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포스트(2017) - 언론의 자유 vs 국가 안보, 치열한 맞대결

출처-구글 이미지

※ 글 내용 중에 영화 <더 포스트(2017)>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더 포스트(2017) - 언론의 자유 vs 국가 안보, 치열한 맞대결

미국 국방분석가 출신 정치 활동가 다니엘 엘스버그 Daniel Elsberg가 1971년 일간지 《뉴욕 타임스 The New York Times》 1면에 게재한, '미국 국방부 베트남 TF(태스크포스) 보고서'인 일명 《펜타곤 보고서 Pentagon Papers》(1945~1967)와 워싱턴 D.C. 에 있는 미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 The Washington Post》의 발행인 캐서린 그레이엄 Katharine Graham(1917~2001)과 관련한 일화를 토대로 한 세미픽션(semi-fiction) 정치 스릴러 영화 <더 포스트 The Post(2017)>.

 

톰 맥카시 Tom McCarthy 감독과 함께 시나리오를 쓴 <스포트라이트 Spotlight(2015)>로 88회 아카데미 오리지널 각본상을 수상한 미국 각본가 겸 제작자인 조시 싱어 Josh Singer와 <더 포스트(2017)>로 데뷔한 미국 각본가 겸 제작자 리즈 해나 Liz Hannah가 쓴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스티븐 스필버그 Steven Spielberg가 제작과 연출을 맡았습니다.

 

<더 포스트> 런던 프리미어 당시 스티븐 스필버그, 메릴 스트립, 톰 행크스(왼쪽부터)(출처-구글 이미지)

스필버그 전작 중 <에이 아이 A.I. Artificial Intelligence(2001)>에 목소리 연기로 카메오 출연한 메릴 스트립 Meryl Streep이 스필버그 연출작에 첫 주연을 맡아 캐서린 그레이엄을 연기했고, <라이언 일병 구하기 Saving Private Ryan(1998)><캐치 미 이프 유 캔 Catch Me If You Can(2002)><터미널 The Terminal(2004)><스파이 브릿지 Bridges of Spies(2015)>에 이은 톰 행크스 Tom Hanks와 스필버그의 다섯 번째 협업작으로, 행크스는 《워싱턴 포스트》에서 오랜 기간 주필(主筆)(Executive Editor)을 역임했던 벤 브래들리 Ben Bradlee(1921~2014)를 연기했습니다.

 

두 배우와 함께 사라 폴슨 Sarah Paulson, 밥 오덴커크 Bob Odenkirk, 트레이시 레츠 Tracy Letts, 브래들리 휘트포드 Bradley Whitford, 데이비드 크로스 David Cross, 브루스 그린우드 Bruce Greenwood, 캐리 쿤 Carrie Coon, 앨리슨 브리 Alison Brie, 매튜 라이스 Matthew Rhys, 제시 플레먼스 Jesse Plemons, 마이클 스터버그 Michael Stuhlbarg 등이 출연했습니다.

 

2018년 89회 내셔널 보드 오브 리뷰 어워즈 작품상 및 스트립과 행크스가 각각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90회 아카데미 작품상과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되었습니다.

 

제작비 규모 5,000만 달러(약 650억 원)로 2017년 12월 22일 20세기 폭스 배급으로 북미 9개 극장에서 리미티드 릴리즈로 제한 개봉한 후, 총 53주간 북미 최대 2,851개 극장까지 확대상영한 결과, 북미 최종 누적 수익 8,190만 달러(약 1,064억 원), 전 세계 최종 누적 수익 1억 7,976만 달러(약 2,336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90회 아카데미 시상식 직전인 2018년 2월 28일 개봉, 전국 최종 누적 관객수 137,841명을 동원했습니다.

---

출처-구글 이미지

영화의 제목인 '더 포스트 The Post'는 《워싱턴 포스트 The Washington Post》를 부르는 또 다른 명칭입니다.

