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리뷰 2000년대

에이 아이(2001) - 2000년의 기다림 끝에 얻은 단 하루의 행복

by 조브라이언 2023. 3. 24.
반응형

출처-구글 이미지

※ 글 내용 중에 영화 <에이 아이(2001)>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에이 아이(2001) - 2000년의 기다림 끝에 얻은 단 하루의 행복

영국 SF 작가 브라이언 올디스 Brian Aldiss(1925~2017)가 패션 월간지 《하퍼스 바자 영국판 Harper's Bazaar UK Edition》 1969년 10월호에 게재한 SF 단편소설 『여름을 견뎌낸 슈퍼토이 Supertoys Last All Summer Long』를 원작으로, 영국 SF 작가 이안 왓슨 Ian Watson이 스토리를 잡고, 스티븐 스필버그 Steven Spielberg가 시나리오를 쓴 SF 영화 <에이 아이 A.I. Artificial Intelligence(2001)>.

 

1970년대에 미국 제작자, 각본가, 감독이었던 스탠리 큐브릭 Stanley Kubrick(1928~1999)이 원작자 올디스로부터 소설의 판권을 사들여 1990년대 중반까지 여러 작가들을 고용해 스토리를 개발하기 시작한 것이 영화 <에이 아이(2001)>의 시작이었는데요. 당시 VFX 기술력으로는 주인공 데이비드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것이 충분치 않았고, 이를 제대로 연기할 어린이 배우도 없을 것이라는 큐브릭의 믿음으로 인해, 거듭되는 스토리 개발의 늪에 빠져 프로젝트는 진전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1995년에 큐브릭이 스필버그에게 이 프로젝트를 전달했지만, 큐브릭이 세상을 떠난 1999년까지도 전혀 진전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큐브릭과 스토리를 개발한 작가 중 이안 왓슨이 작성한 트리트먼트를 기반으로 스필버그가 시나리오를 집필했고, 완성된 영화 <에이 아이(2001)>는 스탠리 큐브릭에게 헌정되었습니다.


할리 조엘 오스먼트와 스티븐 스필버그(왼쪽부터)(출처-구글 이미지)

큐브릭이 어떤 어린이 배우도 데이비드를 연기할 수 없었을 거란 믿음은, <식스 센스 The Sixth Sense(1999)>로 11세 때 72회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천재 소년 할리 조엘 오스먼트 Haley Joel Osment가 캐스팅되면서 기우로 판명되었습니다. 1988년생인 오스먼트는 <식스 센스(1999)>에 이어 인상적인 필모그래피를 남겼습니다.

 

오스먼트와 함께 주드 로 Jude Law, 프랜시스 오코너 Frances O'Connor, 브렌단 글리슨 Brendan Gleeson, 윌리엄 허트 William Hurt(1950~2022), 샘 로바즈 Sam Robards, 제이크 토머스 Jake Thomas, 켄 렁 Ken Leung 등이 출연했고, 잭 앤젤 Jack Angel(1930~2021), 로빈 윌리엄스 Robin Williams(1951~2014), 벤 킹슬리 Ben Kingsley, 메릴 스트립 Meryl Streep, 크리스 록 Chris Rock, 에릭 바우어스펠드 Erik Bauersfeld(1922~2016)가 목소리 연기를 맡았습니다.


1억 달러(약 1,305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에이 아이(2001)>는 2001년 6월 29일 워너 브라더스 배급으로 북미 3,242개 극장에서 개봉, 첫 주말 성적 2,935만 달러(약 383억 원)로 박스오피스 1위에 데뷔했고, 북미 최종 누적 수익 7,861만 달러(약 1,025억 원), 전 세계 최종 누적 수익 2억 3,592만 달러(약 3,078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2002년 74회 아카데미 오리지널 스코어상과 시각효과상 등 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으나, 두 부문 모두 <반지의 제왕: 반지원정대 The Lord of the Rings: The Fellowship of the Ring(2001)>에 밀려 수상하지 못했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출처-구글 이미지

22세기,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 도시들이 사라지고, 그에 따라 인구 수도 줄었습니다. 인구가 줄어들면서 사회 경제 활동의 보조를 맞추기 위해, 사이버트로닉스사(社)에서 복합적인 사고능력은 갖췄으나 감정은 결여된 인간 형상을 한 로봇이 개발되고, 이를 메카 휴머노이드 로봇이라 부릅니다.

 

뉴저지주(州) 매디슨에 사는 모니카(프랜시스 오코너)와 헨리 스윈튼(샘 로바즈) 부부는 희귀병으로 인해 냉동인간 상태인 아들 마틴(제이크 토머스)으로 인해 깊은 슬픔에 잠겨 있습니다. 사랑의 감정을 입력할 수 있는 신종 휴머노이드 로봇의 프로토타입 '데이비드'(할리 조엘 오스먼트)가 개발되고, 회사에서는 아들의 부재로 힘겨워하는 헨리와 모니카 부부에게 테스트를 위해 데이비드의 프로토타입을 전달합니다.

 

모니카는 처음에는 인간의 모습과 똑같지만 결국 로봇인 데이비드에게 거부반응을 보였지만, 이내 데이비드를 아들로 받아들이기로 하고, 매뉴얼대로 7개 단어를 데이비드의 시스템에 입력시킵니다. 일곱 단어가 입력되자 데이비드는 인간과 같은 감정, 특히 모니카를 엄마로 인식하고 사랑의 감정을 느끼도록 작동하기 시작하고, 진짜 아들처럼 모니카를 따르고 사랑하게 됩니다. 데이비드에게는 새로운 친구도 하나 생겼는데, 마틴이 가지고 놀던 로봇 인형 테디 베어(잭 앤젤)입니다.

