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니어(1994) - 임산부가 된 아놀드 슈월츠네거

출처-구글 이미지

※ 글 내용 중에 영화 <쥬니어(1994)>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쥬니어(1994) - 임산부가 된 아놀드 슈월츠네거

마이크 니콜스 Mike Nichols(1931~2014) 감독이 연출한 <워킹걸 Working Girl(1988)>의 각본을 써 46회 골든 글로브 어워즈와 41회 미국 작가조합상 WGA 후보에 올랐던 미국 각본가 케빈 웨이드 Kevin Wade와 크리스 콘래드 Chris Conrad가 쓴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토대로 한 <쥬니어 Junior(1994)>는 새롭게 개발된 신약 엑스펙테인으로 남성의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기로 결심한 남성 과학자를 둘러싼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입니다.

 

<고스트버스터즈 Ghostbusters> 시리즈(1984~1989), <데이브 Dave(1993)> 등을 연출한 슬로바키아 출신 캐나다 감독 아이반 라이트먼 Ivan Reitman(1946~2022)의 11번째 장편 연출작이자, 1980~90년대 할리우드 대표 액션스타 오스트리아계 미국 배우 아놀드 슈월츠네거 Arnold Schwarzenegger와는 <트윈스 Twins(1988)><유치원에 간 사나이 Kindergarten Cop(1990)>에 이은 3번째 협업작입니다.

 

슈월츠네거와 <트윈스(1988)>에서 달라도 너무 다른 쌍둥이 형제를 연기한 대니 드비토 Danny DeVito와 <하워즈 엔드 Howards End(1992)>로 65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영국 배우이자 각본가 엠마 톰슨 Emma Thompson, 라이트먼 감독의 <데이브(1993)>에 출연했던 프랭크 란젤라 Frank Langella, <유치원에 간 사나이(1990)>에 출연했던 파멜라 리드 Pamela Reed를 비롯, 아이다 터투로 Aida Turturro, 제임스 에크하우스 James Eckhouse, 메건 카바나 Megan Cavanagh 등도 함께 출연했습니다.

---

슈월츠네거와 톰슨은 각각 52회 골든 글로브 어워즈 뮤지컬 코미디 부문에서 여우주연상과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미국 가수이자 송라이터 패티 스마이스 Patty Smyth가 작사작곡에 참여하고 부른 오리지널 주제곡 "Look What Love Has Done"은 67회 아카데미, 52회 골든 글로브 오리지널 주제가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습니다.

 

제작비 6,000만 달러(약 799억 원)가 투입된 <쥬니어(1994)>는 1994년 11월 23일 추수감사절 연휴에 맞춰, 유니버설 픽쳐스 배급으로 북미 1,749개 극장에서 개봉, 첫 주말 누적 수익 980만 달러(약 130억 원)로 앞서 개봉한 <산타 클로스 The Santa Clause(1994)><스타 트렉 7-넥서스 트렉 Star Trek: Generations(1994)><뱀파이어와의 인터뷰 Interview with the Vampire: The Vampire Chronicles(1994)> 등에 이어 박스오피스 4위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북미 최대 1,896개 극장에서 총 57주간 상영한 결과 북미 최종 누적 수익 3,676만 달러(약 489억 원), 전 세계 최종 누적 수익 1억 840만 달러(약 1,443억 원)를 기록해, 라이트먼과 슈월츠네거가 함께 한 전작들의 전 세계 최종 누적 수익에 비하면 기대 이하의 성과를 거뒀습니다(<트윈스(1988)>(2억 1,700만 달러), <유치원에 간 사나이(1990)>(2억 200만 달러)).

---

어떤 내용이길래

출처-구글 이미지

오스트리아 유전학 박사 알렉스 헤세(아놀드 슈월츠네거)와 산부인과 전문의 래리 아르보가스트(대니 드비토)는 임산부의 유산 가능성을 줄이기 위한 연구 끝에 불임치료제 '엑스펙테인'을 발명합니다. 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최종 승인을 받지 못하게 되자, 엑스펙테인에 대한 테스트는 물론이고 향후 지속적인 연구를 할 수 없게 됩니다. FDA 심의위원회 회장인 노아 베인즈(프랭크 랑겔라)는 래리에게 FDA에서 엑스펙테인 연구의 중단을 통보하며, 래리와 알렉스가 사용하던 연구실은 난자 극저온학 부서의 유전학 박사 다이애나 레딘(엠마 톰슨)이 쓰게 될 것이라 알립니다.

 

실의에 빠진 알렉스는 유럽으로 돌아가 연구를 다시 시작하려 하고, 래리는 캐나다 린든 제약회사로부터 지원자를 찾기만 하면 연구를 위한 지원을 약속받았다며 알렉스가 미국에 남도록 설득합니다. 하지만 알렉스는 세상 어느 임산부가 승인받지 않은 약물을 복용하겠냐며 래리의 제안을 거절합니다. 이에 래리는 지원자의 성별이 중요하냐며, 다이애나의 연구실에서 몰래 '쥬니어'라 쓰인 냉동 난자를 빌려다 알렉스의 몸 안에서 인공 수정을 거쳐 3개월만 지켜보면 된다고 호언장담합니다. 그날 밤, 알렉스는 자신의 얼굴과 똑같이 생긴 아기를 출산한 기묘한 꿈을 꿉니다.

