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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1990년대

피셔 킹(1991) - 성배(聖杯)를 찾아 나선 뉴욕의 돈키호테

by 조브라이언 2023.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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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내용 중에 영화 <피셔 킹(1991)>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피셔 킹(1991) - 성배(聖杯)를 찾아 나선 뉴욕의 돈키호테

<몬티 파이튼의 성배 Monty Python and the Holy Grail(1975)><브라질 Brazil(1985)><바론의 대모험 The Adventures of Baron Munchausen(1988)> 등을 연출한 미국 출신 영국 필름메이커이자 애니메이터, 배우인 테리 길리엄 Terry Gilliam의 6번째 장편 연출작인 <피셔 킹 The Fisher King(1991)>.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1995)><로즈 앤 그레고리 The Mirror Has Two Faces(1996)><언브로큰 Unbroken(2014)><쇼를 사랑한 남자 Behind the Candelabra(2013)> 등의 각본가이자 <키스 Living Out Loud(1998)><P.S. 아이 러브 유 P.S. I Love You(2007)><라스트 파이브 이어즈 The Last Five Years(2014)>등의 각본과 연출을 맡은 미국 각본가이자 감독이자 제작자인 리처드 라그라브네스 Richard LaGravenese가 쓴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판타지 코미디 드라마로, 로빈 윌리엄스 Robin Williams(1951~2014), 제프 브릿지스 Jeff Bridges, 아만다 플러머 Amanda Plummer, 머세이디스 룰 Mercedes Ruehl, 마이클 제터 Michael Jeter 등이 출연했습니다.

 

제프 브릿지스는 테리 길리엄과 <피셔 킹(1991)> 이후, 조니 뎁 Johnny Depp, 쟝 로슈포르 Jean Rochefort(1930~2017), 바네사 파라디 Vanessa Paradis 등이 캐스팅된 길리엄의 <돈키호테를 죽인 사나이 The Man Who Killed Don Quixote>에서 내레이션을 맡았으나, 이 프로젝트는 결국 미완성으로 남았고, 이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라 만차 Lost in La Mancha(2002)>에 담겼습니다. 이후 판타지 영화 <타이드랜드 Tideland(2005)>로 길리엄 연출작에 두 번째로 출연했습니다.


1991년 48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심사위원장이었던 이탈리아 영화평론가 지안 루이지 론디 Gian Luigi Rondi(1921~2016)를 비롯, 영국 감독 존 부어맨 John Boorman, 미국 배우 짐 벨루시 Jim Belushi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으로부터 테리 길리엄 감독은 감독상에 해당하는 은사자상, 머세이디스 룰은 여우주연상에 해당하는 볼피컵을 수상했습니다.


64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 당시 머세이디스 룰(출처-구글 이미지)

베니스 수상의 여세를 몰아, 1992년 64회 아카데미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고, <넝쿨 장미 Rambling Rose(1991)>의 다이앤 래드 Diane Ladd, <케이프 피어 Cape Fear(1991)>의 줄리엣 루이스 Juliette Lewis, <사랑과 추억 The Prince of Tides(1991)>의 케이트 넬리건 Kate Nelligan,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Fried Green Tomatoes(1991)>의 제시카 탠디 Jessica Tandy(1909~1994)와 함께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머세이디스 룰이 아카데미상을 받았습니다.


제작비 2,400만 달러(약 321억 원)가 투입된 <피셔 킹(1991)>은 1991년 9월 20일 트라이스타 픽쳐스 배급으로 북미 10개 극장에서 리미티드 릴리즈로 선개봉해 첫 주말 누적 수익 31만 달러(약 4억 1,509만 원)로 박스오피스 16위로 데뷔한 후, 2주 차 주말 1,214개 극장으로 확대 개봉, 2주 차 주말 누적 수익 706만 달러(약 94억 원)로 스포츠 코미디 <환희의 터치다운 Necessary Roughness(1991)>, 골디 혼 Goldie Hawn 주연의 스릴러 <행복했던 여자 Deceived(1991)> 등 신규 개봉작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로 뛰어올랐고, 2주 연속 정상을 지켰습니다.

