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내용 중에 영화 <복면달호(2007)>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복면달호(2007) - 트로트의 암흑기에 등장한 트로트 코미디
타키타 요지로 (滝田 洋二郎) Yōjirō Takita 감독이 연출한 일본 영화 <샤란큐의 엔카의 꽃길(シャ乱Qの演歌の花道) Sharam Q's Enka Flower Path(1997)>의 한국 리메이크작인 영화 <복면달호 Highway Star(2007)>는 김상찬 감독의 장편 연출 데뷔작으로 차태현, 임채무, 이소연, 정석용, 이병준, 박선우, 박영서, 정승우, 윤홍규, 이승훈, 최윤준, 안상윤 배우 등이 출연했습니다.
2007년 2월 14일 개봉, 첫 주말 전국 관객수 30만 명으로 같은 날 개봉해 첫 주말 전국 관객수 48만 명을 동원한 <1번가의 기적 Miracle on 1st Street(2007)>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로 데뷔했고, 전국 최종 누적 관객수 161만 명으로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이미 "I Love You", "Again to Me" 등의 히트곡을 보유한 가수 겸 배우인 차태현 배우가 직접 부른 주제곡 "이차선 다리"가 영화와 함께 인기를 끌었고, 코미디언 겸 방송인 겸 영화제작자 이경규가 직접 연출과 주연, 제작, 각본까지 맡아 흥행에 참패했던 <복수혈전(1992)> 이후 절치부심 후 제작에 나서, 흥행 성공작의 제작자로 거듭나게 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언젠가는 성공할 거란 막연한 꿈을 놓지 않고, 오늘도 시골 나이트클럽에서 목이 터져라 "매일매일 기다려"를 부르는 무명 록밴드 리드보컬 봉달호(차태현)의 남다른 목청에 못 나가는 매니지먼트 회사 '큰소리 기획사' 정 사장(임채무)은 물건을 발견했다며 쾌재를 부릅니다. 쇠뿔도 당긴 김에 빼라고 정 사장은 내친김에 아예 달호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고, 달호는 이제 록가수로 대성할 기회를 잡았다며 기쁜 마음에 정 사장을 따라 상경합니다.
하지만, 달호의 바람과 달리 큰소리 기획사는 트로트 전문 매니지먼트 회사였고, 정 사장은 달호를 록가수로 키우려는 생각이 전혀 없었습니다. 하지만 달리 갈 곳도 없었던 달호는 자신이 원하던 음악과 전혀 다른 트로트 가수가 되기 위해 연습에 매진하고, 정 사장은 달호 특유의 '뽕필'이 있다며 예명도 '봉필'로 지어주고 데뷔 무대를 준비시킵니다.
한편, 큰소리 기획사 소속 선배 가수(지망생) 차서연(이소연)은 노래 실력이 받쳐주지 않아 밤무대 오디션조차 합격하지 못하며 곤란을 겪고 있고, 그런 서연과 달호는 가수의 꿈을 가진 공통점으로 조금씩 친해집니다. 하지만 서연은 곧 가수의 꿈을 접고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그러는 사이, 조 실장(정석용)이 발 벗고 뛰며 잡은 봉필의 지상파 데뷔 무대 날이 오고, 도저히 트로트 가수 봉필로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기 부끄러웠던 달호는 복면을 뒤집어쓰고 무대에 올라 데뷔곡 "이차선 다리"를 멋들어지게 부릅니다. 방송 직후, 장난치듯 복면을 쓰고 노래를 부른 달호에게 불같이 화가 난 정 사장은 달호를 내쫓아버리는데, 곧 복면 쓴 가수 봉필에 대한 반응이 폭발하자 이내 달호를 다시 데려다 본격적인 '복면 가수 봉필'의 활동을 이어갑니다.
