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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2010년대

오늘(2011) - 용서에 대한 강요

by 조브라이언 2023. 3.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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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내용 중에 영화 <오늘(2011)>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오늘(2011) - 용서에 대한 강요

장편 연출 데뷔작 <미술관 옆 동물원 Art Museum by the Zoo(1998)>과 두 번째 연출작 <집으로... The Way Home(2002)>의 연이은 성공 이후, 9년 만에 발표한 이정향 감독의 3번째 연출작 <오늘 A Reason to Live(2011)>은 이정향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송혜교, 남지현, 송창의, 기태영, 백현주, 박완규, 정아미, 박혜진, 진경 배우 등이 출연했습니다.

 

16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참석한 이정향 감독, 송혜교, 남지현 배우(왼쪽부터)(출처-구글 이미지)

2011년 10월, 16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에 초청되어 전 세계 최초 공개된 후, 같은 해 10월 27일 개봉해 첫 주말 전국 관객수 3만 명으로 박스오피스 9위에 데뷔했고, 전국 최종 누적 관객수 13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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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다큐멘터리 PD 다혜(송혜교)의 생일날, 다혜의 약혼자 상우(기태영)가 오토바이 뺑소니 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에 빠진 다혜는 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를 용서하면 모두가 행복해지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가해자의 감형을 위해 탄원서까지 써줍니다. 그리고 다니던 방송국을 관둔 다혜는 '용서'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기획합니다.

 

다시 돌아온 다혜의 생일날 저녁, 상우의 친구 지석(송창의)의 동생 지민(남지현)이 케이크를 사들고 다혜를 찾아오고, 그날 이후 지민은 다혜를 따라다니며 각종 사건사고로 가족을 잃은 피해자 유가족들의 인터뷰 촬영을 돕습니다. 가해자를 용서한 그들이 어떤 심경으로 용서를 결정하게 되었는지 다양한 사연들을 접하면서, 지민은 다혜가 상우를 죽인 가해자를 너무도 쉽게 용서해 줬다는 생각을 저버릴 수 없습니다.

 

다혜는 나이도 어린 학생이 실수로 저지른 사고로 인생을 망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용서를 하고 선처를 구했다고 덤덤하게 말하면서도, 인터뷰를 위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자신도 모르게 상우를 죽인 가해자 학생을 떠올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탄원서까지 써주며 가해자 학생을 용서하고 그의 인생을 응원했던 다혜는, 그 학생이 이후 같은 반 학생을 살해하고 소년원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집니다. 자신의 용서가 너무 쉬웠던 것인지, 자신이 용서하지 않았다면 또 다른 살인을 막을 수 있었던 건 아닌지 심경이 복잡해집니다.


용서와 미움에 대한 진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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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두 연출작으로 2 연속 홈런을 날렸던 이정향 감독의 세 번째 연출작 <오늘(2011)>은 단박에 와닿지 않는 제목에서부터 느껴졌던 모호함이 결국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해소되지 않은 채 헛헛함만을 안겨주었습니다. 영화가 세상에 나온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이정향 감독의 후속작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재미있는 점은 다혜를 연기한 송혜교 배우가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The Glory(2022~2023)>에서 복수의 화신 문동은을 연기했다는 건데요.

 

<오늘(2011)>은 복수에 대한 여지는 싹둑 배제하고, 피해자 유가족의 용서에 대해서만 파고들기 때문에, <더 글로리>에서 박연진을 비롯한 학교폭력 가해집단에게 가해진 복수극과는 전혀 결이 다릅니다. 그 점은 영화를 보기 전에 단단히 마음먹어야 합니다. 피해자 유가족은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에 더해, 가해자를 용서해야 하냐 마냐에 대한 고민까지 짊어지는, 이른바 이중과세에 시달리게 되니 그 피해가 두 배가 되는 듯합니다.

 

극 중 다혜에게 수녀님은 계속 용서를 설파하고, 지민만이 다혜의 손쉬운(?) 용서에 대해 반기를 들지만, 지민 또한 가정폭력의 피해자로 그려져, 영화가 그리는 가해와 피해는 겹겹이 싸여 상당히 피로합니다. 마치 출구 없는 미로 속에 갇힌 듯, 가해자의 권리, 인권과 피해자 유가족의 용서 여부에 대한 고민이 끝도 없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역시 예상했던 대로 그다지 말끔한 답을 내지도 않은 채 영화는 끝이 납니다.

 

 

[영화 정보]

제목: 오늘(2011)

영제: A Reason to Live

제작국가: 한국

감독: 이정향

캐스트: 송혜교, 남지현, 송창의, 기태영, 백현주, 박완규, 정아미, 박혜진, 진경 등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19분

관람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2011년 10월 27일

 

주요 수상내역:

2011년 16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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