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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1980년대

굿모닝! 대통령(1989) - 명곡 "내일이 찾아오면"만은 길이 남을 어처구니없는 졸작

by 조브라이언 2023.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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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대통령(1989) - 명곡 "내일이 찾아오면"만은 길이 남을 어처구니없는 졸작

※ 글 내용 중에 영화 <굿모닝! 대통령(1989)>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 Youth sketch of Mimi and Cheolsu(1987)><어른들은 몰라요 You Grown-ups Don't Know(1988)>가 연달아 성공한 한국의 감독이자 작가이자 제작자였던 고(故) 이규형 감독(1957~2020)의 네 번째 장편 연출작 <굿모닝! 대통령 Good Morning Ms. President(1989)>은 이규형 감독이 발표한 소설을 원작으로 감독이 직접 각색과 연출을 맡은 코미디 드라마입니다.

 

이제는 '리채 Lee-Tzsche'라는 이름으로도 익숙하지만, 1988년 MBC 강변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순식간에 전국을 "담다디" 열풍에 휩싸이게 했던 가수 이상은의 두 번째 영화출연작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대학생 오혜란을 연기했고, 이규형 감독의 전작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1987)>에서 보물섬 역으로 강한 인상을 심었던 김세준 배우가 장유민 역을 맡았고, 이규형 감독의 연출 데뷔작 <청(靑)(블루스케치) Chung(Blue Sketch(1986)>로 데뷔한 허준호 배우가 김뿌리 역을 맡아 함께 출연했습니다.

 

1989년 1월 1일 자로 보통 사람들도 자유롭게 해외여행을 다닐 수 있는 '해외여행 자유화'가 이뤄져서인지, 이탈리아와 태국에서 촬영한 <굿모닝! 대통령(1989)>은 '단돈 2,500원으로 떠나는 해외여행'이라는 메인 카피를 전면에 내세워 배낭여행을 떠난 주인공의 발걸음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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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을지로 3가에 있는 명보극장과 종로에 있던 명보아트홀에서 1989년 7월 15일 개봉, 서울 관객수 58,117명을 동원하는 데 그치며, 전작 두 편이 모두 서울 관객수 20만 명 이상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던 것과 달리, 이규형 감독의 커리어는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굿모닝! 대통령(1989) 사운드트랙 커버아트(출처-구글 이미지)

영화 자체는 흥행에도 실패했고, 두고두고 회자될 만큼의 완성도를 지니고 있지 않지만, 가수 오석준, 장필순, 고(故) 박정운(1965~2022), '오장박'이 부른 주제곡 "내일이 찾아오면"은 크게 인기를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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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 감독 연출, 이순재, 장동건, 고두심 배우 주연의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 Good Morning President(2009)>는 <굿모닝! 대통령(1989)>과 제목 이외에는 공통점이 하나도 없는 별개의 영화입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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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지닌 대학생 오혜란(이상은)은 좀 더 넓은 세상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부모가 마련해 준 대학 등록금을 가지고 유럽행 비행기에 몸을 싣습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담다디'를 부르며 현지인들의 생뚱맞은 시선을 감내하며 자아를 찾아가던 오혜란은 인생영화 <로마의 휴일 Roman Holiday(1953)>의 주인공 오드리 헵번을 동경하는 한국인 군필 여행자 김뿌리(허준호)를 우연히 만납니다.

 

오혜란과 김뿌리는 금세 죽이 맞아 함께 베니스로 향해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김뿌리의 친한 형이 이 세상에 남은 최후의 낙원이라고 말했다며, 김뿌리는 자신의 다음 행선지는 태국 방콕이라 알리고 오혜란과 작별을 하게 되지만, 오혜란은 김뿌리가 던진 몇 마디 꼬드김에 넘어가 함께 방콕으로 떠납니다.

 

방콕에서 새로운 멤버가 합류하는데, 김뿌리가 예전 일본 여행 때 만난 적 있는 장유민(김세준)이었고, 또다시 죽이 맞은 세 사람은 방콕에서 즐거운 때를 보냅니다. 그러다 태국 해적의 습격을 받아 위기에 빠진 삼총사. 뭔가 사연을 품은 듯한 장유민의 슬픈 고백을 들은 오혜란과 김뿌리는 자신들이 생각 없이 여행이나 쏘다니는 듯하여 살짝 부끄러워집니다.

 

셋은 못된 해적들이 베트남 난민을 무인도에 가두고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극악무도한 행위를 일삼는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즉각 현지 경찰에 이를 알리지만 별반 소득이 없자, 자신들이 해적들에 대항하기로 합니다. 그 과정에서 장유민이 사망하게 되고, 오혜란과 김뿌리는 의미 있는 행동을 하다 저 세상으로 먼저 떠난 장유민의 죽음을 애도합니다.


그저 총체적 난국으로 범벅이 된 엉망진창 배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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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굿모닝! 대통령(1989)>은 1989년 당시 기준으로 서울 사대문 안에 있는 메이저 상영관이었던 명보극장에서 7월 15일이라는 여름방학 중 황금 시기에 개봉했는데요. 아무래도 감독의 전작 두 편이 흥행에 성공하기도 했고, '담다디' 열풍의 주인공인 가수 이상은과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꿈꾼다는 주인공의 포부, 이탈리아와 태국 현지 로케이션으로 담은 이국적 풍광 등, 겉보기에 화려한 포장이 충분히 가능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마침 1989년 7월 15일에는 대한극장에서 개봉한 <엑설런트 어드벤처 Bill & Ted's Excellent Adventure(1989)>를 비롯, 피카디리 극장에서는 <딥 식스 DeepStar Six(1989)>, 그보다 일주일 전에는 중앙극장에서 <레비아탄 Leviathan(1989)> 등 해저 SF 영화 두 편이 격돌을 벌이고 있었는데요. <굿모닝! 대통령(1989)>을 제외하고는 한국영화 경쟁작이 없었지만, 다양한 장르의 외화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에는 턱없이 부실한 플롯과 주연 배우의 어색한 연기가 크게 한몫했고, 결국 관객들의 외면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오혜란의 다짐은 그냥 입으로만 오물거리는 말뿐이었고, 후반부에 난데없는 총격 액션 장면과 태극기, 애국가가 등장하는 순간 어이없는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습니다.


영화의 내용 자체는 곱씹을수록 실소만 터지지만, 주제곡 "내일이 찾아오면"은 시간이 한참 지나 다시 들어도 늘 좋은 명곡입니다.

내일이 찾아오면 by 박정운, 장필순(출처-옛송TV 유튜브 채널)

 

 

[영화 정보]

제목: 굿모닝! 대통령(1989)

영제: Good Morning Ms. President

제작국가: 한국

감독: 이규형

캐스트: 김세준, 허준호, 이상은, 김덕봉

장르: 코미디/드라마

러닝타임: 84분

관람등급: 전체 관람가

개봉일: 1989년 7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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