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 박스(2018) - 색다른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포스트 아포칼립틱 호러 스릴러
※ 글 내용 중에 영화 <버드 박스(2018)>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버드 박스 Bird Box(2018)>는 미국 록밴드 하이 스트렁 The High Strung의 싱어이자 송라이터 중 하나이며 소설가이자 영화 제작자인 조시 맬러먼 Josh Malerman이 2014년 발표한 같은 제목의 소설을 원작으로, <컨택트 Arrival(2016)>로 89회 아카데미 각색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던 미국 필름메이커이자 각본가인 에릭 헤이저러 Eric Heisserer가 각색하고, <인 어 베러 월드(Hævnen) In a Better World(2010)>로 83회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을 수상한 덴마크 필름메이커 수잔 비에르 Susan Bier가 연출한 포스트 아포칼립틱 호러 스릴러 영화입니다.
산드라 불록 Sandra Bullock을 비롯해 트러반테 로즈 Trevante Rhodes, 재키 위버 Jacki Weaver, 존 말코비치 John Malkovich, 사라 폴슨 Sarah Paulson, 로자 살라자르 Rosa Salazar, 다니엘 맥도널드 Danielle Macdonald, 릴 렐 하워리 Lil Rel Howery, 톰 홀랜더 Tom Hollander, 머신 건 켈리 Machine Gun Kelly, BD 웡 BD Wond 등이 출연했습니다.
지난 2013년, 맬러먼의 원작 소설이 발매되기 직전 유니버설 픽쳐스에서 영화화 판권을 획득해 <마마 Mama(2013)><그것 It> 시리즈(2017~2019)로 유명한 아르헨티나 필름메이커 앤디 무시에티 Andy Muschietti가 연출하기로 했다가 제작 진행에 난항을 겪으며 시간이 흐른 후, 2017년 7월 넷플릭스가 판권을 획득하면서 제작에 급물살을 탔고, 1,980만 달러(약 252억 원)라는 비교적 적은 제작비로 완성되었습니다.
2018년 12월 21일, 전 세계 넷플릭스 공개 직전인 2018년 11월 12일, 미국 AFI 페스트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가진 후, 12월 14일 북미 일부 극장에서 개봉했습니다.
<버드 박스(2018)> 공개 후 5년이 지난 2023년 7월 14일, 스핀 오프 속편인 <버드 박스: 바르셀로나 Bird Box Barcelona(2023)>가 공개되었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포스트 아포칼립스 시대. 맬러리 헤이스(산드라 불록)가 두 어린이, 보이(줄리앤 에드워즈)와 걸(비비안 라이라 블레어)에게 긴 여행을 떠나기 전 주의사항을 신신당부합니다. 노 젓는 배를 타고 가는 동안 눈가리개를 절대 벗어서는 안 되고, 만약 가리개를 벗으면 죽게 된다고 말합니다.
5년 전, 동생 제시카(사라 폴슨)가 만삭인 맬러리를 찾아옵니다. 바깥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전혀 모르고 그림 그리기에 열중하고 있는 맬러리에게 제시카는 아무 뉴스 채널이라도 틀어서 보라고 종용합니다. TV 뉴스를 보니,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집단 자살 행위가 벌어지고 있으며, 이미 확인된 사망자가 10만 명을 넘어섰다는 끔찍한 소식이 속보로 전해집니다.
일단 산부인과 전문의 라팜(파민더 나그라)과의 진료 예약 때문에 집밖으로 나서야 하는 맬러리는 제시카의 차를 타고 병원에 갑니다. 복중 태아의 상태를 확인하고 진료실을 나선 맬러리는 방금 전에 멀쩡하게 전화통화 중이던 어떤 여자가 건물 유리창에 머리를 들이박다 급기야 창밖으로 몸을 던지는 광경을 목격합니다. 그 여자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어떤 광기에 휩싸인 듯 스스로 목숨을 끊기 시작하면서 주변은 아수라장이 됩니다.
서둘러 제시카의 차에 올라타고 집으로 가던 중, 도로 위도 난리북새통을 이루긴 마찬가지였고, 운전대를 잡고 있던 제시카마저 어떤 환영을 본 후 눈이 뒤집히며 차를 멋대로 몰다 결국 차가 뒤집히는 교통사고를 일으킵니다. 뒤집힌 차에서 맬러리가 겨우 빠져나오지만, 제시카는 맬러리의 외침에도 도로 위를 어기적 걸어가다 달려오는 트럭에 부딪혀 사망합니다.