 

북미 최대 1,551개 극장에서 총 15주간 상영한 결과, 북미 최종 누적 수익 4,189만 달러(약 560억 원), 전 세계 최종 누적 수익 7,240만 달러(약 969억 원)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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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북미 개봉 후 2년이 지난 1993년 9월 4일, 을지로에 있었던 국도극장에서 개봉했습니다.


영화의 제목인 '피셔 킹 The Fisher King'은 전설 속 영국 아서 왕 전설(Arthurian Legend)에 등장하는 성배(杯)와 관련된 표현인데요. 심한 상처를 입은 나이 든 왕이 오직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낚시뿐이었기에 붙여진 별명이자, 성배를 보관하는 일을 맡았다는 일화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영화에서 로빈 윌리엄스가 연기한 노숙자 페리가 스스로를 성배를 찾는 기사라고 칭하며, 어느 성(城)에 보관 중인 성배를 찾고 있다고 말합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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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스트이면서 염세주의자이면서 모진 말을 서슴지 않는 표독스러운 디제이 잭 루카스(제프 브릿지스)는 생방송 중 전화 연결된 애청자이자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에드윈(크리스티안 클레멘슨)에게 사회적 신분 차이는 결코 극복될 수 없다며 되는대로 살라며 막말을 내뱉습니다. 그러다 에드윈이 뉴욕의 한 클럽에서 총기사고를 일으켜 무고한 사람들 여럿을 죽거나 다치게 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잭은 큰 충격에 휩싸입니다.

 

3년 후. 잭은 디제이 일을 관두고 여자친구 앤(머세이디스 룰)과 함께 비디오 대여점을 운영하지만, 늘 침체되고 우울한 상태로 일은 거의 하지 않고 거의 날마다 술독에 절어삽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잭은 여전히 술에 절은 상태로 자살을 시도하던 중, 잭을 노숙자로 오인한 괴한들이 잭을 덮쳐 휘발유를 온몸에 뿌린 다음 불을 붙이려 합니다. 그 순간 나타난 페리(로빈 윌리엄스)가 나타나 잭을 구하더니, 자신은 성배를 찾아야만 하는 임무를 가졌다고 말합니다.

 

페리는 잭에게 성배를 찾는 일을 도와달라며, 전설에 등장한 '피셔 킹'은 신으로부터 성배를 찾는 일을 부여받았지만, 그만 교만의 죄악을 저지르는 바람에 자격을 박탈당했다면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어리석은 자가 왕에게 왜 고통을 감내하냐고 물었고, 왕이 목이 마르다고 하자, 어리석은 자는 왕에게 물 한 잔을 가져다주었답니다. 왕은 받아 든 컵이 성배임을 알아채고는 어찌 내게서 현명함과 용감함을 찾았는지 묻자, 어리석은 자는 그저 왕이 목이 마르다는 것만 알았다고 대답했답니다.

 

잭은 처음에는 페리의 부탁을 들어주길 꺼려했지만, 곧 잭의 아내가 3년 전 에드윈이 벌인 총기 난사 사건 때 희생당했다는 사실을 알고부터 노숙자 신세가 된 페리에게 책임감을 느낍니다. 페리의 원래 이름은 헨리 세이건으로 헌터 대학 교수였으나, 아내가 에드윈이 쏜 총탄에 맞아 희생당한 광경을 눈앞에서 목격한 후, 커다란 정신적 충격에 빠져 혼절했고, 깨어난 이후 현재 페리의 상태에 이르렀고, 피셔 킹의 전설에 집착하게 되었습니다. 페리라는 인격 뒤에 숨어 현실세계에 대한 언급만으로도 공포감에 빠지며, 총기 난사 사건 당시 아내가 심한 총상으로 사망할 당시의 모습이 뒤엉키며, 공포스러운 모습의 붉은 기사의 환영에 시달리곤 합니다.

