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내용 중에 영화 <퍼블릭 에너미(2009)>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퍼블릭 에너미(2009) - 마이클 만 스타일로 담아낸 대공황 시대
<라스트 모히칸 The Last of the Mohicans(1992)><히트 Heat(1995)><인사이더 The Insider(1999)><콜래트럴 Collateral(2004)> 등을 연출한 미국 감독이자 각본가, 제작자인 마이클 만 Michael Mann의 10번째 장편 연출작 <퍼블릭 에너미 Public Enemies(2009)>.
미국 작가이자 문화, 패션, 시사 잡지 『베니티 페어 Vanity Fair』의 기자인 브라이언 버로우 Bryan Burrough가 2004년 발표한 논픽션 『공공의 적: 미국 최대 범죄 파동과 FBI의 탄생, 1933-34 Public Enemies: America's Greatest Crime Wave and the Birth of the FBI, 1933–34』을 원작으로 아일랜드 소설가이자 각본가 로넌 베넷 Ronan Bennett, 미국 각본가 앤 비더먼 Ann Biderman, 그리고 마이클 만 감독이 각색한 전기 범죄 드라마입니다.
미국 대공황 시기(1929~1939)를 배경으로 악명 높았던 은행 강도 존 딜링거 John Dillinger(1903~1934)와 그를 추격했던 FBI 요원 멜빈 퍼비스 Melvin Purvis(1903~1960), 딜링거와 연인사이였던 빌리 프레체트 Billie Frechette(1907~1969), 그리고 다른 범죄자들 존 "레드" 해밀턴 John "Red" Hamilton(1899~1934), 호머 반 미터 Homer Van Meter(1905~1934), 해리 피어폰트 Harry Pierpont(1902~1934), 베이비 페이스 넬슨 Baby Face Nelson(1908~1934)의 연대기를 다룬 <퍼블릭 에너미(2009)>에는 조니 뎁 Johnny Depp, 크리스천 베일 Christian Bale, 마리옹 코티아르 Marion Cotillard, 제이슨 클라크 Jason Clarke, 스티븐 도프 Stephen Dorff, 데이비드 웬햄 David Wenham, 스티븐 그레이엄 Stephen Graham 등이 출연했습니다.
크리스천 베일은 후에 마이클 만 감독이 연출한 전기 영화 <페라리 Ferrari(2023)>에서 타이틀롤 엔조 페라리 역에 캐스팅되었으나, 캐릭터 소화를 위해 체중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건강이 염려되어 하차했습니다(기사 출처-데드라인(2016년 1월 15일)). 결국 엔조 페라리 역은 애덤 드라이버 Adam Driver가 맡았고, 영화는 2023년 개봉합니다.
크리스천 베일과 마리옹 코티아르는 <퍼블릭 에너미(2009)>에 이어 <다크 나이트 라이즈 The Dark Knight Rises(2012)>에 함께 출연했고, 베일과 스티븐 랭은 이후 서부극 <몬태나 Hostiles(2017)>에 함께 출연했습니다.
1억 달러(약 1,325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시대극 <퍼블릭 에너미(2009)>는 2009년 7월 1일 유니버설 픽쳐스 배급으로 북미 3,334개 극장에서 개봉, 첫 주말 누적 수익 2,527만 달러(약 334억 원)로 2주 연속 1위를 지킨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 Transformers: Revenge of the Fallen(2009)>, 같은 주 개봉한 <아이스 에이지 3: 공룡시대 Ice Age: Dawn of the Dinosaurs(2009)>에 이어 박스오피스 3위로 데뷔했고, 북미 최대 3,336개 극장에서 총 26주 상영한 결과, 북미 최종 누적 수익 9,710만 달러(약 1,286억 원), 전 세계 최종 누적 수익 2억 1,410만 달러(약 2,835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북미 개봉 후 약 1달여 지난 2009년 8월 12일 개봉, 첫 주말 전국 관객수 20만 명으로, <국가대표 Take Off(2009)><해운대 Haeundae(2009)><지. 아이. 조: 전쟁의 서막 G.I. Joe: The Rise of Cobra(2009)><아이스 에이지 3: 공룡시대(2009)>에 이어 박스오피스 5위로 데뷔했고, 전국 최종 누적 관객수 46만 명을 동원했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미국 전역을 휩쓴 경제 위기였던 대공황이 한창이던 1933년, 존 딜린저(조니 뎁)가 인디애나 주립 교도소에 잠입해 그의 동료들을 탈옥시킵니다. 간수들과 총격전이 벌어진 동안, 딜린저의 멘토인 월터가 총에 맞아 사망하고, 딜린저와 동료들은 간수들의 옷을 빼앗아 입고 탈옥한 뒤, 시카고 동부 안전가옥으로 달아나던 중 인근 농가에 들러 허기를 채웁니다.