 

몇 주 후, 자신의 신체에 전에 없던 변화를 느낀 알렉스는 래리에게 불평을 늘어놓고, 틈만 나면 산책을 하고, 마사지를 받고 낮잠을 자고, 수다를 떱니다. 심지어 딸을 결혼시키는 아버지가 등장하는 TV 광고를 보며 눈물을 주룩주룩 흘리기까지 합니다.

 

래리가 장담했던 3개월이 다 되어가고, 엑스펙테인의 효능은 충분히 확인했으니 이제 린든 제약회사에 결과를 알리면 된다며, 이제 엑스펙테인 복용을 멈추면 알렉스의 몸속에 있던 태아는 자연스럽게 분해되어 알렉스의 몸속으로 퍼질 것이라 말하는 래리. 하지만 알렉스는 래리 몰래 엑스펙테인을 계속 복용하며, 복중 태아를 지키기로 결심합니다.

 

그러는 사이, 알렉스와 다이애나 사이에는 로맨틱한 기운이 감돌기 시작하고, 래리와 이혼한 전처 앤젤라(파멜라 리드)가 록밴드 에어로스미스의 개인 트레이너의 아기를 임신하고는 산부인과 전문의인 래리를 찾아와 검진을 요청합니다.

---

전혀 말은 안 되지만 그럴싸하게 둘러대는 능청맞은 코미디

출처-구글 이미지

'터미네이터 Terminator' 시리즈를 비롯해, <코만도 Commando(1985)><프레데터 Predator(1987)><토탈 리콜 Toral Recall(1990)> 등 1980~90년대 할리우드 액션 스타의 대명사인 아놀드 슈월츠네거의 필모그래피 중에서 액션이 아닌 코미디 연기에 도전한 영화들이 몇몇 눈에 띄는데요. 그중에서도 아이반 라이트먼 감독과 작업한 <트윈스(1988)><유치원에 간 사나이(1990)>, 그리고 <쥬니어(1994)>는 슈월츠네거의 새로운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준 작품들입니다.

 

그중에서도 <쥬니어(1994)>는 신체 기능의 차이로 인해 여성만이 가능한 임신을 남성이 한다는, 어찌 보면 기발하지만 억지스럽기도 한 상상력에 기반한 코미디 영화인데요. 슈월츠네거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우람한 근육질 몸매를 치고받고 싸우는 액션이 아닌, 소중한 아기를 몸속에서 10개월간 지키며 출산에 이르는 근육질 임산부를 연기했습니다.

 

호르몬 수치 변화로 인한 감정의 변화 등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설정들은 흔히들 생각하는 임산부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을 고스란히 적용시켜 다소 진부하지만, 가발에 분홍색 원피스까지 차려입는 여성 분장까지 감행한 슈월츠네거의 과감한 시도는 나름 신선합니다.

 

<하워즈 엔드 Howards End(1992)>로 65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후, <남아있는 나날 The Remains of the Day(1993)><아버지의 이름으로 In the Name of the Father(1993)>로 66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에 더블 노미네이트 되며 할리우드에서의 명성을 드높인 엠마 톰슨의 보기 드문 허허실실 코미디 연기는 크게 인상적이지는 않지만 그럭저럭 분위기에 맞았고, <트윈스(1988)>에 이어 슈월츠네거와 콤비를 다시 이룬 대니 드비토와의 연기 조화는 1990년대 좋았던 시절을 간직할 수 있게 합니다.

 

 

[영화 정보]

국내 제목: 쥬니어(1994)

원제: Junior

제작국가: 미국

감독: 아이반 라이트만

캐스트: 아놀드 슈월츠네거, 대니 드비토, 엠마 톰슨, 프랭크 랑겔라, 파멜라 리드, 아이다 터투로, 제임스 에크하우스 등

장르: SF/코미디

러닝타임: 110분

관람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1994년 12월 24일(한국)/1994년 11월 23일(미국)

 

주요 수상내역:

1995년 67회 아카데미 오리지널 주제가상 노미네이트("Look What Love Has Done")

1995년 52회 골든 글로브 어워즈 3개 부문 노미네이트 - 여우주연상(뮤지컬 코미디)(엠마 톰슨), 남우주연상(뮤지컬 코미디)(아놀드 슈월츠네거), 오리지널 주제가상("Look What Love Has Done")

1995년 아메리칸 코미디 어워즈 가장 웃긴 여우주연상 노미네이트(엠마 톰슨)

 

 

[관련 글]

아놀드 슈월츠네거 다른 주연 영화

유치원에 간 사나이(1990) - 유치원 교사가 된 아놀드 슈월츠네거

마지막 액션 히어로(1993) - 영화 속 주인공 잭 슬레이터와 현실의 액션 스타 아놀드 슈월츠네거

터미네이터 2(1991) - 명대사 "I'll be back"과 함께 전설로 남은 SF 블록버스터

토탈 리콜(1990) - 2084년, 미래의 화성을 구현한 놀라운 상상력

---

대니 드비토 다른 주연 영화

장미의 전쟁(1989) - 부부 싸움이 구현할 수 있는 스펙터클의 최대치

---

엠마 톰슨 다른 주(출)연 영화

러브 액츄얼리(2003) - 계속 우려내도 질리지 않는 마법의 사골곰탕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2004) - 알폰소 쿠아론의 재능과 역량이 빛난 시리즈의 3번째 영화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 2부(2011) - 잘가, 해리 포터! 10년 동안 고생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