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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1980년대

보통 사람들(1980) - 상처받은 가족, 그리고 파헬벨의 '캐논 Canon'

by 조브라이언 2023.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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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1980) - 상처받은 가족, 그리고 파헬벨의 '캐논 Canon'

※ 글 내용 중에 영화 <보통 사람들(1980)>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미국 배우이자 필름메이커 로버트 레드포드 Robert Redford의 장편 연출 데뷔작 <보통 사람들 Ordinary People(1980)>은 미국 소설가이자 각본가인 주디스 게스트 Judith Guest가 1976년 발표한 같은 제목의 소설을 원작으로, 미국 각본가 앨빈 사전트 Alvin Sargent(1927~2019)가 각색한 가족 드라마입니다.

 

도널드 서덜랜드 Donald Sutherland, 메리 타일러 무어 Mary Tyler Moore(1936~2017), 저드 허시 Judd Hirsch, 티모시 허튼 Timothy Hutton, 엘리자베스 맥거번 Elizabeth McGovern, M. 에멧 월시 M. Emmet Walsh, 디나 마노프 Dinah Manoff, 프레드릭 렌 Fredric Lehne, 제임스 시킹 James Sikking, 바질 호프먼 Basil Hoffman(1938~2021) 등이 출연한 <보통 사람들(1980)>은 1980년 당시 제작비 규모 620만 달러(현재 환율 기준 약 79억 원)로 제작되어, 1980년 9월 19일 파라마운트 픽쳐스 배급으로 북미에서 개봉, 북미 최종 누적 수익 5,476만 달러(약 699억 원), 전 세계 최종 누적 수익 9,000만 달러(약 1,150억 원)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53회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수상 당시 티모시 허튼(출처-구글 이미지)

1981년 3월 30일 개최 예정이었으나, 워싱턴 D.C. 에서 존 힌클리 주니어 John Hinckley Jr. 가 당시 미국 대통령이었던 로널드 레이건 Ronald Reagan(1911~2004) 암살 시도 사건이 벌어지는 바람에, 다음 날인 3월 31일로 하루 미뤄 열린 5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그리고 티모시 허튼이 남우조연상 등 총 4개 부문을 수상하면서 그해 최다 부문 수상작이 되었습니다. 특히 티모시 허튼은 수상 당시 20세로 2023년 현재까지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최연소 수상자로 남아 있습니다.


강석우(맨 왼쪽), 유지인(맨 오른쪽) 배우가 출연한 KBS1 일일 드라마 <보통 사람들>(출처-구글 이미지)

1982년 9월부터 1984년 5월까지 방영한 KBS1 일일 드라마 <보통 사람들>은 제목만 같을 뿐, 영화 <보통 사람들(1980)>과 전혀 관련이 없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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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빈(도널드 서덜랜드)과 베스 재럿(메리 타일러 무어)은 시카고 북부 부유층이 모여 사는 교외 레이크 포레스트에 사는 중상류층 부부로 큰 아들 벅(스콧 도블러)을 갑작스러운 사고로 잃고, 둘째 아들 콘래드(티모시 허튼)가 자살 시도를 했다가 가까스로 목숨을 구하는 등 예기치 못했던 고통에 시달렸지만, 이제는 이전의 평범한 삶으로 돌아가려 애쓰는 중입니다.

 

정신병원에 넉 달 동안 입원했던 콘래드가 집으로 돌아오지만, 부모와 친구 모두로부터 소외감을 느끼고 정신적인 방황을 멈추지 못합니다. 그러던 중, 정신과 전문의 타이론 버거(저드 허시)를 만나 상담을 받지만, 버거는 콘래드가 형 벅을 결국 죽음으로 내몬 항해 사고에 뭔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챕니다. 콘래드는 끔찍한 사고를 겪으며 생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고, 우울한 자신의 감정에 대처하기 위한 도움이 절실한 상황입니다.

 

캘빈은 사고에서 살아남은 콘래드와의 관계도 회복하고 싶어 하고, 사랑하던 아들 벅을 잃은 상실감에 젖어있지만 겉으로는 침착함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베스를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베스가 벅을 편애했었던 것도 사실이고, 콘래드의 자살 시도로 인해 콘래드에게 냉담해졌습니다. 하지만 베스는 완벽하고 정상적인 가족의 모습을 유지하기로 마음먹었고, 그렇게 힘을 다해 애를 쓰면 쓸수록 콘래드의 소외감은 점점 더 커져만 갑니다.

 

한편, 버거와의 심리상담을 이어가던 콘래드는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기보다는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배워가기 시작합니다. 그러던 중, 콘래드는 자신이 잊고 사는 삶에 대한 희망을 찾는 일을 도와주는 학교 친구 제닌(엘리자베스 맥거번)과 데이트를 시작하지만, 여전히 부모와 다른 학교 친구들과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으며 그들과의 관계를 회복하지 못합니다.


