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스터(1996) - 사정없이 몰아닥치는 토네이도처럼 앞만 보고 달리는 SF 블록버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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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내용 중에 영화 <트위스터(1996)>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트위스터(1996) - 사정없이 몰아닥치는 토네이도처럼 앞만 보고 달리는 SF 블록버스터

폴 버호벤 Paul Verhoeven이 네덜란드에서 활동하던 시절 여러 편을 촬영감독으로 참여한 후 할리우드로 진출해, <나일의 대모험 The Jewel of the Nile(1985)><골치 아픈 여자 Ruthless People(1986)><다이 하드 Die Hard(1988)><블랙 레인 Black Rain(1989)>을 비롯, 버호벤의 대표작 <원초적 본능 Basic Instinct(1992)> 등의 촬영감독 출신으로 장편 연출 데뷔작 <스피드 Speed(1994)>로 성공적인 커리어 전환을 이룬 네덜란드 촬영감독 출신 제작자이자 감독 얀 드 봉 Jan de Bont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 <트위스터 Twister(1996)>.

 

『쥬라기 공원 Jurassic Park(1990)』의 원작자로 유명한 미국 필름메이커이자 작가인 마이클 크라이튼 Michael Crichton(1942~2008)과 캐나다 배우이자 작가 앤-마리 마틴 Anne-Marie Martin이 집필한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재난 액션 블록버스터입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Steven Spielberg와 함께 제작사 앰블린 엔터테인먼트 Amblin Entertainment를 공동 창립한 캐슬린 케네디 Kathleen Kennedy가 각본을 쓴 크라이튼과 함께 제작자로 참여했고, 스필버스는 제작총지휘 Executive Producer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헬렌 헌트 Helen Hunt, 빌 팩스턴 Bill Paxton(1955~2017), 제이미 거츠 Jami Gertz, 캐리 엘위스 Cary Elwes, 필립 시모어 호프먼 Philip Seymour Hoffman(1967~2014), 앨런 럭 Alan Ruck, 토드 필드 Todd Field, 제레미 데이비스 Jeremy Davies 등이 출연했습니다.

 

8,800만 달러(약 1,152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되어, 1996년 5월 10일 워너브라더스 배급으로 북미 2,414개 극장에서 개봉, 첫 주말 수익 4,105만 달러(약 537억 원)로 이전에 개봉한 경쟁작 <개와 고양이에 관한 진실 The Truth About Cats & Dogs(1996)><크래프트 The Craft(1996)><프라이멀 피어 Primal Fear(1996)> 등을 누르고 박스오피스 1위로 데뷔했고, 2주 차 주말에는 북미 2,785개 극장으로 확대되면서 단 -9.7%의 드롭률과 함께 2주 차 주말 수익 3,709만 달러(약 485억 원)로 2주 연속 1위를 지켰습니다.

 

이후 최대 2,808개 극장, 33주간 상영한 결과 북미 최종 누적 수익 2억 4,172만 달러(약 3,166억 원), 전 세계 최종 누적 수익 4억 9,570만 달러(약 6,493억 원)를 기록, 북미 기준 1996년 흥행 순위는 <인디펜던스 데이 Independence Day(1996)>에 이어 2위에 오를 정도로 흥행에 크게 성공했습니다.

 

무지막지한 토네이도를 구현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1997년 69회 아카데미 사운드상과 시각효과상 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50회 영국 아카데미 BAFTA 특수 시각효과상을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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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편 <트위스터스> 컨셉 아트(출처-구글 이미지)

지난 2020년 6월, <탑건: 매버릭 Top Gun: Maverick(2022)>의 조셉 코신스키 Joseph Kosinski 감독 연출의 리메이크 프로젝트가 발표되었다가, 2021년 6월 주연배우 헬렌 헌트가 속편 개발에 흥미를 보였으나 유니버설 픽쳐스에서는 헌트가 각본과 연출을 맡으려는 계획에 난색을 표했습니다. 왜냐하면 속편에는 헌트가 연기한 조 캐릭터를 포함하지 않을 작정이었기 때문인데요.