결국 부른 배를 부여잡고 도망치는 맬러리를 본 한 여자가 피신처인 집 안으로 데려오려고 바깥으로 나왔다가 역시 어떤 환영을 보더니 이미 불타고 있는 자동차 안으로 기어들어가 스스로 죽어버리고, 마침 그 앞을 지나던 톰(트러반테 로즈)이 맬러리를 부축해 방금 죽은 여자가 나온 집 문 앞으로 다가가 들여보내 달라고 애원합니다.
그 집에는 집주인 그레그(BD 웡)를 비롯해, 피신해 들어온 더글러스(존 말코비치), 셰릴(재키 위버), 펠릭스(머신 건 켈리), 찰리(릴 렐 하워리) 그리고 루시(로자 살라자르)가 밖에서 벌어지고 있는 끔찍한 상황을 피해 은둔하고 있었습니다. 찰리는 인류에게 심판이 벌어진 것이며, 자살을 종용하는 환영은 세상의 종말을 암시하는 것이라 말하며, 다양한 문화를 꾸려온 인간 세상에서 아카마나, 수르가트, 훌리징, 푸카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려 온 영적 존재들을 언급하기도 합니다.
맬러리와 톰이 합류하면서 총 8명이 된 은둔자들은 그레그의 집 안 모든 창문을 가리고, 집밖으로 나갈 일이 혹시라도 생기면 눈가리개를 하기로 합니다. 그러던 중 맬러리와 같이 만삭인 올림피아(다니엘 맥도널드)가 다급하게 도망쳐 와 그레그의 집에 합류하고, 집 근처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를 통해 의문의 환영이 어떤 것인지 확인하겠다고 자처한 그레그 또한 의문의 죽음을 맞이합니다.
산드라 불록의 첫 대사부터 압도당하는 포스트 아포칼립틱 호러
영화 <버드 박스(2018)>는 현재와 5년 전을 오가며 전개되는 이야기를 통해, 실체를 명확하게 알 수 없지만 인간들을 자살로 내모는 의문의 환영을 피해 살아남기 위한 맬러리와 두 어린이의 고군분투와 모든 재앙의 시작을 번갈아 보여주며 등골을 오싹하게 합니다.
영문도 모른 채 먼 모험을 떠나야 하는 두 어린이가 자식인지 누군지도 모른 채, 매우 엄한 말투로 주의사항을 주는 산드라 불록의 첫 대사부터 압권인데요. 특히 눈가리개를 한 채 직접 노를 저어 협곡을 거쳐 어딘가로 가야 하는 긴박한 상황에 처한 맬러리의 비장함이 시작하자마자부터 빨려 들어가게 합니다.
전 지구적 재앙, 혹은 특정 지역에서 벌어지는 재앙을 그린 비슷한 소재의 다른 영화들을 연상시키기도 했는데요. 소리에 민감한 괴물의 공격을 피해 절대 소리를 내면 안 되는 <콰이어트 플레이스 A Quiet Place> 시리즈(2018~2021)라던가, 갑자기 눈이 멀어버린 인간들에게 벌어지는 재난 상황을 그린 <눈먼 자들의 도시 Blindness(2008)> 등이 그렇습니다.
<버드 박스(2018)>에서는 무언가를 보기만 하면 인간의 눈이 뒤집혀 마구 몸을 내던지게 하는데, 이런 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불필요하고도 지나친 설명이 대체적으로 생략된 점은 괜찮았습니다. 사실 명확한 실체를 설명하기 위해 이것저것 잔가지가 동원되다 보면 구구절절 말이 길어지고, 또 거기에 일종의 개연성이나 과학적 정당성 등이 뒤따라주어야만 할 텐데, 그런 부분은 과감하게 건너뛴 것이 어쩌면 올바른 선택이었을 수도 있죠.
[영화 정보]
국내 제목: 버드 박스(2018)
원제: Bird Box(2018)
제작국가: 미국
감독: 수잔 비에르
캐스트: 산드라 불록, 트러반테 로즈, 존 말코비치, 다니엘 맥도널드, 사라 폴슨 등
장르: 공포/스릴러
러닝타임: 124분
관람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2018년 12월 14일(미국)/2018년 12월 21일(전 세계 넷플릭스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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