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프 피어(1991) - 마틴 스콜세지와 로버트 드 니로의 일곱 번째 컬래버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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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프 피어(1991) - 마틴 스콜세지와 로버트 드 니로의 일곱 번째 컬래버레이션

※ 글 내용 중에 영화 <케이프 피어(1991)>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미국 소설가 존 D. 맥도널드 John D. MacDonald(1916~1986)>가 1957년 발표한 심리 스릴러 서스펜스 소설 《집행자 The Executioners》와 이를 원작으로 제임스 R. 웹 James R. Webb(1909~1974)이 연출한 영화 <케이프 피어 Cape Fear(1962)>를 리메이크한 마틴 스콜세지의 13번째 장편 연출작 <케이프 피어 Cape Fear(1991)>.

 

<비열한 거리 Mean Streets(1973)>를 시작으로 <택시 드라이버 Taxi Driver(1976)><성난 황소 Raging Bull(1980)> 등에 이은 스콜세지의 페르소나 로버트 드 니로 Robert De Niro와 스콜세지의 일곱 번째 협업작으로, 드 니로는 1962년작에서 로버트 미첨 Robert Mitchum(1917~1997)이 연기했던 맥스 케이디 역을 맡았습니다.

 

원작 영화에서 그레고리 펙 Gregory Peck(1916~2003), 폴리 버겐 Polly Bergen(1930~2014)이 연기했던 샘과 리 보든 부부는 닉 놀티 Nick Nolte와 제시카 랭 Jessica Lange이 연기했고, 원작에서 로리 마틴 Lori Martin(1947~2010)이 연기했던 보든 부부의 딸 낸시는 리메이크에서 줄리엣 루이스 Juliette Lewis가 맡은 다니엘 보든으로 이름도 바뀌고, 극 중 비중도 많아졌습니다.

 

그 외에 조 돈 베이커 Joe Don Baker, 일리아나 더글러스 Illeana Douglas, 프레드 톰슨 Fred Thompson(1942~2015) 등이 함께 출연했습니다.

 

놀티는 옴니버스 영화 <뉴욕 스토리 New York Stories(1989)> 중 스콜세지가 연출한 "인생수업 Life Lessons" 이후 스콜세지와 두 번째 작업이었고, 제시카 랭은 이후 어윈 윙클러 Irwin Winkler 감독의 <밤 그리고 도시 Night and the City(1992)>에 드 니로와 함께 출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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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로버트 미첨과 그레고리 펙(원작), 로버트 미첨, 그레고리 펙(각각 리메이크), 마틴 발삼(원작, 리메이크)(출처-구글 이미지)

원작에서 샘 보든을 연기했던 그레고리 펙은 리메이크에서 맥스 케이디의 변호사 리 헬러로, 원작에서 맥스 케이디 역을 맡았던 로버트 미첨은 리메이크에서 경찰서 부서장 엘거트로, 원작에서 경찰 마크 더튼 역을 맡았던 마틴 발삼 Martin Balsam(1919~1996)은 리메이크에서 판사 역을 맡아 깜짝 등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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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줄리엣 루이스(왼쪽)와 당시 연인이었던 브래드 피트(출처-구글 이미지)

맥스 역의 로버트 드 니로와 다니엘 역의 줄리엣 루이스는 각각 64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는데요. 드 니로는 이미 <대부 2 The Godfather Part II(1974)>와 <성난 황소(1980)>로 두 개의 오스카를 수상했었고, 루이스는 데뷔 3년 만에 생애 첫 아카데미 노미네이션이었습니다.