 

결국 2022년 10월, 약 27년 만의 속편을 제작할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고, 공식 제목은 <트위스터스 Twisters>로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 The Revenant(2015)><미드나이트 스카이 The Midnight Sky(2020)> 등의 각본을 쓴 마크 L. 스미스 Mark L. Smith가 주인공 조를 중심으로 한 플롯을 기반으로 시나리오를 썼다고 합니다. 스필버그가 이를 읽은 후 흡족해하여, 레거시 속편 프로젝트는 본격 가동되었으며, 유니버설과 앰블린, 워너 브라더스가 함께 제작할 예정입니다.

 

<미나리 Minari(2020)>의 정이삭 Lee Isaac Chung 감독이 연출을 맡을지 논의 중이며, 2023년 5월 크랭크인 예정이고 개봉 예정은 2024년 7월 19일입니다(2023년 3월 현재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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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 트위스터(출처-구글 이미지

제목 '트위스터 twister'는 회오리바람, 토네이도(tornado)를 뜻하는데요. 패스트푸드 전문점 KFC 메뉴 중에도 '트위스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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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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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오클라호마 농장. F5급 토네이도가 불어닥치자 어린 조 손튼(알렉사 베가)은 부모, 반려견 토비와 함께 지하 은신처로 몸을 피하지만, 농장을 초토화시킨 거센 토네이도는 조의 아버지(리처드 라인백)를 앗아가 버립니다.

 

27년 후, 성인이 된 조(헬렌 헌트)는 토네이도를 연구에 생을 바치고 있는 기상학자가 되어, 자신과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연구팀과 함께 토네이도를 쫓습니다. 한때 조와 함께 토네이도를 연구했으나 이제는 TV 기상캐스터가 된 빌 하딩(빌 팩스턴)은 조의 남편이지만 이제는 별거 중으로, 이혼 서류에 조의 서명을 받기 위해 약혼녀 멜리사 리브스(제이미 거츠)와 함께 오클라호마를 찾습니다.

 

빌은 예전에 조와 함께 개발했던 수많은 소형 기상 측정 센서가 장착된 캡슐 형태의 토네이도 관측기 '도로시'(<오즈의 마법사>의 주인공의 이름에서 차용)를 조가 개발했다는 사실에 흥분하지만, 아직 성공적으로 작동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도로시가 성공만 한다면 토네이도 연구에 일대 혁명을 일으킬 여지는 충분하지만,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토네이도의 핵에 배치되어야 하고, 그러자면 토네이도 가까이 접근해야 하는 위험 부담이 매우 크기 때문입니다.

 

조의 연구팀은 다가오는 토네이도를 쫓기 위해 서둘러 출발하고, 아직 이혼 서류에 서명을 받지 못한 빌과 멜리사는 어쩔 수 없이 연구팀을 뒤따라갑니다. 한창 이동하던 중, 빌은 한때 동료였으나 도로시와 같은 관측 장치에 대한 빌의 아이디어를 훔쳤던 조나스 밀러(캐리 엘위스)와 마주칩니다. 조나스는 훔친 아이디어로 개발한 관측기를 도로시보다 먼저 발표하려는 야심을 품고 있습니다.

 

