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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2010년대

택시운전사(2017) - 누군가 언젠가는 반드시 꺼냈어야 할 이야기를 담은 영화

by 조브라이언 2023.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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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내용 중에 영화 <택시운전사(2017)>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택시운전사(2017) - 누군가 언젠가는 반드시 꺼냈어야 할 이야기를 담은 영화

<영화는 영화다 Rough Cut(2008)>으로 데뷔한 후, <의형제(義兄弟) Secret Reunion(2010)><고지전(高地戰) The Front Line(2011)> 등을 연출한 장훈 감독의 4번째 장편 연출작 <택시운전사 A Taxi Driver(2017)>는 1980년 5월, 전라남도 광주시에서 있었던 5·18 민주화 운동의 진상을 전 세계에 알린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 Jürgen Hinzpeter(1937~2016)와 서울의 택시운전사 김사복(金士福)(1932~1984)의 이야기를 토대로, 후에 <말모이 MAL·MO·E - The Secret Mission(2018)>를 연출한 엄유나 감독이 쓴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역사 드라마입니다.

 

<의형제(2010)>에 이은 송강호 배우와 장훈 감독의 두 번째 작업이며, 로만 폴란스키 Roman Polanski 감독의 <피아니스트 The Pianist(2002)>, 피터 잭슨 Peter Jackson 감독의 <킹콩 King Kong(2005)>, 톰 크루즈 Tom Cruise 주연의 <작전명 발키리 Valkyrie(2008)> 등에 출연한 독일 배우 토머스 크레치먼 Thomas Kretschmann이 각각 김사복과 위르겐 힌츠페터를 연기했고, 유해진, 류준열, 박혁권, 최귀화, 차순배, 신담수, 류성현, 유은미, 엄태구, 박민희, 이정은, 권순준 배우 등이 출연했습니다.

 

이정은 배우는 송강호 배우 주연작 중 <변호인(辯護人) The Attorney(2013)><기생충(寄生蟲) Parasite(2019)>에 함께 출연했고, 유해진, 류준열 배우는 후에 <봉오동 전투(鳳梧洞 戰鬪) The Battle: Roar to Victory(2019)><올빼미 The Night Owl(2022)>에 함께 출연했습니다.


제작비 150억 원이 투입된 <택시운전사(2017)>는 2017년 8월 2일 개봉, 첫 주말 전국 관객수 292만 명으로, <군함도(軍艦島) The Battleship Island(2017)><슈퍼배드 3 Despicable Me 3(2017)><명탐정 코난: 진홍의 연가(名探偵コナン: から紅の恋歌) Detective Conan: The Crimson Love Letter(2017)> 등의 경쟁작을 누르고 박스오피스 1위로 데뷔했습니다.

 

2주 차 주말 전국 관객수는 176만 명으로, 신규 개봉작이었던 <청년경찰 Midnight Runners(2017)><애나벨: 인형의 주인 Annabelle: Creation(2017)> 등의 추격에도 2주 연속 1위를 지켰고, 3주 차 주말 전국 관객수 94만 명을 기록함과 동시에 전국 누적 관객수 천만 명을 돌파하며 통산 19번째 천만 영화가 되었습니다.

 

결국 최종 전국 누적 관객수 12,189,355명으로, <신과 함께-인과 연 Along with the Gods: The Last 49 Days(2018)>(12,276,115명)에 이어 한국 역대 흥행순위 18위에 올라있습니다(2023년 5월 기준).


38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수상 당시 송강호 배우(오른쪽)와 <아이 캔 스피크(2017)>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나문희 배우(출처-구글 이미지)

<택시운전사(2017)>는 흥행 성공뿐 아니라, 작품의 완성도와 두 주연배우를 비롯한 앙상블 캐스트의 연기에 대한 극찬을 받아, 38회 청룡영화상, 54회 대종상, 26회 부일영화상 작품상을 수상했고, 송강호 배우는 <우아한 세계 The Show Must Go On(2007)><변호인(2013)>에 이어 3번째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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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서울 시내를 달리는 택시운전사 김만섭(송강호)은 아내를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나보내고, 11살 난 외동딸 은정(유은미)과 살고 있습니다. 온종일 택시를 몰다 귀가한 만섭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집주인 아내인 상구 엄마(전혜진)로부터 밀린 집세 독촉과 은정이 상구(권순준)의 이마에 상처를 낸 데에 대한 책망. 만섭은 동료 기사이자 만섭 부녀가 세 들어 사는 집의 집주인이자 상구 아버지이기도 한 강동수(고창석)에게 돈을 빌려 일단 밀린 집세를 내려는 기상천외한 방법을 동원합니다.

 

그러다 기사식당에서 외국인 손님을 태우고 전라남도 광주까지 장거리를 간다고 자랑하는 한 기사의 이야기를 엿들은 만섭은 냅다 약속장소인 국도극장으로 가 이 기자(정진영)와 피터(토머스 크레치먼)를 만납니다. 광주까지 갔다가 통금 전까지 서울로 돌아오면 10만 원을 준다는, 기사식당에서 주워들은 이야기로 예약 기사인척 피터를 뒷자리에 태운 만섭은 즐거운 마음으로 광주를 향해 출발합니다.

