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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워즈 & 페스티벌

[아카데미상] 왠지 수상자를 짐작할 수 있게 했던 시상자 5

by 조브라이언 2023. 3.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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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95회 아카데미 작품상 시상 직후 무대에서 해후한 해리슨 포드(왼쪽)와 키 호이 콴(출처-구글 이미지)

[아카데미상] 왠지 수상자를 짐작할 수 있게 했던 시상자 5

2023년, 95번째 시상식을 마친 아카데미 시상식은 각 부문 수상 결과가 담긴 봉투가 열리는 순간까지 그 안에 누구의 이름이 있는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컨설팅 전문회사의 철저한 관리로 수상작의 제목, 수상자의 이름이 적힌 결과가 담긴 봉투가 시상자의 손에 전해지는데요. 그런 가운데 시상자가 무대 위로 걸어 나오는 순간, 왜인지 모르게 그 결과가 짐작 가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2023년 95회 작품상 시상자 - 해리슨 포드

출처-구글 이미지

마치 95회 작품상 시상자로 해리슨 포드 Harrison Ford가 등장할 때, 왠지 포드와 인연이 있는 키 호이 콴 Ke Huy Quan 주연의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2022)>의 제목이 불려질 것만 같은 그런 느낌처럼요.

 

물론 포드의 등장을 보며, 어쩌면 포드와 '인디아나 존스 Indiana Jones' 시리즈를 함께 한 스티븐 스필버그 Steven Spielberg이 <파벨만스 The Fabelmans(2022)>가 작품상 수상작이 될 수도 있으려나? 싶은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지만, 그러기엔 이미 95회 시상식의 분위기는 작품상 이전에 6개 부문을 수상한 <에브리씽...> 쪽으로 기울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에 비해 <파벨만스>는 상대적으로 1개 부문도 수상하지 못했고, 오직 작품상만을 수상한 사례는 1932년 5회 작품상 수상작인 <그랜드 호텔 Grand Hotel(1932)>이 유일하므로, 91년 만에 <파벨만스>가 그 진귀한 사례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은 사실 없어 보였습니다.


2023년 95회 여우주연상 시상자 - 할리 베리

2023년 95회 주연상 시상자로 등장한 제시카 차스테인(왼쪽)과 할리 베리(출처-구글 이미지)

2022년 94회 시상식 때 따귀 사건만 아니었다면, 95회 여우주연상 시상자로는 94회 남우주연상 수상자였던 윌 스미스 Will Smith가 등장했을 겁니다. 윌 스미스를 대신할 시상자는 누구일까에 대한 아카데미의 답은 유색인종 최초로 2002년 74회 여우주연상을 받은 할리 베리 Halle Berry였습니다.

 

94회 여우주연상 수상자였던 제시카 차스테인 Jessica Chastain과 할리 베리가 95회 주연상 시상을 위해 무대 위에 등장했을 때, 양자경(楊紫瓊) Michelle Yeoh과 케이트 블란쳇 Cate Blanchett, 치열한 2파전 양상이었던 95회 여우주연상의 주인공이 어쩌면 양자경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95회 여우주연상 수상 당시(출처-구글 이미지)

아카데미상 역사상 74년 만의 유색인종 최초 여우주연상 수상자가 21년 만에 탄생할 두 번째 유색인종 여우주연상 수상자에게 트로피를 건네는 드라마틱한 순간이 연출될 것만 같던 짐작은 현실이 되었습니다.


2015년 87회 작품상 시상자 - 숀 펜

2015년 87회 작품상 수상 장면(출처-오스카 공식 유튜브 채널)

알레한드로 G. 이냐리투 Alejandro G. Iñárritu의 <버드맨 Birdman or (The Unexpected Virtue of Ignorance)(2014)>와 리처드 링클레이터 Richard Linklater의 <보이후드 Boyhood(2014)>, 두 작품의 양강대결구도가 또렷했던 2015년 87회 아카데미 시상식.

 

하지만 정작 시상식이 시작되고부터 분위기는 <보이후드>의 패트리샤 아퀘트 Patricia Arquette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데 그친 반면, <버드맨>이 감독상, 오리지널 각본상, 촬영상을 받으면서 어쩌면 작품상의 주인공도 <버드맨>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분위기였는데요.

 

87회 작품상 시상자 숀 펜(출처-구글 이미지)

마침 작품상 시상자로 이냐리투의 전작 중 <21 그램 21 Grams(2003)>에 출연해 2003년 60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던 숀 펜 Sean Penn이 등장하면서 봉투를 열기 전부터 이미 그 안에 적혀 있을 제목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봉투를 열고 가장 먼저 수상작 제목을 본 숀 펜이 '버드맨'을 호명하기 전에 한 마디 덧붙였죠.

 

"누가 이 자식한테 미국 영주권을 줬어?(Who gave this son of a bitch his green card?)"