배신자 조나스를 보고 부아가 치민 빌은 도로시의 성공적인 작동을 위해 단 하루동안 조의 연구팀과 함께 하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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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네이도를 뒤쫓는 도로시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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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해나 여름 시즌이 되면 메이저 스튜디오들이 준비한 초특급 블록버스터들이 저마다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혼을 쏙 빼놓기 위한 성찬을 준비하고, 관객들의 지갑을 털어 박스오피스 수익을 올리기 위해 혈안이 되는데요. 1996년 여름 시즌이 유난히 기억에 남는 이유는, <인디펜던스 데이 Independence Day><미션 임파서블 Mission: Impossible><더 록 The Rock><너티 프로페서 The Nutty Professor><타임 투 킬 A Time to Kill><이레이저 Eraser><페노메논 Phenomenon><노틀담의 꼽추 The Hunchback of Notre Dame><케이블 가이 The Cable Guy>, 그리고 <트위스터> 등 재난, 첩보, 액션, 코미디, 범죄 스릴러, 휴먼 드라마, 뮤지컬,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르물들이 윌 스미스 Will Smith, 톰 크루즈 Tom Cruise, 숀 코너리 Sean Connery(1930~2020), 니콜러스 케이지 Nicolas Cage, 존 트라볼타 John Travolta, 아놀드 슈월츠네거 Arnold Schwarzenegger, 산드라 불록 Sandra Bullock, 짐 캐리 Jim Carrey 등 '무비 스타'들이 포진한 화려한 캐스팅 전쟁이기도 했죠.

 

그중에서도 1996년 북미 흥행 Top 4로 꼽히는 <인디펜던스 데이><트위스터><미션 임파서블><더 록> 4파전으로 뜨거웠던 그해 여름 극장가는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트위스터> 속 토네이도처럼 보는 즐거움이 컸었습니다. 또 그중에서도 헬렌 헌트와 빌 팩스턴 주연의 <트위스터>는 다른 작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탑티어의 스타 캐스팅 경쟁에서 다소 밀리는 듯했지만, 장편 연출 데뷔작 <스피드>의 성공으로 기세등등하던 얀 드 봉 감독의 호기로운 연출력과 소가 날아다니는 당시로서는 첨단 VFX 기술력, 근사한 사운드 디자인 등으로 보기 좋게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장르 구분으로는 '재난 natural disaster'가 반드시 포함되지만, <트위스터>는 오히려 영화 속 재난의 축인 토네이도의 실체를 연구하기 위해 토네이도를 피하기보다는 정면으로(혹은 측면으로) 맞서는 '스톰 체이서 storm chaser'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요.

 

이혼 서류니 새로운 약혼녀니, 곧바로 토네이도 이야기로 접어들기 민망했는지 괜스레 이것저것 장식을 했지만, 본론에 접어들면서는 초반 설정 따위 역시 아무 역할도 부여받지 못한 채 퇴장시켜 버리고 다시 앞만 보고 달려갑니다. 밋밋한 플롯이 치명적인 결점이 될 수도 있지만, <트위스터>에서는 오히려 그런 결단이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조와 빌이 결국 이혼하게 될지에 궁금한 관객은 아마 단 한 명도 없었을 테니까요. 그보다는 '도로시'가 성공적으로 작동할 것인지가 관건이었죠.

 

인정사정없이 다 휩쓸어버리는 토네이도처럼 <트위스터>는 20여 년이 지난 지금 기준으로 보면 CGI가 다소 조악해 보일 수는 있지만, 이것저것 재지 않고 솔직 담백하게 밀어붙이는 뚝심 있는 SF 블록버스터의 모범사례라고 추켜세워도 결코 민망해지지 않습니다.

 

 

[영화 정보]

국내 제목: 트위스터(1996)

원제: Twister

제작국가: 미국

감독: 얀 드봉

캐스트: 헬렌 헌트, 빌 팩스턴, 캐리 엘위스, 제이미 거츠, 로이스 스미스, 앨런 럭, 필립 시모어 호프먼, 제레미 데이비스, 토드 필드 등

장르: 재난/액션/스릴러

러닝타임: 113분

관람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1996년 7월 13일(한국)/1996년 5월 10일(미국)

 

주요 수상내역:

1997년 69회 아카데미 2개 부문 노미네이트 - 사운드상, 시각효과상

1997년 50회 영국 아카데미 BAFTA 특수 시각효과상 수상

1997년 3회 블록버스터 엔터테인먼트 어워즈 액션/어드벤처 인기 여자배우상 수상(헬렌 헌트)

1997년 MTV 무비+TV어워즈 베스트 액션 시퀀스 수상

 

1997년 17회 골든 라즈베리 어워즈 수익 1억 달러 이상 영화 최악의 각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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