---

어떤 내용이길래

출처-구글 이미지

1966년, 베트남 전쟁(1955. 11. 1~1975. 4. 30)이 발발한 지 11년. 미 국방 분석가 다니엘 엘스버그(매튜 라이스)가 베트남 현지 전투 현장을 참관하던 중, 실제 전세가 미국 쪽에 유리하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미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 국방장관 로버트 맥나마라(브루스 그린우드)와 백악관 참모 윌리엄 맥코머(코터 스미스) 사이에 전세와 관련한 언쟁이 벌어지고, 엘스버그를 호출해 의견을 묻습니다.

 

엘스버그는 자신의 의견을 가감 없이 밝히고, 맥나마라는 엘스버그의 의견이 바로 자신의 의견과 일치한다고 동조하지만, 비행기가 착륙한 직후 활주로에 진 치고 있던 기자들 앞에서는 그와는 정반대의 거짓말을 공개적으로 내뱉습니다. 직접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이 이율배반적인 정부 관료의 행태에 환멸을 느낀 엘스버그는 베트남 전쟁과 관련한 정부 기밀문서를 은밀하게 빼돌립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1971년.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 발행인이자 사주(社主) 캐서린 그레이엄(메릴 스트립)은 경영 악화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주식 공개와 투자 유치에 애쓰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대통령 리처드 닉슨의 딸 결혼식에 워싱턴 포스트 기자는 참석할 수 없다는 통보가 백악관으로부터 전해집니다.

 

편집장 벤 브래들리(톰 행크스)는 이와 같은 백악관의 결정에 노발대발하면서도, 《뉴욕 타임스》에서 대단한 특종 기사를 준비 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하는데, 그것은 바로 엘스버그가 유출한 《펜타곤 보고서》에 관한 것. 뉴욕 타임스가 발표한 기사는 미국 전체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미 정부는 뉴욕 타임스를 상대로 추가 보도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합니다.

 

얼마 후, 워싱턴 포스트도 펜타곤 보고서를 입수하게 되고, 실제 보고서 작성자인 맥나마라가 이 사실을 알고는 이는 먼 훗날 역사학자들이 과거를 연구할 때를 대비해 작성한 것이지, 당장 공개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다며, 닉슨이 워싱턴 포스트를 초토화시킬지도 모른다며, 캐서린을 설득합니다.

 

언론의 자유와 알릴 권리를 내세워 반드시 보도해야 한다는 편집장 브래들리의 입장과 가까스로 성사시킨 투자에 치명타를 입힐 수도 있다며 이를 만류하는 이사회 사이에 이견으로 인한 충돌이 벌어지고, 이제 워싱턴 포스트의 발행인인 캐서린 그레이엄의 결정에 따라 워싱턴 포스트의 운명이 좌우될 예정입니다.

---

스필버그의 유려한 연출력이 완성시킨 세련된 정치 스릴러

출처-구글 이미지

20년간 벌어진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전쟁 영화들 가운데 수작으로 꼽을만한 작품들도 꽤 있고, 비슷한 시간대를 배경으로 한 정치 스릴러 영화들 중에도 끊임없이 회자되는 영화들이 있습니다. <더 포스트(2017)>는 스티븐 스필버그라는 할리우드에서 첫 손에 꼽히는 흥행 감독이자 예술적 성취로 여러 편의 걸작을 만든 감독답게, 1960대 중후반~1970년대 초 벌어진 실화를 토대로 한 정치 스릴러에서도 그의 빼어난 연출력을 과시했습니다.

