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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

누구를 위한 기술 발전인가(feat. ChatGPT(챗GPT))

by 조브라이언 2023.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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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가 대체 뭐길래

요즘 가장 자주 듣는 말 가운데 으뜸은 단연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챗GPT)입니다. 하도 여기저기서 챗GPT를 화두에 올리고 이런저런 관련 뉴스들이 쏟아져 나오다시피 하니, 대체 이게 뭔지 뜻이나 알고 보자고 찾아봤습니다.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generative: 생성

pre-trained: 사전에 훈련된

transformer: 변압기??

 

출처-구글 이미지

이 '트랜스포머'가 당연히 옵티머스 프라임으로 대표되는 마이클 베이 Michael Bay 감독의 <트랜스포머 Transformers(2007)>의 그 '트랜스포머'는 아닐 테고, 듣자 하니 챗GPT에 이런저런 주문(?)을 넣으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똑똑한 대답을 쏟아낸다는 바로 그것이라면, 뭐 대충 뭘 말하는 건지는 알았다 칩시다.


인공지능의 발달이 과연 기뻐 날뛸 일인가?

얼마 전, 챗GPT와 협업한 단편소설과 관련한 TV 다큐 프로그램을 보려고 채널을 돌렸다가, 몇 분 버티지 못했습니다. 해당 작업을 완수한 작가들이 모여 챗GPT와의 작업에 관한 후기를 대담 형식으로 들려주는데, 초반에 어떤 작가가 상당히 달뜬 표정으로 말하더군요. 자료 수집을 위해 전문가를 인터뷰할 때와 비교하면, 챗GPT를 통한 정보 수집이 훨씬 효율적이었다며, 챗GPT와의 작업에 대한 첫인상이 매우 만족스러워 보였던 그 작가를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아, 그렇다고 치자. 그렇다면 소설 창작이 더 이상 인간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공지능의 영역으로 확장된다면?

 

안 그래도 문학뿐 아니라, 미술, 음악 등 전적으로 인간의 창작 영역이었던 예술 분야에 슬금슬금 인공지능이 스며들고 있는데, 그러다 더 이상 인간이 창작한 예술 결과물에 대한 수요가 없어진다면? 예를 들어, 인간 작가에게 원고료를 지급하고 원고를 의뢰하는 구조가 뒤바뀌어, 인공지능이 슥삭 써낸 글만이 가치를 가지는 세상이 되어버린다면?

 

과연, 인간을 상대로 한 정보수집보다 챗GPT를 통한 수집이 편리했다던 저 작가의 밥줄이 끊겨버린다면?

 

여기서 제 궁금증은, 그 작가의 밥벌이 수단이 어찌 될지, 그것이 아닙니다. 얼굴도 이름도 기억 못 하는 그 사람이 뭘 해서 돈을 벌어먹고 살든 그건 제가 관여할 바가 아니죠. 제가 궁금한 건, 이렇게 인공지능이 인간의 창작 영역을 침범해 점점 인간이 설 자리를 빼앗는다면, 만약 그것이 인공지능을 개발한 누군가의 궁극적 목표인지 아닌지는 모르나,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은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이며, 누가 소비를 하는 것일까요?

 

인공지능이 창작한 결과물은 인공지능이 소비한다?

 

인간의 형상을 한 인공지능 탑재 휴머노이드가 등장하는 여러 SF영화들의 여러 경향 중, 디스토피아의 암울한 풍광을 그린 영화가 여럿 떠오릅니다. 사실 인공지능이 글을 쓰고 인공지능이 읽는다는 말 자체가 말도 안 되는 말이지만, 또 그렇게 말이 안 되는 말인가 싶기도 합니다.


인공지능의 소비 주체는 결국 누구인 걸까

말도 안 된다! 인공지능을 애초에 왜 개발했겠냐? 다 인간의 삶을 편리하고 윤택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 또한 말이 됩니다. 근본적인 목적은 그랬겠죠. 저는 인공지능 전문가도 아니지만, 우리가 생활하는 곳곳에 인공지능이 탑재되어 있다는 정도는 주워 들었습니다. 스마트폰이 대표적이죠. 하루는커녕 단 10분이라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고 있으라면, 상상만 해도 답답해지는 현상은 저만이 겪는 일은 아닐 겁니다.

 

그렇다면, 극단적으로 상상해 봅니다.

 

예술 분야를 콕 집어 생각해 보겠지만, 해당 분야는 워낙 광범위해서 여기저기 해당 안 되는 분야를 집어내는 게 더 빠를 정도로, 인공지능이 인간의 영역을 대체하는 일은 앞으로 더 잦아질 겁니다. 그럼, 자신이 하던 일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어, 밥줄이 끊긴 인간은 먹고 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까요? 만약, 다른 방법이 쉽게 찾아지지 않아 이전까지 누리던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져 결국 궁핍한 지경에 이르렀다.

 

그럼 인공지능이 백날 소설을 쓰고, 신문기사를 쓰고, 노래를 작곡하고, 그림을 그리고, 영화를 찍고, 광고 디자인을 하고... 좋습니다, 좋아요. 그렇게 만들어낸 결과물은 결국 인간이 소비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것 아닌가요? 인공지능에 일자리를 빼앗겨 궁핍해진 인간이 과연 이런 결과물을 즐길 수 있는 여유라는 게 과연 살아남을까요? 그것이 요즘 챗GPT의 맹활약을 보면서 드는 근본적인 궁금증입니다.

 

그에 대한 속 시원한 대답을 당장 누가 들려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시간이 좀 더 흐르면 알게 되겠죠. 뭔가 새로운 것이 등장하고 세상이 바뀌면 늘 비슷한 의문점이 솟구쳤고, 또 시간이 흐르면 그에 대한 대답이 나타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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