맥킨타이어 Joey McIntyre, 세스 마이어스 Seth Meyers, 레아 미셸 Lea Michele, 사라 제시카 파커 Sarah Jessica Parker, 사라 폴슨 Sarah Paulson, 틸 슈바이거 Til Schweiger, 제이크 T. 오스틴 Jake T. Austin, 소피아 베르가라 Sofía Vergara 등이 출연했습니다.
5,600만 달러(약 740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뉴욕의 연인들(2011)>은 <발렌타인 데이(2010)>, 마샬의 유작이 된 <마더스 데이 Mother's Day(2016)> 등 게리 마샬의 로맨틱 코미디 비공식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으로, 2011년 12월 9일 워너브라더스 배급으로 북미 3,505개 극장에서 개봉, 첫 주말 수익 1,301만 달러(약 172억 원)로 같은 주 개봉한 <더 시터 The Sitter(2011)>를 물리치고 박스오피스 1위로 데뷔했고, 북미 최종 누적 수익 5,454만 달러(약 721억 원), 전 세계 최종 누적 수익 1억 4,204만 달러(약 1,879억 원)를 기록하며, 제작비 규모 대비 그럭저럭 선방한 셈입니다.
하지만 평론가들로부터는 혹평 세례를 피하지 못하고, 로튼 토마토 지수 7%(142개 리뷰 기준)라는 처참한 평가를 받았고, 2012년 32회 골든 라즈베리 어워즈에서 최악의 작품상을 비롯 5개 부문 후보에 오르는 불명예까지 안았습니다만 다행히 로튼 토마토 지수 3%(116개 리뷰 기준)를 받는 등 <뉴욕의 연인들(2011)>보다 더한 혹평을 받은 애덤 샌들러 Adam Sandler 주연의 <잭 앤 질 Jack and Jill(2011)>이 그해 골든 라즈베리 10개 부문을 휩쓸어, 더 큰 망신은 면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2011년 12월 31일, 뉴욕 타임스 스퀘어 연합 부회장인 클레어 모건(힐러리 스웽크)은 친구인 경찰관 브렌든(크리스 "루다크리스" 브릿지스)의 협조를 받아 새해전야 중요한 대형 이벤트를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출근길 횡단보도 앞에서 차에 치일뻔했던 것도 모자라, 2주간 내려던 휴가마저 거부당한 아헌 레코드에서 비서일을 하고 있는 잉그리드 위더스(미셸 파이퍼)는 결국 사표를 내고 다급하게 배송직원 폴 도일(잭 에프런)을 섭외해 새해가 시작되는 자정이 오기 전까지 자신의 새해 결심을 이루도록 돕는다면, 아헌 레코드에서 주최하는 가면무도회 티켓을 주겠다고 제안하고, 폴은 단박에 이를 수락합니다.
폴의 누나인 킴 도일(사라 제시카 파커)은 이혼 후 10대 딸 헤일리(아비게일 브레슬린)와의 갈등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중입니다. 킴은 새해를 딸 헤일리와 함께 맞이하고 싶지만, 헤일리는 그런 엄마의 생각과는 달리 남자친구 세스 앤더슨(제이크 T. 오스틴)과 타임스 스퀘어에 나가고 싶어 합니다.
폴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코믹북 일러스트레이터인 랜디(애쉬튼 커처)는 여자친구에게 차였던 나쁜 기억 때문에 새해전야 이벤트를 극도로 싫어합니다. 그리고 하필 12월 31일 그날, 가수 다니엘 젠슨(존 본 조비)의 타임스 스퀘어 공연에서 백업을 맡기로 한 엘리스(레아 미셸)와 엘리베이터에 갇혀버립니다.
아헌 레코드 가면무도회에서 공연 준비 중인 젠슨은 파티의 케이터링을 맡고 있는 전 약혼녀 로라(캐서린 하이글)와 재회하고, 깨진 관계를 회복하려 하지만 젠슨에게 잔뜩 화가 난 로라에게는 그러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
근처 한 병원. 화학치료를 거부하고 있는 스탠 해리스(로버트 드 니로)는 딸 클레어가 준비 중인 타임스 스퀘어 대형 이벤트를 보며 2011년 마지막 밤을 보내고 싶어 합니다. 간호사 에이미(할리 베리)와 민디(알리사 밀라노)는 담당 의사(캐리 엘위스)로부터 스탠에게 남아있는 날이 얼마 없다는 것을 듣습니다.