평범한 이야기 속에 품고 있는 비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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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배우로 데뷔한 후, <내일을 향해 쏴라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1969)><추억 The Way We Were(1973)><스팅 The Sting(1973)> 등으로 대표되는 할리우드 톱스타인 로버트 레드포드가 연출로 영역을 확장한 첫 작품인 <보통 사람들(1980)>은 백인 중산층 가족의 갈등을 담담한 시선으로 그린 상처와 치유에 대한 드라마로 레드포드에게는 성공적인 감독 데뷔전을 가능하게 한 작품인데요.

 

배우 출신의 감독이 연출 데뷔작으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수상하면서 그의 연출력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하기도 했을 겁니다. 마침 <보통 사람들(1980)>이 작품상을 수상했던 53회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작은 마이클 앱티드 Michael Apted(1941~2021) 감독의 <광부의 딸 Coal Miner's Daughter(1980)>, 데이비드 린치 David Lynch 감독의 <엘리펀트 맨 The Elephant Man(1980)>, 마틴 스콜세지 Martin Scorsese 감독의 <성난 황소 Raging Bull(1980)>, 로만 폴란스키 Roman Polanski 감독의 <테스 Tess(1980)>였는데요.


53회 아카데미 시상식 당시, (뒷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메리 타일러 무어, 티모시 허튼, 로버트 레드로트, 도널드 서덜랜드, 제작자 로널드 L. 슈워리, 남우주연상 시상자 샐리 필드, 마이클 잭슨(출처-구글 이미지)

특히 스콜세지 최고의 걸작으로 첫 손에 꼽히는 <성난 황소(1980)>가 작품상, 감독상을 놓치게 되면서, 역대 최악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꼽을 때 <보통 사람들(1980)>이 언급되는 경우가 가끔 있기는 합니다. 아카데미 수상 여부에 따라 <보통 사람들(1980)>이 <성난 황소(1980)>보다 더 훌륭한 작품이라고 결론지을 수도 없듯이, <보통 사람들(1980)>의 수상이 완전히 잘못된 결과라고 호도할 수는 없습니다. 어차피 아카데미상 수상 결과는 아카데미 회원들의 표심이 가는 대로 정해지는 익명 투표에 따른 결과이기 때문인지라, 그해 아카데미 회원들의 마음이 <보통 사람들(1980)> 쪽으로 더 쏠렸다고 해서 그 결과를 비난만 할 수는 없겠죠.

 

영화 <보통 사람들(1980)>은 상처받은 가족을 바라보는 다소 건조한 시선을 머금고, 상처를 회복하는 과정을 과도한 감정으로 몰아넣지 않는 레드포드의 선명한 의도가 제대로 반영된 수작임은 분명합니다.

 

특히 재럿 가족 구성원인 캘빈, 베스를 연기한 도널드 서덜랜드와 메리 타일러 무어, 그리고 극의 중심이 되는 캐릭터 콘래드를 연기한 티모시 허튼의 연기가 잔잔해 보이는 드라마에 격정적인 감정의 파장을 일으킵니다.

 

바로크 시대 독일 작곡가였던 요한 파헬벨 Johann Pachelbel(1653~1706)의 '캐논 Canon'이 흐르며, 베스가 집을 떠난 후 둘이 남게 된 캘빈과 콘래드를 쓸쓸히 비추면서 마무리되는 엔딩 시퀀스는 결국 재럿 가족이 상처를 완전히 회복했다고 결론짓기에는 아직 남은 이야기가 많다는 느낌을 주어, 일종의 열린 결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정보]

국내 제목: 보통 사람들(1980)

원제: Ordinary People

제작국가: 미국

감독: 로버트 레드포드

캐스트: 도널드 서덜랜드, 메리 타일러 무어, 저드 허시, 티모시 허튼, 엘리자베스 맥거번, M. 에멧 월시, 디나 마노프, 프레드릭 렌, 제임스 시킹, 바질 호프먼 등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24분

관람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1980년 9월 19일(미국)

 

주요 수상내역:

1981년 53회 아카데미 4개 부문 수상 -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티모시 허튼), 각색상

1981년 53회 아카데미 6개 부문 노미네이트 -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메리 타일러 무어), 남우조연상(저드 허시, 티모시 허튼), 각색상

 

1981년 33회 미국 감독조합 DGA 어워즈 감독상 수상

1981년 33회 미국 작가조합 WGA 어워즈 각색상 수상

1981년 38회 골든 글로브 어워즈 5개 부문 수상 - 작품상(드라마), 감독상, 여우주연상(드라마)(메리 타일러 무어), 남우조연상(티모시 허튼), 신인 남자배우상(티모시 허튼)

 

1981년 52회 내셔널 보드 오브 리뷰 어워즈 3개 부문 수상 - 작품상, 감독상, Top 10 영화

1981년 6회 로스앤젤레스 영화평론가협회상 남우조연상 수상(티모시 허튼)

1980년 캔자스 시티 영화평론가협회상 3개 부문 수상 -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티모시 허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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