봉필의 인기는 가히 전국적인 열풍으로 이어지고, 여기저기서 봉필을 찾는 이들이 늘어납니다. 그러다 봉필을 만나러 온 서연에게 조 실장이 방송 스케줄을 알려주고, 복면을 쓴 채 카페에서 서연과 마주 앉은 봉필. 서연은 그런 봉필의 모습이 낯설지만, 복면을 벗으면 자신을 못 알아본다며 인기 가수가 된 봉필은 복면을 고수합니다. 둘이 만나는 모습이 대서특필되면서 봉필의 열애설이 불거지고, 혹시라도 봉필의 인기에 영향이 있을까 싶어 정 사장은 둘의 만남을 결사반대합니다.
봉필은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등에 업고, 지난 연말 시상식에서 가수왕을 차지했던 인기 가수 나태송(이병준)의 인기까지 위협합니다. 그러다 복면 아래 감춰진 자아에 대해 갈등하던 봉필은 연말 가요열전 무대에서 복면을 벗어던지고 봉필이 아닌 봉달호로 대중에 자신을 알리며 히트곡 "이차선 다리"를 열창합니다.
평범한 플롯의 밍숭함을 커버하는 차태현의 매력
영화 <복면달호(2007)>가 개봉했던 2007년은 트로트 음악의 인기가 사그라들었던 이른바 암흑기에 가까운 시기였는데요. 지난 2020년 TV조선 오디션 프로그램 <미스터트롯>으로부터 시작된 트로트 열풍이 휩쓴 이후 돌이켜보면, <복면달호(2007)>는 당시 더 이상 메인스트림이 아닌 음악으로 치부되던 트로트 음악에 대한 애정이 엿보이는 영화입니다.
메인스트림이 아니기로는 트로트 못지않지만, 로커로서의 자부심을 가진 달호의 대사로 트로트에 대한 폄하와 무시가 이어지지만, 임채무 배우가 연기한 정 사장의 직관적이면서 손발이 오그라드는 몇몇 대사들이 이 영화의 나아갈 바를 명확하게 밝혀줍니다("록이 하트라면 트로트는 마음이다").
아무리 제작 시기가 2000년대 중반이라고는 하지만, 주인공 달호가 여자를 너무 밝혀서 별명이 등대오빠라느니, 밤무대 오디션 자리에서 서연에게 던지는 지배인의 모욕적인 대사 등은 상당히 시대착오적이라 다소 거슬리기도 하고, 달호와 서연의 로맨스도 좀 억지스럽고, 극 전개가 매끄럽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차태현 배우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와 노래 솜씨가 영화 <복면달호(2007)>가 개봉 당시 흥행에 성공하게 한 주된 요인이 된 듯싶습니다.
[영화 정보]
제목: 복면달호(2007)
영제: Highway Star
제작국가: 한국
감독: 김상찬
캐스트: 차태현, 임채무, 이소연, 정석용, 이병준, 박선우, 박영서, 정승우, 윤홍규, 이승훈, 최윤준, 안상윤 등
장르: 코미디
러닝타임: 108분
관람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2007년 2월 14일
[관련 글]
미스터트롯: 더 무비(2020) - 트롯 맨 Top 6 팬덤을 위한 선물
※ 글 내용 중에 영화 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미스터트롯: 더 무비(2020) - 트롯맨 Top 6 팬덤을 위한 선물 종편채널 TV조선에서 2020년 1월 2일부터 3월 14일까지 방영한 차세대 트롯 남자가수를 선
bryanjo.com
'영화리뷰 2000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카모메 식당(2006) - 헬싱키에서 맛보는 오니기리와 시나몬롤, 그리고 코피루왁 (0) | 2023.05.19 |
---|---|
퍼블릭 에너미(2009) - 마이클 만 스타일로 담아낸 대공황 시대 (0) | 2023.05.13 |
집으로...(2002) - 감정과잉으로 인한 감동을 강요당하다 (0) | 2023.05.07 |
목두기 비디오(2003) - 신선한 시도가 인상적인 페이크 다큐멘터리 (0) | 2023.04.23 |
최강 로맨스(2007) - 어묵꼬치로 시작된 우당탕탕 로맨스 (0) | 2023.04.23 |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