 

10만 원을 벌 수 있다는 사실에 들뜬 만섭은 뒷좌석에 앉은 피터에게 이것저것 짧은 영어를 동원해 묻지만, 피터는 당장 광주의 심각한 사태를 취재해야 하는 임무에 무거워진 마음이 표정에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이를 모르는 만섭은 오가는 차 한 대 없이 텅 빈 도로를 질주하여 광주에 다다랍니다. 그런데 광주로 진입하는 통로에 바리케이드가 잔뜩 세워져 있고 거기엔 '출입금지'라는 경고문까지 붙어 있습니다.

 

상황을 모르는 만섭은 택시를 막아선 군인이 실제작전 상황이니 다시 돌아가라고 윽박지르는 강압적인 태도에 눌려 차를 오던 방향으로 되돌리지만, 피터는 그런 만섭의 행동을 묵과하지 않고 광주로 가지 못하면 택시비를 줄 수 없다고 강하게 말합니다. 결국 샛길을 찾아 광주로 다시 진입하려는 만섭은 다른 군인들에 의해 다시 제지당하지만, 피터를 사업가로 오인한 만섭은 군인에게 피터를 사업가라 지칭하며, 중요한 서류를 광주에 두고 와 이를 챙기지 않으면 해외 수출길이 막힌다며 간청하듯 말합니다.

 

결국 서류를 챙기는 대로 바로 광주에서 빠져나와야 한다며 만섭의 택시를 통과시켜 주고, 위험을 무릅쓰고 광주에 들어왔으니 선불을 먼저 달라는 만섭의 말에 피터는 어쩔 수 없이 5만 원을 먼저 건네고, 잔금은 서울에 도착하는 대로 주겠다고 말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광주 시내에 들어선 만섭과 피터. 그런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아직 한낮인데도 거리의 상점들은 모조리 문을 닫았고, 거리에는 사람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살풍경한 광주 시내를 가로질러 달리던 만섭의 택시를 대학생들을 잔뜩 태운 트럭 한 대가 중앙선을 넘어와 막아섭니다.

 

카메라를 챙겨 택시에서 내린 피터가 던지는 질문을 못 알아들어 쩔쩔매던 대학생 무리에서 구재식(류준열)이 친구들의 등쌀에 못 이겨 더듬더듬 그나마 좀 나은 영어실력으로 통역을 맡게 됩니다. 재식에게 자신은 독일에서 온 기자라고 소개하는 피터의 말에 대학생들은 환호를 지르고, 그제야 피터가 광주에 온 목적을 알게 된 만섭은 차를 돌려 서울로 되돌아가려 합니다.


역사적 비극과 신파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출처-구글 이미지

불과 40여 년 전, 실제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쉽게 믿을 수 없는 역사적 비극을 소재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2017)>를 보면서, 같은 소재로 제작한 다른 영화 <화려한 휴가 May 18(2007)>가 지향했던 노골적인 드라마를 답습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보였습니다.

 

당시 광주에서 자행된 계엄군의 비상식적이고 비인간적인, 진압이라는 명목 하에 벌어진 무차별 폭력행위에 과감하게 카메라를 들이밀어 전 세계에 진상을 알리려는 막중한 임무를 띤 독일 기자와 그를 광주까지 데리고 갔던 택시운전사와의 실화를 소재로 한만큼,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보지 않아도 미리 짐작할 수 있기에 온몸에 긴장감을 늦추지 못했는데요. 오프닝에서 가수 조용필의 "단발머리"가 흘러나오는 순간에도 예견된 비극이 눈에 보이는 듯한 묘한 긴장감이 모락모락 솟아오를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택시운전사(2017)> 전체를 통틀어 가장 서스펜스 넘쳤던 장면은 아무래도 차번호판을 바꿔 끼고 서울로 올라가던 중 검문소에 걸려 정차한 사이, 군인 역의 엄태구 배우가 등장해 트렁크를 조사하던 그 장면인데요. 서울 번호판을 숨긴 것을 보고도 차를 그대로 보낸 그 군인의 마음이, 영화를 숨죽여 지켜보던 많은 사람들의 마음과 같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누군가는 반드시 숨겨진 진실을 알려야 한다는 그런 마음.

 

 

[영화 정보]

제목: 택시운전사(2017)

영제: A Taxi Driver

제작국가: 한국

감독: 장훈

캐스트: 송강호, 토머스 크레치먼, 유해진, 류준열, 박혁권, 최귀화, 차순배, 신담수, 류성현, 유은미, 엄태구, 박민희, 이정은, 권순준 등

장르: 드라마/역사

러닝타임: 137분

관람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2017년 8월 2일

 

주요 수상내역:

2017년 38회 청룡영화상 4개 부문 수상 - 작품상, 남우주연상(송강호), 한국영화 최다관객상, 음악상

2017년 54회 대종상 2개 부문 수상 - 작품상, 기획상

2017년 17회 디렉터스 컷 어워즈 올해의 새로운 남자배우상 수상(최귀화)

2017년 26회 부일영화상 3개 부문 수상 - 작품상, 남우주연상(송강호), 특별상(부일독자심사단상)

2017년 4회 한국 영화제작가협회상 남우주연상 수상(송강호)

2017년 37회 한국 영화평론가협회상 남우조연상 수상(유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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