 

그해 남우주연상 부문에는 닉 놀티의 이름도 함께 있었는데요. <케이프 피어(1991)>가 아닌, 바브라 스트라이샌드 Barbra Streisand가 연출과 주연, 제작을 맡은 <사랑과 추억 The Prince of Tides(1991)>로 생애 첫 아카데미 후보에 노미네이트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해 남우주연상 수상자는 <양들의 침묵 The Silence of the Lambs(1991)>의 앤소니 홉킨스 Anthony Hopkins, 여우조연상 수상자는 <피셔 킹 The Fisher King(1991)>의 머세이디스 룰 Mercerdes Ruehl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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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 3,500만 달러(약 451억 원)가 투입된 <케이프 피어(1991)>는 1991년 11월 15일, 유니버설 픽쳐스 배급으로 북미 924개 극장에서 개봉, 첫 주말 수익 1,026만 달러(약 130억 원)로 전 주말 1위에 올랐던 <내 사랑 컬리 수 Curly Sue(1991)>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북미 최대 1,707개 극장에서 총 59주간 상영한 결과, 북미 최종 누적 수익 7,909만 달러(약 1,005억 원), 전 세계 최종 누적 수익 1억 8,230만 달러(약 2,319억 원)를 기록하여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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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북미 개봉 후 4개월이 지난 1992년 3월 14일 개봉, 서울 관객수는 13,712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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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제목인 '케이프 피어 Cape Fear'는 미국 남동부 노스캐롤라이나 해안의 볼드 헤드 섬에서 대서양 쪽으로 돌출된 곶의 지명으로, 영화 <케이프 피어(1991)>에서 샘과 맥스가 최후의 결투를 벌이는 장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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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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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샘 보든(닉 놀티)은 노스 캐롤라이나주(州) 뉴 에섹스에서 아내 리(제시카 랭)와 열다섯 살인 딸 다니엘 "대니"(줄리엣 루이스)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샘이 14년 전 변호를 맡았던 맥스 케이디(로버트 드 니로)가 16세 소녀 강간 혐의로 선고받았던 14년형을 채우고 막 출소합니다. 만약 샘이 당시 피해자의 문란한 사생활에 대한 증거를 숨기지 않았다면, 맥스는 14년보다는 훨씬 짧은 형을 선고받았을 수도 있고, 심지어 무죄 판결을 받는 일도 가능했을지 모릅니다.

 

당시 샘은 글자를 읽을 줄 모르는 문맹이었기 때문에, 샘은 자신이 증거를 인멸했다는 사실을 맥스가 알아챌 리 없다고 생각했으나, 맥스는 수감생활 동안 체력단련과 함께 악착같이 독학을 하여 법률에 통달하게 됩니다. 타고난 재능과 외골수 사이코패스 기질, 그리고 샘에 대한 복수심으로 맥스는 해박한 지식을 갖추어, 스스로 변호를 자처해 몇 차례 항소를 제기했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출소한 맥스는 오직 샘을 타깃으로 삼아, 샘과 샘의 가족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그들의 평온했던 삶을 옥죄기 시작합니다. 샘의 집 근처를 배회하며 지켜본다던가, 리가 애지중지하던 개가 원인불명의 의문사를 당하는 사건사고가 샘의 가족에게 벌어집니다. 이 모든 상황이 맥스의 계략임을 알아챈 샘은 경찰에 신고해 맥스를 체포당하게 노력하지만, 경찰 입장에서는 뚜렷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샘이 바라는 대로 맥스를 잡아갈 수도 없는 노릇.

 

그러던 어느 날, 맥스는 샘과 비밀리에 만나고 있는 카운티 법원에서 일하는 로리 데이비스(일리아나 더글러스)에게 접근하고,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해 로리가 심하게 다칩니다. 로리가 입원한 병실을 찾아간 샘은 이 또한 맥스의 짓임을 알고, 로리에게 맥스를 고소하라고 다그치지만, 그동안 비슷한 사건에 휘말린 피해자들을 지켜본 로리는 동료들에게 자신이 당한 일을 그대로 진술하는 일은 도저히 할 수 없다며 이를 거절합니다.

