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의 번역가(2019) -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이면에 감춰진 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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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내용 중에 영화 <9명의 번역가(2019)>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9명의 번역가(2019) -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이면에 감춰진 야심

로맨틱 코미디 <사랑은 타이핑 중! Populaire(2012)>로 데뷔한 프랑스 감독이자 각본가 레지스 루앙사르 Régis Roinsard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 <9명의 번역가(Les Traducteurs) The Translators(2019)>는 프랑스 각본가 로멩 콤핑 Romain Compingt, 다니엘 프레슬리 Daniel Presley, 그리고 루앙사르 감독이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서스펜스 스릴러 영화입니다.

 

할리우드에서 영화로도 만들어진 소설 『다빈치 코드 The Da Vinci Code(2003)』 등으로 유명한 미국 작가 댄 브라운 Dan Brown의 『인페르노 Inferno(2013)』 출간 전, 원고의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해 밀라노와 런던에서 두 그룹으로 나뉜 번역가들이 번역을 진행했고, 브라운의 다른 소설 『오리진 Origin(2017)』 출간 전에도 번역가 26명이 바르셀로나에 모여 번역을 진행한 사례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매트릭스: 리로디드 The Matrix Reloaded(2003)><매트릭스: 레볼루션 The Matrix Revolutions(2003)><베네데타 Benedetta(2021)> 등에 출연한 프랑스 배우 랑베르 윌슨 Lambert Wilson, <이미테이션 게임 The Imitation Game(2014)><프렌치 디스패치 The French Dispatch(2021)> 등에 출연한 영국 배우 알렉스 로터 Alex Lawther, <007 퀀텀 오브 솔라스 Quantum of Solace(2008)><오블리비언 Oblivion(2013)> 등에 출연한 우크라이나계 프랑스 배우 올가 쿠릴렌코 Olga Kurylenko, <존 윅 2 John Wick: Chapter 2(2017)> 등에 출연한 이탈리아 배우 리카르도 스카마르치오 Riccardo Scamarcio, <오픈 유어 아이즈(Abre los Ojos) Open Your Eyes(1997)><밴티지 포인트 Vantage Point(2008)> 등으로 유명한 스페인 배우 에두아르도 노리에가 Eduardo Noriega 등 다국적 캐스팅이 돋보입니다.

 

지난 2020년 1월 29일 프랑스 전역에서 개봉, 프랑스 관객수 279,035명을 동원했고, 이를 박스오피스 수치로 환산하면 228만 달러(약 30억 원)이며, 프랑스 이외의 지역에서의 극장 개봉 수익을 모두 합한 전 세계 최종 누적 수익은 299만 달러(약 40억 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프랑스 개봉 후 3년이 지난 2022년 9월 14일 개봉, 전국 최종 누적 관객수 9,553명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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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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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에 둘러싸여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오스카 브라흐의 인기 연작 소설 『데달루스 Dedalus』의 마지막 권이 출간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 동시 출간을 위해 각 언어별 번역가 9명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은밀한 작업실에 비밀스럽게 초대됩니다.

 

영어 번역가 알렉스 굿맨(알렉스 로터), 러시아어 번역가 카테리나 아니시노바(올가 쿠릴렌코), 이탈리아어 번역가 다리오 파렐리(리카르도 스카르마치오), 덴마크어 번역가 엘렌느 튀센(시세 바베트 크누센), 스페인어 번역가 하비에르 카살(에루아르도 노리에가), 독일어 번역가 잉그리드 코르벨(안나 마리아 스텀), 중국어 번역가 첸 야오(프레데릭 차우), 포르투갈어 번역가 텔마 알베스(마리아 라이테)는 물 샐 틈 없이 엄격한 편집자 에릭 앙스트롬(랑베르 윌슨)의 철저한 관리 감독 하에 밀실에 갇혀 각자가 맡은 언어로 번역 작업을 시작합니다.

