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내용 중에 영화 <내안의 그놈(2019)>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내안의 그놈(2019) - 새로울 것 없는 또 하나의 바디 체인지 코미디
<펀지레이디 Punch Lady(2007)>로 데뷔한 후 <육혈포강도단 Twilight Gangsters(2010)><미쓰 와이프 Wonderful Nightmare(2015)> 등을 연출한 강효진 감독의 7번째 장편 연출작 <내안의 그놈 The Dude in Me(2019)>는 조직폭력배 장판수와 소심한 고등학생 김동현이 우연한 사고로 서로 영혼이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상황을 담은 판타지 범죄 코미디 영화입니다.
아이돌 그룹 B1A4의 리더였던 진영 배우가 김동현 역을 맡았고, 박성웅 배우가 장판수를 연기했습니다. 두 배우와 함께 라미란, 이수민, 김광규, 이준혁, 민지아, 윤경호, 조현영, 김현목, 이풍운, 박경혜, 권혁범, 김홍파, 박주현, 손광업 배우 등이 출연했습니다.
라미란 배우는 <육혈포강도단(2010)><미쓰 와이프(2015)>에 이어 강효진 감독 연출작에 3번째 출연했고, <정직한 후보 Honest Candidate> 시리즈(2019~2022)에서 부부로 출연한 윤경호 배우와는 <완벽한 타인 Intimate Strangers(2018)>에 목소리 특별출연을 포함해 총 네 작품에 함께 이름을 올렸습니다.
2019년 1월 9일 개봉한 <내안의 그놈(2019)>은 첫 주말 전국 관객수 56만 명으로 같은 날 개봉한 <말모이 MAL·MO·E: The Secret Mission(2019)>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로 데뷔했고, 전국 최종 누적 관객수 191만 명을 동원해 손익분기점인 150만 명을 넘기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조직폭력배 우두머리 장판수(박성웅)는 오랜 기간 공들여 온 건을 흡족하게 마무리하고, 어릴 적 추억이 서린 옛 동네에 들러 과거 사귀었던 여자친구와 자주 갔던 한 분식집에 가 라면을 주문합니다. 그러나 예전에 먹었던 맛과 전혀 다른 맛없는 맛의 라면을 먹을 수 없었던 판수는 입맛이 떨어져 곧장 계산을 하려고 일어서는데, 옆 테이블에서 혼자 우걱우걱 식사를 마친 고등학생 김동현(진영)이 하필 지갑을 두고 왔다며 식사값을 치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판수의 행동이 못마땅했던 분식집 사장님(김부선)이 동현을 달래면서 판수가 값을 치를 테니 염려 말고 가라고 말하고, 엉겁결에 생면부지인 학생이 먹은 돈까지 내야 하는 판수는 울분이 터집니다. 심지어 라면 한 그릇에 만원이라는데, 5만 원을 내라는 사장님의 말에 어이가 없던 판수. 보면, 동현이 진짜 그만큼 먹어치운 것이었고, 돈을 내면서도 계속 투덜대는 판수에게 사장님은 대가로 작은 선물 하나를 줄 것이라는 알쏭달쏭한 말을 건넵니다.
잠시 후, 골목에 서서 전화 통화를 하던 판수의 머리 위로 누군가가 떨어집니다. 그리고 병원. 정신을 차린 판수가 침상에서 일어나 병원을 헤매는데, 이상하게 다들 자기더러 학생이라 부르지 않나, 생전 처음 본 아저씨 하나(김광규)가 자신을 보고 감격해 얼싸 안지를 않나, 아무래도 상황이 이상합니다. 그리고 거울을 본 판수는 화들짝 놀랍니다.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은 아까 분식집에서 혼자 4인분을 먹어치운 먹보 고등학생 동현이었습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판수에게 의사는 그저 머리를 심하게 부딪혔을 때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며, 기억상실증 진단을 내려버리고, 아까 그 아저씨가 아빠라고 하니 그를 따라서 일단 원래 몸의 주인인 동현의 집으로 갑니다. 그리고 당장은 동현의 삶을 살아야 하기에, 몸을 추스르고 일단 동현이 다니던 고등학교에 등교합니다.
분명 웃긴 지점이 있기는 한데, 그렇다고 한껏 보듬어주기엔 너무 식상한 클리셰 범벅
강효진 감독의 전작 <미쓰 와이프(2015)>와 많은 부분이 닮아있는 <내안의 그놈(2019)>은 전작에서 송승헌 배우의 허허실실 코미디 연기가 의외의 웃음 포인트였던 것과 같이, 고등학생의 영혼이 들어간 장판수의 외형을 연기하는 박성웅 배우의 소년 연기가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박성웅 배우의 소심한 고등학생 연기는 영화 종료 약 30분 정도를 앞두고서야 등장하기 때문에, 그전까지는 바디 체인지를 매개로 한 조폭 조직 간의 세력 다툼, 학교 폭력 등의 별반 새로울 것도 없는 클리셰의 반복 또 반복을 견뎌내야만 합니다.
바디 체인지에 반드시 과학적 근거가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판타지니까요. 하지만 한 순간 두 사람의 영혼이 뒤바뀐다는 아이디어를 뒷받침해 줄 그럴듯한 이야깃거리가 있었다면, 적어도 전체적인 스토리가 안정적이었을 텐데요. 안타깝게도 <내안의 그놈(2019)>은 클리셰를 답습하는 안일함만 있을 뿐이었습니다.
[영화 정보]
제목: 내안의 그놈(2019)
영제: The Dude in Me
제작국가: 한국
감독: 강효진
캐스트: 진영, 박성웅, 라미란, 이수민, 김광규, 이준혁, 민지아, 윤경호, 조현영, 김현목, 이풍운, 박경혜, 권혁범, 김홍파, 박주현, 손광업 등
장르: 판타지/범죄/코미디
러닝타임: 123분
관람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2019년 1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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