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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2010년대

케빈에 대하여(2011) - 무자식 상팔자(無子息上八字)

by 조브라이언 2023.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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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내용 중에 영화 <케빈에 대하여(2011)>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케빈에 대하여(2011) - 무자식 상팔자(無子息上八字)

<너는 여기에 없었다 You Were Never Really Here(2017)>로 유명한 스코틀랜드 감독이자 각본가이자 제작자이자 촬영감독인 린 램지 Lynne Ramsay가 장편 연출 데뷔작 <쥐잡이꾼 Ratcatcher(1999)>에 이어 두 번째 장편 연출작 <모번 켈러의 여행 Movern Callar(2002)> 이후 9년 만에 발표한 3번째 장편 연출작 <케빈에 대하여 We Need to Talk About Kevin(2011)>은 미국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라이오넬 슈라이버 Lionel Shriver가 2003년 발표한 같은 제목의 소설을 원작으로 램지 감독과 로리 스튜어트 키니어 Rory Stewart Kinnear가 각색했습니다.

 

<마이클 클레이튼 Michael Clayton(2007)>으로 80회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영국 배우 틸다 스윈튼 Tilda Swinton이 에바 카차도리안을 연기했고, <시카고 Chicago(2002)>로 75회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던 미국 배우 존 C. 라일리 John C. Reilly가 에바의 남편 프랭클린 플래스켓 역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당시 19세였던 미국 배우 에즈라 밀러 Ezra Miller가 에바와 프랭클린의 아들 케빈을 연기했고, 어린이 배우였던 재스퍼 뉴웰 Jasper Newell이 어린이 시절 케빈을, 록키 듀어 Rocky Duer가 아기 케빈으로 등장했습니다. 케빈의 동생 실리아는 애슐리 게라시모비치 Ashley Gerasimovich가 연기했고, 에바가 일하는 여행사 사장 완다 역은 시오반 팰런 호건 Siobhan Fallon Hogan이 맡았습니다.


2011년 64회 칸영화제 경쟁부문 공식상영 레드카펫에 참석한 틸다 스윈튼(왼쪽부터), 에즈라 밀러, 린 램지, 존 C. 라일리, 앨리슨 딕키(라일리의 부인)(출처-구글 이미지)

린 램지 감독은 데뷔작 <쥐잡이꾼(1999)>으로 1999년 52회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된 후, 두 번째 연출작 <모번 켈러의 여행(2002)>이 2002년 55회 칸영화제 페럴렐 섹션인 감독주간에 초청되었고, 3번째 연출작 <케빈에 대하여(2011)>로 2011년 64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월드 프리미어로 최초 공개되었습니다.

 

700만 달러(약 92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케빈에 대하여(2011)>는 칸영화제 공개 후 5개월이 지난 2011년 10월 21일 영국, 같은 해 12월 9일 미국에서 개봉했고, 북미 최종 누적 수익 173만 달러(약 22억 원), 전 세계 최종 누적 수익 923만 달러(약 122억 원)를 기록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음 해인 2012년 7월 26일 전국 17개 극장에서 개봉, 첫 주말 전국 관객수 3,783명으로 박스오피스 11위에 데뷔했고, 전국 최종 누적 관객수 44,720명을 동원했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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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성공적인 여행 작가였던 에바 카차도리안(틸다 스윈튼)은 황량한 집에서 혼자 살며 교도소 근처에 있는 한 작은 여행사에서 일하며, 때때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아들 케빈(에즈라 밀러)을 면회하러 갑니다. 오가다 마주치는 이웃 사람들은 하나같이 에바에게 적대적이며 손찌검을 하는 일도 벌어집니다.

 

엄마로서의 역할을 마지못해 떠맡게 된 에바는 케빈이 태어난 순간부터 어딘가 남다른 케빈을 대하기 마냥 어려워했습니다. 에바가 엄마로서 아들 케빈과의 유대감을 억지로 맺으려는 듯한 행동과 표정 때문이었는지, 케빈은 어릴 적부터 엄마인 에바를 적대시합니다. 아기 때부터 한번 울기 시작하면 그칠 줄 모르는 케빈은 유독 에바 앞에서만 그랬고, 화장실 습관을 들이는 훈련을 거부하며, 애정을 표현하려는 에바를 밀쳐냈습니다.

 

케빈의 이상행동을 걱정하는 에바는 무시한 채, 케빈은 아버지인 프랭클린(존 C. 라일리) 앞에서는 평범한 아들처럼 마냥 행복해하고 사랑스럽게 행동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유독 반항적인 케빈의 태도가 화가 난 에바가 케빈을 벽에 거칠게 밀쳐 케빈의 팔이 부러집니다. 깁스를 한 케빈은 프랭클린에게 실수로 떨어져서 그런 거라고 거짓말을 하고는, 에바에게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게 하면 프랭클린에게 모조리 일러바치겠다고 협박합니다.

 

그러다 케빈이 고열에 시달리며 침대에 몸져눕게 되고, 에바가 침대 맡에서 『로빈 후드』를 읽어줄 때, 케빈은 난생처음으로 에바에게 애정을 표하지만, 몸이 다 낫고 나자 금세 원래 태도로 돌아가고, 그즈음 프랭클린은 케빈에게 활과 화살을 사주고 양궁을 가르칩니다.