 

데이비드가 헨리와 모니카의 진짜 아들처럼 적응해 가던 중, 예기치 않게 마틴이 깨어나면서 집으로 돌아오고, 데이비드의 행복한 시절은 위기를 맞습니다. 인간이 아닌 데이비드를 막 대하는 마틴의 괴롭힘은 멈추지 않습니다. 마틴의 친구들이 놀러 와 수영장에서 놀던 중, 마틴의 친구 하나가 칼로 데이비드의 팔을 찌르려 하자 데이비드의 보호 기능이 작동되면서 마틴을 심하게 껴안게 되고, 결국 수영장 안에 빠지면서도 마틴을 꼭 안은 데이비드는 팔을 풀지 않습니다.

 

겨우 마틴을 구해낸 헨리와 모니카는 데이비드를 회사로 되돌려보내 파기시키려 합니다. 왜냐하면 이미 일곱 단어가 입력되어 모니카를 엄마로 인식하고 있고 그 설정은 변경할 수가 없기 때문에, 결국은 파기밖에 답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모니카는 데이비드를 차마 되돌려 보내지는 못하고, 대신 드라이브를 가자며 데리고 나가 숲 속에 버리고 옵니다.

 

테디 베어와 함께 덩그러니 남겨진 데이비드는 푸른 요정이 피노키오를 진짜 인간으로 만들어줬던 것을 떠올려, 푸른 요정을 찾아 자신이 진짜 인간이 되면 모니카의 사랑을 다시 받을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잔인한 인간의 본성과 인공지능 로봇의 끝없는 애정 사이

출처-구글 이미지

영화 <에이 아이(2001)>는 스필버그가 각본과 연출을 맡은 엄연한 스필버그 영화이지만, 프로젝트의 탄생 배경을 익히 들어 알고 있던 터라, 영화를 보는 동안에도 보고 난 후에도, 만약 큐브릭이 연출했다면 어땠을까 생각을 멈추지 못했습니다. 결국 큐브릭이 생전에 완성하지 못한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하나마나한 생각이기는 하지만, 어쩌면 큐브릭이 연출했다면 지금 우리가 보는 <에이 아이(2001)>보다 훨씬 더 잔혹하고 어두운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물론, 스필버그 버전의 <에이 아이(2001)>도 마음속 끝자락을 침으로 콕콕 찌르는 듯한 쓰라림을 주는 어두운 이야기이기는 하지만요.

 

인간 본능에는 선함도 있지만, 질투와 미움, 변심 등 복잡 다양한 감정들이 뒤섞여있지만, 로봇 데이비드에게는 오직 엄마 모니카를 향한 사랑이 장착되어 세상이 뒤집어지고 인류가 사라지고 2000년이 지나도 여전히 그 감정만은 남아있습니다. 그리고 마틴의 계략으로 부모의 오해를 사기는 했지만, 모니카의 머리칼 끝을 잘라낸 몇 가닥으로 미래의 생명체가 인간 모니카를 만들어내고, 2000년을 기다린 끝에 데이비드는 모니카와의 행복한 하루를 지냅니다. 단 하루.

 

출처-구글 이미지

이만큼 잔인하고 잔혹한 결말을 보여준 영화가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해맑은 데이비드의 미소가 곁들여져 <에이 아이(2001)>의 결말은, 짐작조차 되지 않는 2000년이라는 세월도 아득하지만, 그 단 하루의 행복이 과연 진정 데이비드가 바라던 행복이었을지, 영문도 모른 채 2000년 만에 딱 하루 되살아난 모니카에게는 어떤 의미였을지,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기 시작하면 마음이 심란해지기까지 합니다.

 

 

[영화 정보]

국내 제목: 에이 아이(2001)

원제: A.I. Artificial Intelligence

제작국가: 미국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캐스트: 할리 조엘 오스먼트, 주드 로, 프랜시스 오코너, 브렌단 글리슨, 샘 로바즈, 윌리엄 허트, 제이크 토머스, 켄 렁, 마이클 맨텔, 마이클 베레시, 캐스린 모리스, 에이드리언 그르니에 등

장르: SF/판타지/드라마

러닝타임: 144분

관람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2001년 8월 10일(한국)/2001년 6월 29일(미국)

 

주요 수상내역:

2002년 74회 아카데미 2개 부문 노미네이트 - 오리지널 스코어상, 시각효과상

2002년 55회 영국 아카데미 BAFTA 시각효과상 노미네이트

2002년 59회 골든 글로브 어워즈 3개 부문 노미네이트 - 감독상, 남우조연상(주드 로), 오리지널 스코어상

2002년 28회 새턴 어워즈 5개 부문 수상 - SF영화상, 각본상, 젊은 배우 연기상(할리 조엘 오스먼트), 특수효과상, 음악상

2002년 7회 엠파이어 어워즈 4개 부문 노미네이트 -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프랜시스 오코너), 남우주연상(할리 조엘 오스먼트)

 

 

[관련 글]

스티븐 스필버그 다른 연출 영화

 

파벨만스(2022) - '스필버그 시네마틱 월드'의 탄생비화(誕生祕話)

※ 글 내용 중에 영화 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파벨만스(2022) - '스필버그 시네마틱 월드'의 탄생비화(誕生祕話) 미국 감독, 각본가, 제작자인 스티븐 스필버그 Steven Spielberg의 어린 시절과 필름

bryanjo.com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2021) - 오늘 밤 무슨 일이 벌어질까

※ 글 내용 중에 영화 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2021) - 오늘 밤 무슨 일이 벌어질까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로맨스 비극 에서 영감을 받은 1957년 작 브로드웨이 뮤지컬 는 1961

bryanjo.com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