 

외부와의 접촉이 일체 차단된, 프랑스 모처 지하에 있는 작업실에서 철저히 비밀리에 번역 작업이 진행된 지 3주째가 된 어느 날, 소설 도입부 10페이지가 외부에 유출되어 인터넷에 공개되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환경에서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며 원고를 전달받아 번역하는 9명의 번역가 가운데, 과연 누가 어떻게 원고를 유출시킨 것일까요? 원고의 다음 100페이지마저 공개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엄청난 금액을 내놓으라는 정체불명의 해커로부터의 협박이 전해지면서, 사건을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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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흥미로운 도입부, 나름대로 신선한 반전(反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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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9명의 번역가(2019)>의 콘셉트를 들었을 때, RPG(롤플레잉) 게임 속 배경(혹은 깍두기)을 이루는 NPC(Non Player Character)의 반란을 유쾌하게 그렸던, 라이언 레이놀즈 Ryan Reynolds 주연의 영화 <프리 가이 Free Guy(2021)>가 떠올랐는데요. 더 이상 '순수문학'이라는 것이 존재할까 싶을 정도로, 거대한 산업의 축을 이루고 있는 문학계에서 베스트셀러가 탄생할 때 전면에 나서는 존재는 출판사나 편집자, 번역가가 아닌 바로 그 저서의 저자이죠.

 

<9명의 번역가(2019)>에서는 일단 베스트셀러 작가 오스카 브라흐는 베일 속에 싸인 비밀스러운 존재로 묻어두고, 욕망의 화신 격인 편집자와 각자 재능과 야심을 겸비한 9개 언어로 번역하는 번역가들이 등장하는데요. 물론 NPC처럼 아무 역할이 없다고 하기엔, 편집자와 번역가는 각자 맡은 역할이 있고, 능력이 있기는 하지만 어쩌면 주인공(저자)의 그늘에 가려져 존재감이 부각되지 않기에 <프리 가이(2021)>가 떠올랐나 봅니다.

 

밀실이라는 갇힌 공간에서 벌어진 미출간 소설의 원고 외부 유출, '범인은 이 안에 있다!'는 추리물의 클리셰를 꽤 영리하게 써먹는 초중반부까지의 서스펜스는 상당한데요. 결국 오스카 브라흐의 존재가 밝혀지고, 숨은 반전이 밝혀지는 후반부로 갈수록 이야기의 힘이 다소 부치는 것 같아 아쉽기는 하지만, 출판계에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수면 아래에서 각자 역할에 충실하는 이들이 처하는 상황, 규모가 커지면서 생길 수밖에 없는 갈등과 충돌에 대해 살짝 비트는 감독의 시선은 흥미진진했습니다.

 

 

[영화 정보]

국내 제목: 9명의 번역가(2019)

원제: Les Traducteurs

영제: The Translators

제작국가: 프랑스

감독: 레지스 루앙사르

캐스트: 랑베르 윌슨, 알렉스 로터, 올가 쿠릴렌코, 리카르도 스카마르치오, 시세 바베트 크누센, 에두아르도 노리에가, 프레데릭 차우 등

장르: 서스펜스/스릴러

러닝타임: 105분

관람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2022년 9월 14일(한국)/2019년 11월 23일(프랑스)

 

 

[관련 글]

랑베르 윌슨 다른 주(출) 영화

라 붐 2(1982) - (이번에도) 소피 마르소, 그리고 'Your Eyes'

매트릭스 2: 리로디드(2003) - 방대해진 이야기를 다잡아 준 VFX 기술력이 돋보인 성공적인 속편

매트릭스 3: 레볼루션(2003) - 제대로 추스르지 못하고 서둘러 마무리한 3부작

캣우먼(2004) - 매력적인 캐릭터의 매력을 전혀 못 살린 졸작

베네데타(2021) - 폴 버호벤이 만든 또 다른 논란의 문제작

매트릭스: 리저렉션(2021) - 억지로 끼워 맞추다 제 발에 스스로 걸려 넘어진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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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 쿠릴렌코 다른 출연 영화

오블리비언(2013) - 망각의 바닷속을 허우적대는 톰 크루즈의 고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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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윅 3: 파라벨룸(2019) - 액션 시리즈 <존 윅>의 브랜드 파워를 다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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