같은 병원 산부인과에서는 출산을 앞둔 만삭의 임산부 테스 번(제시카 비엘)과 그레이스 슈왑(사라 폴슨)의 남편들인 그리핀 번(세스 마이어스)과 제임스 슈왑(틸 슈바이거)이 새해에 첫 번째로 태어난 아기에게 상금을 준다는 사실을 알고는 상금을 받고 싶은 마음에 경쟁심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어느 캐릭터, 어느 이야기 하나 마음 줄 곳이 없는 방만함
붐비는 것을 싫어해 12월 31일 밤, 서울 보신각에도 나가보지 않았지만 아주 예전에 우연히 프랑스 파리에서 12월 31일을 보낼 일이 있었고, 호기심에 샹젤리제 대로에 나가 몇 시간을 개고생 한 적이 있습니다. 초저녁부터 대로변에 널린 카페들을 전전하며 시간을 보내다 그곳에서 새해맞이 카운트다운을 지켜보려던 심산이었는데요.
하지만 현실은, 카페마다 평소 가격보다 아예 두서너 배 가격을 올린 메뉴판으로 교체하고, 그마저도 빈자리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려운 데다, 자정 즈음 카운트다운 때에는 인산인해로 인해 그 넓고 긴 샹젤리제 대로에 발 디딜 틈도 없었죠. 결국 숙소로 돌아가기 위한 교통편을 기다리기 위해 첫 지하철이 운행될 때까지 다시 시간을 때워야 했기에, 대체 새해를 집 밖에서 맞는 일이 뭐가 중요할까 깨닫게 되었습니다.
영화 <뉴욕의 연인들(2011)>은 파리와 함께 로맨틱 코미디의 주 배경도시로 자주 등장하는 뉴욕에서, 그것도 새해전야 하루 동안, 20명이 넘는 배우들이 뉴욕 여기저기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펼치는데요. 기본 설정만 본다면, 게리 마샬의 전작 <발렌타인 데이(2010)> 못지않게, 일단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 것 아닌가 싶었지만, 역시 <발렌타인 데이(2010)> 못지않게 결과물은 실망스러웠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제아무리 멋진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어디에 카메라를 들이대도 그림이 되는 도시 뉴욕을 배경으로 하지만, 결정적으로 이야기가 너무 밋밋합니다. 각 캐릭터들마다의 기승전결을 끼워 맞추기 위해, 그것도 기본적인 바이브는 일단 '로맨스'를 깔고 가야 하기에 십 수 명의 인물들을 이렇게 저렇게 엮었지만, 기승전결 어느 구석도 속 시원한 커플이 없습니다.
그나마 미셸 파이퍼와 잭 에프런의 이야기가 개중 볼만하고 그나마 관심이 가고, 후일담이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그저 미셸 파이퍼를 좋아하기 때문에 아주 후하게 마음먹어 그런 것이고, 다른 이야기가 너무 지지부진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그런 느낌이 든 것일 뿐입니다.
[영화 정보]
국내 제목: 뉴욕의 연인들(2011)
원제: New Year's Eve
제작국가: 미국
감독: 게리 마샬
캐스트: 할리 베리, 제시카 비엘, 존 본 조비, 아비게일 브레슬린, 크리스 "루다크리스" 브릿지스, 로버트 드 니로, 조시 더하멜, 잭 에프런, 헥터 엘리존도, 캐서린 하이글, 애쉬튼 커쳐, 세스 마이어스, 레아 미셸, 사라 제시카 파커, 소피아 베르가라, 힐러리 스웽크, 미셸 파이퍼, 알리사 밀라노, 사라 팩스턴, 프랭키 무니즈, 틸 슈바이거, 라이언 시크레스트, 러셀 피터스, 알렉스 윌리엄스, 엘리자베스 로건, 칼라 구기노, 사라 폴슨, 피터 앨런 복트, 칼 페렉, 제임스 벨루시, 제이크 T. 오스틴, 냇 울프, 크리스천 포춘, 조이 맥킨타이어, 숀 오브라이언, 래리 밀러, 잭 맥기, 이어들리 스미스, 페니 마셜, 캐리 엘위스, 커먼, 드레나 드 니로, 크리스틴 라킨, 산드라 테일러, 샤 커리, 체리 존스 등
장르: 로맨스/코미디
러닝타임: 117분
관람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2011년 12월 9일 (미국)
주요 수상내역:
2012년 32회 골든 라즈베리 어워즈 5개 부문 노미네이트 - 최악의 작품상, 최악의 감독상, 최악의 여우주연상(사라 제시카 파커), 최악의 각본상, 최악의 스크린 앙상블(<뉴욕의 연인들> 전체 캐스트)
2012년 여성 영화평론가연합상 새로운 소속사가 필요한 여성배우(<뉴욕의 연인들>에 출연한 모든 여성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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