찰스 "프리티 보이" 플로이드(채닝 테이텀)를 사살한 FBI 요원 멜빈 퍼비스(크리스천 베일)는 FBI 국장 J. 에드가 후버(빌리 크루덥)에 의해 발탁돼 딜린저 일당을 전담하는 수사팀을 이끌게 됩니다. 퍼비스는 지문 목록 작성부터 유선 전화 도청까지, 현대적인 수사 방법을 동원합니다.
FBI의 추격에도 아랑곳없이, 은행 강도를 이어가던 딜린저는 한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빌리 프레셰트(마리옹 코티아르)에게 반해 모피 코트를 사주면서 빌리의 환심을 사려합니다. 딜린저는 곧 빌리에게 자신이 은행 강도임을 밝히지만, 빌리는 딜린저의 정체를 알고도 그에게 빠져들고,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급발전합니다.
한편, 호텔에서 잠복중이던 퍼비스는 딜린저를 체포하는 데 실패하고, 오히려 딜린저 일당 중 하나인 토미 캐럴(스펜서 개럿)과 도주하던 조지 "베이비 페이스" 넬슨(스티븐 그레이엄)에게 FBI 동료를 잃습니다. 퍼비스는 극악무도한 살인자 집단인 딜린저 일당을 잡기 위해, 좀 더 노련하고 경험 많은 요원들을 추가로 배치해 줄 것을 후버 국장에게 요청합니다. 곧, 군인 출신의 정보 장교 찰스 윈스테드(스티븐 랭)가 퍼비스를 지원하기 위해 투입됩니다.
얼마 후, 애리조나주(州) 투싼에 있는 호텔 콩그레스에서 화재가 발생한 현장에서 딜린저와 그 일당들이 경찰에 체포되고, 딜린저는 인디애나로 이송되어 보안관 릴리언 홀리(릴리 테일러)가 그를 크라운 포인트에 있는 레이크 카운티 감옥에 수감합니다. 딜린저는 가짜 총을 사용해 탈옥하지만, 경찰의 손아귀에 있는 빌리를 만날 수 없습니다.
내 여자에게만은 한결같은 쿨한 갱스터가 남긴 마지막 한 마디 "Bye Bye Black Bird"
1930년대 악명 높았던 은행강도 존 딜린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퍼블릭 에너미(2009)>는 제목에서 대놓고 '공공의 적'으로 규정한 것과는 달리, 딜린저의 빌리 프레셰트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과시한 로맨티시스트로서의 면모를 놓치지 않은, 일종의 로맨틱 갱스터 무비가 되었는데요. 이미 포스터에서 딜린저를 연기한 조니 뎁 원톱으로 내세운 만큼, FBI 요원 퍼비스를 연기한 크리스천 베일이나 빌리 역의 마리옹 코티아르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대공황이라는 시대의 특성 때문인지, 비슷한 시기를 배경으로 한 뮤지컬 영화 <시카고 Chicago(2002)>에서처럼, 범죄자의 말투나 스타일이 시대의 아이콘처럼 추앙받기도 한 오묘한 상황이 <퍼블릭 에너미(2009)>에서도 비추는 만큼, 딜린저를 연기한 조니 뎁의 매력은 가히 폭발적입니다.
다만, 빌리에 대한 딜린저의 일방적인 구애가 세기의 사랑으로 발전하는 과정이 너무 순식간에 이뤄져 갑작스럽거나, 퍼비스의 감정과 서사가 다소 부족하여 극의 중심이 FBI의 수사보다는 딜린저의 강도 행각에 치중하다 보니, 극적 재미가 조금 옅어지는 아쉬움이 있기도 합니다.
그래도 2009년 제작된 영화임을 감안했을 때, 당시 신인급이었던 채닝 테이텀 Channing Tatum이 극 초반 퍼비스에게 사살당하는 프리티 보이 역으로 등장해, 비중은 극히 적지만 꽤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 정보]
국내 제목: 퍼블릭 에너미(2009)
원제: Public Enemies
제작국가: 미국
감독: 마이클 만
캐스트: 조니 뎁, 크리스천 베일, 마리옹 코티아르, 빌리 크루덥, 스티븐 도프, 스티븐 랭, 마이클 벤트, 스티븐 그레이엄, 제이슨 클라크 등
장르: 전기/범죄/드라마
러닝타임: 140분
관람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2009년 8월 12일(한국)/2009년 7월 1일(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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