 

얼마 후, 에바는 둘째 아이인 실리아를 출산하고, 실리아는 명랑하고 쾌활한 어린이로 자라나지만, 케빈은 틈만 나면 동생 실리아를 괴롭히려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실리아가 애지중지하던 반려동물 기니피그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에바는 사라졌던 기니피그의 잔해를 싱크대 개수구멍에서 발견하고는 청소세제를 보관 중이던 찬장의 자물쇠를 풀어 세제를 붓습니다. 그사이 실리아를 돌보게 했던 케빈이 의도적으로 실리아의 눈에 세제가 닿게 해, 실리아의 한쪽 눈이 실명되고 맙니다.

 

에바는 이 모든 사고가 케빈이 의도적으로 일으킨 것이라 의심하지만, 프랭클린은 그럴 리가 없다며 케빈을 감싸고돕니다. 케빈에 대한 에바의 의심과 불신에 지친 프랭클린은 이혼 이야기를 꺼내고 이를 케빈이 우연히 엿듣습니다. 그리고 케빈의 16번째 생일을 3일 앞둔 날, 케빈은 자전거 자물쇠로 학교 체육관 문을 걸어 잠그고, 그 안에 있던 학생들에게 활과 화살을 쏴 여러 명을 살해합니다. 소식을 듣고 학교로 달려간 에바는 케빈이 현장에서 체포되는 광경과 케빈의 화살에 희생당한 학생들이 실려 나오는 끔찍한 모습을 목격한 후 집에 돌아오지만, 이미 프랭클린과 실리아가 케빈의 화살에 희생당한 후였습니다.

 

사고가 발생한 지 2주기가 되던 날, 에바는 케빈을 면회하러 갑니다. 곧 성인 감옥으로 이송될 예정인 케빈은 전과 다르게 겁먹은 모습니다. 그리고 에바는 그제야 케빈에게 대체 왜 그랬냐고 묻습니다.


성악설(說)과 모성애(愛)의 맞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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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케빈에 대하여(2011)>를 보는 동안에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플롯 안에서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하며 극을 이끄는 명배우 틸다 스윈튼의 복잡 미묘한 표정에 내내 압도당합니다. 그리고 당시엔 낯선 얼굴이었지만, 그 이후 실제 일어난 사건으로 인해 그의 얼굴을 제대로 맘 편하게 바라보기가 다소 어려워진 에즈라 밀러의 무시무시한 표정이 더욱 생생하고 살벌하게 느껴지는데요.

 

과연 케빈은 타고난 사이코패스로 에바의 뱃속에서 잉태된 순간부터 그의 악한 기질이 결정된 것인지, 아니면 모성애를 장착하여 자식에게 모든 것을 내주어도 아깝지 않을 충직한 엄마로서의 태도가 결여된 에바가 후천적으로 케빈을 악인으로 내몬 것인지에 대한 해석이 가능합니다. 엔딩에서 왜 그랬냐고 묻는 에바의 질문에 속 시원한 답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엄마인 에바의 관심과 애정을 받고 싶었던 케빈의 지나친 행동 때문이었다면 후자 쪽이 맞을 것이지만, 제아무리 부모의 관심을 끌고 싶다는 이유가 살인을 저지르는 파렴치한 범죄에 대한 변명이 될 수는 없기에, 그렇다면 케빈은 타고난 사이코패스가 맞을 것입니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성악설과 성선설의 갑론을박에 대한 명쾌한 해답이 있기보다는, 사람마다 경우마다 각기 다른 이유와 결론이 있을 텐데요. <케빈에 대하여(2011)>를 보고 난 후에, 인간의 본성이 선한가 악한가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자식이 저지른 범죄로 인해 살아남은 가족, 특히 어머니가 겪어야 하는 고통에 대해 가감 없이 드러낸 린 램지 감독의 집요한 연출력에 대한 감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영화 정보]

국내 제목: 케빈에 대하여(2011)

원제: We need to Talk About Kevin

제작국가: 영국/미국

감독: 린 램지

캐스트: 틸다 스윈튼, 존 C. 라일리, 에즈라 밀러, 재스퍼 뉴웰, 록키 듀어, 애슐리 게라시모비치, 시오반 팰런 호건 등

장르: 드라마/미스터리/스릴러

러닝타임: 112분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2012년 7월 26일(한국)/2011년 10월 21일(영국)/2011년 12월 9일(미국)

 

주요 수상내역:

2011년 64회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2012년 65회 영국 아카데미 BAFTA 3개 부문 노미네이트 - 감독상, 여우주연상(틸다 스윈튼), 영국영화 작품상

2012년 17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2개 부문 노미네이트 - 여우주연상(틸다 스윈튼), 젊은 배우상(에즈라 밀러)

2012년 69회 골든 글로브 어워즈 여우주연상(드라마) 노미네이트(틸다 스윈튼)

2012년 18회 미국 배우조합 SAG 어워즈 여우주연상 노미네이트(틸다 스윈튼)

2011년 24회 유러피언 필름 어워즈 여우주연상 수상(틸다 스윈튼)

2011년 14회 영국 인디펜던트 영화상 감독상 수상

 

2011년 83회 내셔널 보드 오브 리뷰 어워즈 여우주연상 수상(틸다 스윈튼)

2012년 32회 런던 영화평론가협회상 영국영화 작품상 수상

2011년 17회 댈러스-포트 워스 영화평론가협회상 러셀 스미스상 수상(린 램지)

2012년 15회 온라인 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주연상 수상(틸다 스윈튼)

2011년 10회 샌프란시스코 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주연상 수상(틸다 스윈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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