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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2000년대

괴물(怪物)(2006) - 예리한 풍자와 거대한 상상력이 빚어낸 봉준호 감독 최초의 천만 영화

by 조브라이언 2023.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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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怪物)(2006) - 예리한 풍자와 거대한 상상력이 빚어낸 봉준호 감독 최초의 천만 영화

※ 글 내용 중에 영화 <괴물(怪物)(2006)>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플란다스의 개 Barking Dogs Never Bite(2000)>로 데뷔한 후, 두 번째 연출작 <살인의 추억 Memories of Murder(2003)>의 성공에 이은 봉준호 감독의 세 번째 장편 연출작 <괴물(怪物) The Host(2006)>은 한강에 나타난 괴생명체로 인해 한 가족이 겪는 희로애락과 흥망성쇠를 그린 SF 액션 어드벤처 스릴러이자 블랙 코미디, 재난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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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2003)>에 이어 송강호 배우가 어딘가 한구석이 모자란듯한 박강두를, 박해일 배우가 강두의 동생이자 운동권 출신 박남일을 연기했고, <플란다스의 개(2000)>에 이어 변희봉 배우가 강두의 아버지 박희봉을, 배두나 배우가 강두의 동생이자 국가대표 양궁 선수 박남주 역을 맡았습니다.

 

2004년 KBS 2 어린이 드라마 <울라불라 블루짱(2004)>으로 데뷔했던 고아성 배우가 강두의 딸 현서 역을 맡으면서 첫 장편 영화 주연에 캐스팅되었고, 주한미군 부대 의사 더글라스 역의 미국 배우 스콧 윌슨 Scott Wilson(1942~2018), 남일의 운동권 출신 선배 뚱게바라 역에 임필성 감독이 함께 출연했습니다.

 

역시 <살인의 추억(2003)>에서 송강호 배우가 연기한 박두만 형사를 따라 하던 어린이를 연기했고, <효자동 이발사 The President's Barber(2004)>에서 송강호 배우의 아들을 연기했던 이재응 배우가 노숙자 소년 세진, 윤제문 배우가 노숙자를 연기했고, 한강 괴물 목소리는 오달수 배우가 맡았습니다. 그리고 전직 MBC 기자이자 뉴스데스크 앵커였고, 현재 MBN 앵커인 최일구 앵커도 극 중 뉴스앵커로 등장합니다.


송강호 배우는 <살인의 추억(2003)><괴물(2006)> 이후 봉준호 감독 연출작 <설국열차 Snowpiercer(2013)><기생충(2019)>에도 출연했고, 고아성 배우도 송강호 배우와 함께 <설국열차(2013)>에 출연했습니다. 변희봉 배우는 <플란다스의 개(2000)><괴물(2006)>에 이어 <옥자 Okja(2017)>에도 출연해 봉준호 감독 연출작 세 편에 이름을 올렸고, 배두나 배우와 송강호 배우는 이후 우민호 감독의 <마약왕 The Drug King(2018)>에서 상대역으로 다시 만났습니다.

 

송강호, 박해일 배우는 <괴물(2006)>에서 형제를 연기한 이후 13년이 지나 <나랏말싸미 The King's Letters(2019)>에서 세종대왕과 신미스님을 연기했습니다.


<괴물(2006)>에서 발동동 아줌마를 연기한 라미란 배우(출처-구글 이미지)

<괴물(2006)> 출연 당시에는 신인급이었던 라미란 배우가 한강에 괴물이 나타나고 아들을 잃어버려 발을 동동 구르는 엄마 역으로 잠깐 출연했는데요. 극 중 이름은 따로 없이 크레디트에 '발 동동 아줌마 - 나미란'으로 역할과 이름이 올라갔습니다.


2006년 59회 칸영화제 패럴렐 섹션인 감독주간에 초청되어, 봉준호 감독에게는 첫 칸영화제 입성작으로 전 세계 최초 공개된 후 호평을 받았고, 그 기세를 몰아 2006년 7월 27일 전국 618개 스크린에서 개봉, 첫 주말 전국 관객수 173만 명으로 이전에 개봉했던 <한반도 Hanbando(2006)><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 Pirates of the Caribbean: Dead Man's Chest(2006)> 등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로 데뷔했습니다.

 

이후 2주 차 주말 관객수 166만 명, 3주 차 주말 관객수 103만 명, 4주 차 주말 관객수 72만 명, 5주 차 주말 관객수 42만 명으로 5주 연속 1위를 지켰고, 전국 최종 누적 관객수 1,301만 명을 돌파하며 통산 네 번째 천만영화가 되었고, 2006년 당시 기준으로 기존 최고 기록이었던 <왕의 남자 King and the Clown(2005)>(12,302,831명)의 기록을 깨고 최고 흥행작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괴물(2006)>은 최고 흥행 기록 수립뿐 아니라, 2006년 27회 청룡영화상, 5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2007년 43회 백상예술대상, 44회 대종상, 1회 아시안 필름 어워즈 등 주요 시상식에서도 작품상, 감독상 등 주요 부문에서 수상했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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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미 8군 용산기지. 미군 장교이자 병리학자 더글러스(스콧 윌슨)가 한국인 군무원 김 씨(김학선)에게 먼지가 잔뜩 앉은 포름알데히드 병을 싹 비우고 폐기하라는 지시를 내립니다. 김 씨는 독극물인 포름알데히드를 하수구에 그냥 버리면 한강으로 흘러들어 갈 거라며 반대하지만, 더글러스는 한강은 넓으니 마음도 넓게 가지자며 당장 지시에 따르라 종용합니다. 결국 싱크대 개수구를 통해 포름알데히드를 버리기 시작하는 김 씨. 그런데 김 씨가 버리는 독극물 병은 적어도 수십 개는 넘어 보입니다.