 

페리에 대한 죄책감과 책임감을 느낀 잭은 페리에게 새로운 인연을 찾아주려 노력합니다. 마침 페리가 흠모하는 소심하고 내성적인 여성 리디아(아만다 플러머)와 페리를 연결하기 위해, 있지도 않은 비디오 대여점 이벤트에 리디아가 당첨됐다고 알리며, 곧 페리와 리디아, 그리고 잭과 앤이 함께 하는 더블데이트 자리를 마련합니다.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야 깨닫게 되는 가치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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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은 커다란 사건을 겪은 후, 자신을 잃어버린 남자와 그 사건을 부추긴 듯 원인제공자로서 죄책감에 사로잡힌 다른 남자가 만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피셔 킹(1991)>을 30여 년 전 첫 공개 즈음 볼 때의 느낌과 페리를 연기한 로빈 윌리엄스가 세상을 떠난 이후 보는 느낌은 사뭇 다릅니다. 정신적 충격에 휩싸여 페리라는 인격 뒤에 숨어 자신을 숨긴 채, 때때로 나타나는 붉은 기사의 환영에 시달리는 헨리 세이건/페리를 연기하는 로빈 윌리엄스의 연기를 마냥 웃으며 보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테리 길리엄의 필모그래피를 관통하는 특유의 몽환적인 감흥이 <피셔 킹(1991)>에서는 성배를 찾아 나섰다는 전설 속 임무에 사로잡힌 페리 캐릭터와 그 앞에 나타나는 붉은 기사의 환영, 그리고 너무 일찍 생을 마감한 로빈 윌리엄스의 실제 비극과 겹쳐지면서 묘한 우울감을 느끼게 하는데요. 판타지와 코미디와 드라마가 세련되게 혼합되어 탄생한 어른들을 위한 슬픈 동화 <피셔 킹(1991)>은 그렇다고 해서 영화 자체의 이야기가 마냥 침체된 분위기로 일관하지는 않습니다.

 

소중한 것을 잃기 전엔 미처 깨닫지 못했던 가치에 대해 돌아보게 만들고, 예기치 않게 엮이는 우연과 인연이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도 해줍니다.

 

 

[영화 정보]

국내 제목: 피셔 킹(1991)

원제: The Fisher King

제작국가: 미국

감독: 테리 길리엄

캐스트: 로빈 윌리엄스, 제프 브릿지스, 머세이디스 룰, 아만다 플러머, 마이클 제터, 데이비드 하이드 피어스, 라라 해리스, 해리 시어러, 캐시 나지미, 존 드 랜시, 톰 웨이츠, 멜린다 쿨리어 등

장르: 판타지/코미디/드라마

러닝타임: 137분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1993년 9월 4일(한국)/1991년 9월 20일(미국)

 

주요 수상내역:

1992년 64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머세이디스 룰)

1992년 64회 아카데미 5개 부문 노미네이트 - 남우주연상(로빈 윌리엄스), 여우조연상(머세이디스 룰), 오리지널 각본상, 미술상, 오리지널 스코어상

 

1992년 45회 영국 아카데미 BAFTA 2개 부문 노미네이트 - 여우조연상(머세이디스 룰), 오리지널 각본상

1992년 49회 골든 글로브 어워즈 2개 부문 수상 - 남우주연상(뮤지컬 코미디)(로빈 윌리엄스), 여우조연상(머세이디스 룰)

1992년 18회 새턴 어워즈 여우조연상 수상(머세이디스 룰)

1992년 아메리칸 코미디 어워즈 영화 여우조연상 수상(머세이디스 룰)

 

1991년 48회 베니스 국제영화제 3개 부문 수상 - 은사자상(감독상), 여우주연상(머세이디스 룰), 리틀 황금사자상

1992년 44회 미국 작가조합 WGA어워즈 각본상 노미네이트

 

1992년 17회 로스앤젤레스 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조연상 수상(머세이디스 룰)

1991년 12회 보스턴 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조연상 수상(머세이디스 룰)

1992년 4회 시카고 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조연상 수상(머세이디스 룰)

1991년 댈러스-포트 워스 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조연상 수상(머세이디스 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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