2010년 82회 감독상 시상자 -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2010년 82회 감독상 수상 장면(출처-오스카 공식 유튜브 채널)

2010년 82회 시상식. 부부 사이였던 캐스린 비글로 Kathryn Bigelow와 제임스 카메론 James Cameron이 각각 <허트 로커 The Hurt Locker(2008)>와 <아바타 Avatar(2009)>로 팽팽한 대결구도를 형성했고, 과연 82년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로 여성 감독이 감독상 수상을 하게 될지에도 엄청난 관심이 모아졌었습니다.

 

그리고 시상자로 배우이자 가수이자 감독인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Barbra Streisand가 등장하던 순간, 이미 그 결과를 짐작하고도 남았습니다. 스트라이샌드는 이미 <화니 걸 Funny Girl(1968)>로 1969년 41회 여우주연상, <스타 탄생 A Star Is Born(1976)>의 주제가 "Evergreen"으로 1977년 49회 오리지널 주제가상을 받은 오스카 2회 수상자였지만, 그의 2번째 연출작 <사랑과 추억 The Prince of Tides(1991)>가 1992년 64회 작품상에 노미네이트 되었을 당시 감독상 후보에서는 제외되었던 아픈 기억이 있었습니다.

2010년 82회 감독상 수상 직후, 캐스린 비글로,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왼쪽부터)(출처-구글 이미지)

그런 스트라이샌드가 82회 감독상 시상자로 나섰으니, 그 등장만으로도 결과가 짐작되었고, 수상자의 이름이 적힌 봉투를 연 스트라이샌드는 이미 벅찬 감정을 느낀 듯, 캐스린 비글로의 이름을 외치기 전 한 마디 덧붙였습니다.

 

"드디어 때가 왔습니다.(The time has come)."

 


 

아카데미 감독상 노미네이트 여성 감독 7

이번 포스팅은 아카데미 시상식이 이번에 94회째를 맞이하기까지 감독상에 노미네이트 된 여성 감독 7명을 알아보겠습니다. 1929년 1회 시상식에서는 "드라마 부문"과 "코미디 부문"으로 나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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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감독이 연출한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작 18편

여성 감독이 연출한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작 18편 1929년 제1회 시상식에서 3편의 후보작 가운데 윌리엄 A. 웰먼 William A. Wellman 감독의 를 첫 번째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으로 선정한 이래,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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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72회 외국어 영화상 시상자 - 안토니오 반데라스, 페넬로페 크루즈

2000년 72회 외국어 영화상 수상 장면(출처-구글 이미지)

스페인 필름메이커 페드로 알모도바르 Pedro Almodóvar는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 Mujeres al borde de un ataque de nervios(1988)>로 1989년 61회 외국어 영화상 후보에 오른 후, <내 어머니의 모든 것 Todo sobre mi madre(1999)>으로 11년 만인 2000년 72회 외국어 영화상에 재도전했는데요.

 

그해 외국어 영화상 부문에는 레지스 바르니에 Régis Wargnier의 <동쪽 서쪽 Est-Ouest(1999)>(프랑스), 에릭 발리 Éric Valli의 <히말라야 지도자의 어린 시절 L'Enfance d'un chef(1999)>(네팔), 폴 모리슨 Paul Morrison의 <솔로몬과 개너 Solomon & Gaenor(1999)>(영국), 콜린 너틀리 Colin Nutley의 <언더 더 선 Under Solen(1998)>(스웨덴)이 노미네이트 되었습니다.

 

이미 오스카 레이스에서 영국 아카데미 BAFTA와 골든 글로브를 비롯, 보스턴,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뉴욕, 내셔널 보드 오브 리뷰 어워즈 등 주요 영화평론가협회상을 휩쓸다시피 하여, 알모도바르의 수상이 유력시되었는데요.

 

2000년 72회 외국어 영화상 수상 직후, 안토니오 반데라스, 페드로 알모도바르, 페넬로페 크루즈(왼쪽부터)(출처-구글 이미지)

마침 알모도바르의 전작 <라이브 플래쉬 Carne trémula(1997)>와 외국어 영화상 후보작인 <내 어머니의 모든 것(1999)>에 출연한 페넬로페 크루즈 Penélope Cruz와 역시 알모도바르의 전작 중 <욕망의 법칙 La ley del deseo(1987)>과 <신경쇠약 직전의 여자(1988)>에 출연한 안토니오 반데라스 Antonio Banderas가 시상자로 등장해, 그해 오스카는 알모도바르의 차지일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했고, 결과는 예측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봉투를 연 페넬로페 크루즈가 큰 소리로 외칩니다.

 

"페드로!(Pedro!)"

 

크루즈와 반데라스가 등장할 때, 잔인한 카메라는 <동쪽 서쪽>의 주연 꺄뜨린느 드뇌브 Catherine Deneuve를 비췄는데요. 그때 드뇌브도 속으로 이미 결과는 정해졌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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