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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1980년대

집시의 시간(1988) - 에밀 쿠스트리차가 들려주는 낯선 사람들의 이야기

by 조브라이언 2023.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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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시의 시간(1988) - 에밀 쿠스트리차가 들려주는 낯선 사람들의 이야기

※ 글 내용 중에 영화 <집시의 시간(1988)>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빠는 출장 중(Otac na službenom putu) When Father Was Away on Business(1985)><언더그라운드(Podzemlje) Underground(1995)>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두 번 수상한 세르비아 감독이자 각본가이자 배우이자 제작자, 뮤지션인 에밀 쿠스트리차(Емир Кустурица) Emir Kusturica의 세 번째 장편 연출작 <집시의 시간(Dom za vešanje) Time of the Gypsies(1988)>은 세르비아 각본가였던 고르단 미힉 Gordan Mihić(1938~2019)과 쿠스트리차 감독이 함께 쓴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판타지 범죄 드라마입니다.

 

유고슬라비아 배우 다보르 두이모비치 Davor Dujmović(1969~1999)와 보라 토도로비치 Bora Todorović(1929~2014), 루비카 아조빅 Ljubica Adžović(1924~2006) 등이 출연한 <집시의 시간(1988)>은 1988년 12월 21일 유고슬라비아에서 개봉한 후, 1989년 5월에 열린 42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로 소개되었고, 빔 벤더스 Wim Wenders를 위시한 그해 경쟁부문 심사위원단에서 에밀 쿠스트리차를 감독상 수상자로 선정했습니다. 이후 1990년 62회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상 부문에 유고슬라비아 대표 영화로 출품되었으나 최종 후보에 노미네이트 되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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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1993년 2월 6일, 종로 3가에 있었던 코아아트홀에서 개봉해 서울 관객수 35,305명을 기록했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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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한(다보르 두이모비치)은 할머니 하티자(루비카 아조빅), 한쪽 다리가 아픈 동생 다니라(엘비라 살리), 딱히 하는 일도 없이 술에 절어사는 도박꾼 외삼촌 메르잔(후스니야 하시모비치)과 살고 있는 청년입니다. 하티자에게는 병을 낫게 하는  치유 능력이 있고, 페르한은 염력을 발휘하여 숟가락과 같이 작은 물건을 움직이게 할 수 있습니다. 아즈라(시놀리치카 멜레스트르프코바)와 사랑에 빠진 페르한은 아즈라와 결혼하길 원하지만, 페르한이 이미 세상을 떠난 어머니와 불륜 관계였던 슬로베니아 군인 사이에 태어난 사생아라는 이유로 아즈라의 어머니는 딸의 결혼을 결사반대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시 무리의 우두머리 아흐메드(보라 토도로비치)가 자신의 형제들과 함께 페르한이 사는 마을에 등장합니다. 아흐메드 형제들과 어울려 카드놀이를 하던 메르한은 번번이 지는 바람에 옷을 몽땅 빼앗겨버리고, 갚을 돈을 구해야 하는 다급한 상황을 떠안고 귀가합니다. 하지만 집안에서 땡전 한 푼 발견할 수 없었던 메르한은 할머니가 돈을 숨겼다고 확신하고는, 로프와 트럭을 써서 집채를 들어 올리는 바람에 온 가족이 내리는 비를 맞아 쫄딱 젖습니다.

 

얼마 후, 아흐메드는 병든 아들 로베르토를 치유하기 위해 하티자를 찾고, 하티자는 손녀 다니라의 다리 치료에 드는 비용을 두고 아흐메드에게 거래를 제안합니다. 한편, 페르한은 할머니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하지만, 아흐메드의 권유로 다니라도 치료받게 하고 자신도 돈을 벌 기회를 잡기 위해 이탈리아 밀라노로 떠납니다. 페르한은 정직한 방법으로 돈을 벌고 싶었지만, 좀도둑질이나 일삼으며 푼돈이나 모으는 신세로 전락합니다.


귀에 익은 사운드트랙, 쉽게 동화되기 어려운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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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집시의 시간(1988)>은 본국인 유고슬라비아에서 1988년 개봉한 후, 1989년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후에도 4년이 지나서야 우리나라에서 개봉했는데요. 당시에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에도 그랬고, 시간이 한참 지나고 다시 보아도 에밀 쿠스트리차가 들려주는 낯선 사람들의 낯선 삶의 이야기는 낯섦으로 인한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쿠스트리차 연출작 <아빠는 출장 중(1985)><언더그라운드(1995)>에도 출연했고, <집시의 시간(1988)>에서 주인공 메르한을 연기한 다보르 두이모비치가 우울증으로 인해 29세의 젊은 나이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사실이 더욱 충격적이고 안타까웠는데요. 메르한이라는 캐릭터가 겪은 막막한 삶, 순조롭지 않은 인생 이야기가 그를 연기한 배우의 실제 비극과 겹쳐졌습니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출신 작곡가이자 뮤지션인 고런 브레고비치 Goran Bregović는 <집시의 시간(1988)> 이후 쿠스트리차의 <애리조나 드림 Arizona Dream(1993)>과 <언더그라운드(1995)>의 음악을 맡았는데요. 어딘가 황량하고도 황망한 기운이 감도는 집시들의 이야기를 감싸는 브레고비치의 음악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Talijanska" Official Video by Goran Bregović(출처-고런 브레고비치 공식 유튜브 채널) 

 

 

[영화 정보]

국내 제목: 집시의 시간(1988)

원제: Dom za vešanje

영제: Time of the Gypsies

제작국가: 유고슬라비아/이탈리아/영국

감독: 에밀 쿠스트리차

캐스트: 다보르 두이모비치, 보라 토도로비치, 루비카 아조빅, 후스니야 하시모비치, 시놀리카 트르프코바, 자비트 메메도브, 엘비라 살리, 소아다 카리식 등

장르: 판타지/범죄/드라마

러닝타임: 142분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1993년 2월 6일(한국)/1988년 12월 21일(유고슬라비아)/1990년 2월 9일(미국)

 

주요 수상내역:

1989년 42회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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