 

과거에 이미 종결지어진 사건사고를 소재로 한 영화들의 경우, 이미 그 결과를 다 아는 상태에서 보는 관객 입장에서는 딱히 스포일러라고 할 것도 없이 이미 정해진 결론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영화를 보게 되는데요. 이런 경우에는 예측을 벗어나는 반전을 무기로 내세우기보다는, 널리 알려진 상황을 어떻게 영화적으로 풀어내는지가 관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더 포스트(2017)>에는 후반부만이 아니라, 초반부터 시작해 극 전체에 극적인 순간들이 잔뜩 포진해 있는데요. 메릴 스트립과 톰 행크스, 두 배우를 비롯한 앙상블 캐스트의 장점을 극대화하여 매 장면 등장하는 배우들은 마치 1971년에서 튀어나온 듯한 시대 고증과 스타일링, 거기에 연기력을 더해 전체적인 완성도를 끌어올렸습니다.

 

대법원의 판결에 울화가 치민 리처드 닉슨의 신경질적인 전화통화로 끝을 맺으려나 싶었지만, 자연스럽게 워터게이트 사건의 발단으로 <더 포스트(2017)>의 엔딩을 맺으면서, 영화 속 상황이 끝나지 않았음을 은연중에 암시하는 재치를 보였습니다.

 

워터게이트 사건을 배경으로 한 또 다른 정치 스릴러 걸작, 앨런 J. 퍼쿨러 Alan J. Pakula(1928~1998) 감독, 더스틴 호프먼 Dustin Hoffman, 로버트 레드포드 Robert Redford 주연의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 All the President's Men(1976)>이나 비슷한 시간 배경으로 리처드 닉슨을 주인공으로 한 올리버 스톤 Oliver Stone 감독, 앤소니 홉킨스 Anthony Hopkins, 조앤 앨런 Joan Allen 주연의 <닉슨 Nixon(1995)>을 함께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영화 정보]

국내 제목: 더 포스트(2017)

원제: The Post

제작국가: 미국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캐스트: 메릴 스트립, 톰 행크스, 밥 오덴커크, 매튜 리즈, 브루스 그린우드, 트레이시 레츠, 브래들리 휘트포드, 사라 폴슨, 캐리 쿤, 앨리슨 브리, 제시 플레먼스, 마이클 스터버그, 팻 힐리, 존 루 등

장르: 드라마/스릴러

러닝타임: 116분

관람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2018년 2월 28일(한국)/2017년 12월 22일(미국)

 

주요 수상내역:

2018년 90회 아카데미 2개 부문 노미네이트 - 작품상, 여우주연상(메릴 스트립)

2018년 23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8개 부문 노미네이트 -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메릴 스트립), 남우주연상(톰 행크스), 오리지널 각본상, 앙상블 연기상, 편집상, 스코어상

2018년 75회 골든 글로브 어워즈 6개 부문 노미네이트 - 작품상(드라마), 감독상, 여우주연상(드라마)(메릴 스트립), 남우주연상(드라마)(톰 행크스), 각본상, 오리지널 스코어상

 

2018년 70회 미국 작가조합 WGA어워즈 폴 셀빈상(특별상) 수상

2018년 29회 미국 제작자조합 PGA어워즈 작품상 노미네이트

 

2018년 89회 내셔널 보드 오브 리뷰 어워즈 3개 부문 수상 - 작품상, 여우주연상(메릴 스트립), 남우주연상(톰 행크스)

2017년 16회 워싱턴 D.C. 영화평론가협회상 Best Portrayal of Washington D.C. 수상

2017년 뉴욕 온라인 영화평론가협회상 Top 10 영화

2017년 디트로이트 영화평론가협회상 앙상블상 수상

 

 

[관련 글]

스티븐 스필버그 다른 연출 영화

파벨만스(2022) - '스필버그 시네마틱 월드'의 탄생비화(誕生祕話)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2021) - 오늘 밤 무슨 일이 벌어질까

에이 아이(2001) - 2000년의 기다림 끝에 얻은 단 하루의 행복

---

스티븐 스필버그 연출, 톰 행크스 주연 다른 영화

터미널(2004) - 톰 행크스의 연기만으로는 충분치 않은 스필버그의 범작(凡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