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두기 비디오(2003) - 신선한 시도가 인상적인 페이크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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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내용 중에 영화 <목두기 비디오(2003)>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목두기 비디오(2003) - 신선한 시도가 인상적인 페이크 다큐멘터리

'목두기'란 목둣개비의 줄임말로 정체를 확실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영혼, 정령, 귀신을 뜻하는데요. 영화 <목두기 비디오 Mokdugi Video(2003)>는 스릴러 <그놈이다 Fatal Intuition(2015)>와 미스터리 공포 <마루이 비디오 Marui Video(2020)>를 연출한 윤준형 감독의 연출 데뷔작으로, 한 여관의 몰래카메라에 포착된 정체불명의 남자 형상을 추적하는 목두기 프로덕션의 이민형 PD의 취재 기를 담은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의 미스터리 스릴러입니다.

 

2005년 7월 15일 개봉해, 전국 최종 누적 관객수 984명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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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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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5월 7일, 서울. 친구에게서 모텔에서 촬영된 불법 영상물을 받은 한 커뮤니티 운영자 김교원 씨(가명)의 인터뷰로 시작됩니다. 해당 영상 속에는 방구석에 누구인지 확실히 알아보기 힘든 한 남성의 얼굴이 담겨있었고, 김교원 씨가 커뮤니티에 이 영상을 올리면서 네티즌 사이에서 커다란 화제를 모아, 목두기 비디오 프로덕션의 이민형 PD가 이 영상을 토대로 영상 속 인물을 찾아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해당 영상에서 하나둘씩 실마리를 찾아나가던 제작진은 영상 속 여성의 것으로 보이는 한 대학교 로고가 찍혀 있는 공책, 창밖에서 들리는 기차 건널목 차단기 소리 등을 근거로 영상이 촬영된 모텔이 어디인지 찾아냅니다. 그런데 예상치도 못한 난관이 제작진을 곤경에 빠뜨리니, 바로 모텔 주인이 버럭 화를 내며 이들을 쫓아냅니다.

 

하지만 제작진은 포기하지 않고, 모텔 주변 상인들을 찾아가 인터뷰를 요청해 정보를 수집하던 중, 인근 부동산에서 중요한 사실을 듣게 됩니다. 3년여 전, 모텔 주인이 소유주였던 부산의 폐가를 정부에서 매입했고, 그 돈으로 건물을 사들여 모텔 사업을 시작했다는 것. 그 폐가는 20년 전 일가족 살인 사건 이후 온 동네의 기피대상이자 흉흉한 소문의 근원지가 되었다는군요. 제작진은 1982년 여름, 부산에서 벌어진 일가족 살인사건에 대해 조사하던 중, 당시 18세였던 그 집안의 장남이 어머니와 여동생을 살해한 후 자신도 자살했다는 기사를 찾아냅니다.

 

그리고, 문제의 모텔 주인 최용태 씨를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게 된 제작진. 문제의 그 폐가에서 살해당한 일가족과 먼 친척인 최용태 씨는 당시 살인범이었던 장남 최경호 씨에 대한 제작진의 질문에 이야기보따리를 풀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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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급하게 마무리된 듯한 엔딩은 아쉽지만, 흥미진진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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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정하고 관객을 홀리려는 의도를 가진 '파운드 푸티지' 혹은 '페이크 다큐멘터리' 영화들은 알고도 속고 모르고도 속는 재미를 주기도 하는데요. 알고도 속는 관객들에게 정식으로 도전을 하려는 파운드 푸티지 영화의 필수 조건 중 하나는 '뻔뻔함'입니다. 만들어진 영상이지만, 마치 진짜로 벌어진 사건의 잔재인 양, 정색을 하고 덤벼야 제맛인데요.

 

<목두기 비디오(2003)>는 파운드 푸티지가 맛봬기로 곁들여진 페이크 다큐멘터리면서, 아예 대놓고 TV 취재프로그램의 형식을 빌어, 오프닝 크레디트 등의 형식을 완전히 배제하고 아예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물론 이런 방식이 완전 최초는 아니지만, 이런 식의 과감함은 마치 진짜 다큐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착각과 함께 영화 속 이야기에 더욱 몰입하게 합니다.

 

문제의 영상 속 실체가 밝혀지는 엔딩까지 내내 궁금함을 자극하다가, 후반부에 다소 바쁜 호흡으로 설명을 몰아치듯 하다 보니, 엔딩이 약간 싱겁기는 했지만 60분이 채 되지 않는 짤막한 러닝타임 거의 대부분을 꽤 흥미진진하게 지켜보았습니다. 오싹한 포스터 이미지로 지레 겁먹게 만들기는 하지만, 깜짝 놀라게 하거나 비명을 지르게 할 만한 공포스러운 장면은 거의 없고, 영상 속 의문의 형체로 인해 다소 으스스해지기는 합니다.

 

 

[영화 정보]

제목: 목두기 비디오(2003)

영제: Mokdugi Video

제작국가: 한국

감독: 윤준형

캐스트: 조연호, 양아람, 김병태, 송무하, 전향순 등

장르: 미스터리/스릴러

러닝타임: 52분

관람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2005년 7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