 

참다못한 샘은 사설탐정 클로드 커섹(조 돈 베이커)을 고용해 맥스를 감시하게 하고, 맥스의 다음 타깃은 샘의 딸 대니. 새로 온 연극 교사를 사칭한 맥스는 10대 청소년인 대니가 겪고 있는 심리적 불안감에 대해 기존의 다른 교사와 다른 색다른 조언을 건네며 대니의 환심을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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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선을 넘나드는 범죄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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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케이프 피어(1991)>는 로버트 드 니로와 닉 놀티, 제시카 랭, 줄리엣 루이스를 비롯한 주요 캐스트의 불꽃 튀는 연기 대결과 스콜세지의 빈틈없는 연출력이 결합해 128분 러닝타임 동안 쉴 틈이 거의 없이 관객의 숨통을 옥죄는 듯한 서스펜스가 압권인데요. 그 중심에는 샘과 샘의 가족을 괴롭히는 맥스가 악당인 건지, 아니면 과거 결정적인 증거를 숨겼을 뿐 아니라, 출소한 맥스를 공격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 샘이 더 나쁜 놈인지, 명쾌하게 구분 지을 수 없는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선이 있습니다.

 

1962년작 오리지널 영화에서는 당시 시대 상황 때문에 주요 설정을 삭제해야 했기 때문에, 리메이크와 비교했을 때 갈등 구조가 조금 헐겁기는 하지만, 날것 그대로의 악역을 연기한 로버트 미첨의 명연기는 압권이었는데요. 리메이크에서 드 니로가 연기한 맥스 케이디는 원작에서 미첨이 구현했던, 마치 뱀처럼 휘감는 듯 미끄덩거리는 섬뜩함과는 결이 다른, 표독스러우면서도 좀 더 치밀한 악역을 연기해, 등장하는 장면마다 화면을 압도합니다.

 

원작에서 그레고리 펙이 연기한 샘 보든에 비해 닉 놀티가 연기한 샘은 조금 더 복합적인 비열함을 갖춤으로써, 평면적인 피해자의 입장이 아니라, 마냥 편들어주기엔 애매한 그런 캐릭터로 거듭났습니다.

 

무엇보다 줄리엣 루이스가 연기한 대니는 특히나 1960년대 초 원작에서 딸 낸시와는 다른 1990년대 X세대 특유의 반항적이면서도 능동적인 역할로 바뀌어 가장 흥미로운 변화였는데요. 영화의 시작과 끝을 모두 대니가 열고 닫음으로, 스콜세지가 대니 캐릭터를 맥스 케이디 못지않은 비중으로 격상시켰고, 이는 줄리엣 루이스의 신들린 듯한 연기에 힘입어 기억에 남을 캐릭터로 남았습니다.

 

 

[영화 정보]

국내 제목: 케이프 피어(1991)

원제: Cape Fear(1995)

제작국가: 미국

감독: 마틴 스콜세지

캐스트: 로버트 드 니로, 닉 놀티, 제시카 랭, 줄리엣 루이스, 조 돈 베이커, 로버트 미첨, 그레고리 펙, 일리아나 더글러스 등

장르: 범죄/스릴러

러닝타임: 128분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1992년 3월 14일(한국)/1991년 11월 15일(미국)

 

주요 수상내역:

1992년 64회 아카데미 2개 부문 노미네이트 - 남우주연상(로버트 드 니로), 여우조연상(줄리엣 루이스)

1992년 49회 골든 글로브 어워즈 2개 부문 노미네이트 - 남우주연상(드라마부문)(로버트 드 니로), 여우조연상(줄리엣 루이스)

1993년 46회 영국 아카데미 BAFTA 2개 부문 노미네이트 - 촬영상, 편집상

 

1992년 42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1992년 26회 캔자스시티 영화평론가협회 여우조연상 수상(줄리엣 루이스)

1992년 4회 시카고 영화평론가협회 신인배우상 수상(줄리엣 루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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