 

2002년, 잠실대교 북단. 한강에서 낚시를 즐기던 남자 두 명(맹봉학, 손진환)이 난생처음 보는 기이한 형태의 생물을 발견하고 컵에 담지만, 이상한 생물은 꿈틀대다 컵 밖으로 빠져나와 한강으로 달아납니다.

 

2006년, 한강대교 위에서 뛰어내려 자살하려는 남자가 발아래 한강 물속에 뭔지 모르겠지만 거대하고 까만 것이 있다고 중얼거립니다. 자살을 막으려던 지인들은 그 남자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아듣지 못하고, 남자는 끝내 한강대교 아래로 몸을 날립니다.

 

자신을 끔찍이 여기는 아버지 박희봉(변희봉)과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강두(송강호)는 오늘도 변함없이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는 주말 오후에 매점 안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습니다. 그런 강두를 보다 못한 희봉은 강두에게 주문 들어온 오징어를 구우라고 재촉하고, 마지못해 오징어를 굽다가 다리 하나를 먹어치운 강두는 애지중지하는 딸 현서(고아성)가 학교를 마치고 오는 모습을 보고는 반갑게 달려가다 넘어집니다.

 

학부모 참관수업에 아버지 강두 대신 삼촌 남일(박해일)이 술냄새를 풍기며 왔다고 투덜대는 현서는 잘 터지지도 않은 휴대전화에 대한 불만을 강두에게 털어놓고는 매점 안 TV에서 생중계되는 고모 남주(배두나)가 출전한 양궁 선수권 대회를 숨죽여 지켜봅니다. 현서와 함께 남주의 경기를 지켜보던 강두를 불러낸 희봉이 강두에게 방금 전 배달 갔던 구운 오징어 다리가 아홉 개였다는 항의가 들어왔다며 서비스 캔맥주와 새 오징어를 얼른 다시 갖다주고 오라 시킵니다.

 

구시렁대며 다시 오징어와 캔맥주를 배달하던 강두는 저 멀리 뭔가를 보느라 정신 팔린 사람들 틈에서 끼어 응시합니다. 서강대교에 대롱대롱 매달린 괴생명체인지 뭔지가 한강 물속으로 떨어지고, 이내 사람들이 모인 강 가장자리로 헤엄쳐 오자 강두는 캔맥주 하나를 물속으로 던지고, 꼬리인지 촉수인지 강두가 던진 캔맥주를 날름 낚아챕니다. 강두는 방금 전까지 괴생명체를 보느라 정신 팔려있던 손님에게 오징어와 캔맥주를 건네고 다시 매점으로 돌아가려는데, 방금 전 그 괴생명체가 어느새 지상으로 올라와 사람들을 덮치고 있습니다.

 

이내 한강시민공원은 아수라장이 되고, 강두는 인파에 휩싸여 이리 뛰고 저리 뛰며 괴생명체를 피해 달아납니다. 매점 안에서 TV 생중계를 보고 있던 희봉과 현서는 남주가 마지막 경기에서 활시위를 당기지 못하는 바람에 결승 진출에 실패하자 크게 안타까워하고, 마침 밖으로 나온 현서가 사람들이 뒤엉켜 아비규환이 된 상황을 보게 되고, 갑자기 나타난 강두가 현서의 손목을 잡고 달아나기 시작합니다.

 

한참 달리다 넘어진 강두는 금세 정신을 차리고 다시 현서의 손을 잡고 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현서가 아닌 낯선 여자아이였습니다. 현서는 방금 전 강두와 넘어진 그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추스르던 중, 뒤에서 나타난 괴생명체의 꼬리에 온몸이 휘감긴 채 한강 물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사라져 버립니다.

 

한강시민공원에 나타난 괴생명체에 의해 희생당한 사망자들의 영정 사진을 모아둔 합동분향소. 경기에서 딴 동메달을 손에 뒤고 달려온 남주와 소주병나발을 불며 비틀비틀거리며 나타난 남일, 그리고 눈앞에서 현서가 사라지는 것을 목격한 강두와 희봉이 현서의 영정사진 앞에 모이지만, 갑작스러운 현서의 다들 제정신이 아닙니다.

 

잠시 후, 노란색 방역복을 입은 남자(김뢰하)가 분향소에 나타나더니 대낮에 출몰한 괴생명체와 접촉했거나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은 모두 손을 들라고 말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부터 하라는 남일의 외침과 아랑곳없이 남자는 유가족들을 다그치는데, 마침 강두가 괴생명체를 직접 만진건 아니지만 피가 얼굴에 튀었다고 말하는 바람에 갑자기 비닐포대에 결박당하듯 끌려갑니다.

 

아직 원인을 알아내지 못했지만 혹시라도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지도 모른다며 강두를 비롯한 가족들은 모두 병원에 강제입원 당합니다.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해 배가 몹시도 고팠던 강두가 골뱅이 통조림을 따서 배를 채우고 있던 순간, 강두의 휴대전화가 울립니다. 받아보면, 이미 죽은 줄 알았던 현서가 어딘가 커다란 하수구에 갇혀있다고 울며 외치는 소리. 하지만 신호가 제대로 잡히지 않은 탓에 지지직거리는 소리와 현서의 외침이 뒤엉켜 강두가 그 말을 똑바로 알아듣기 어렵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괴물에 의해 죽은 줄 알았던 현서가 살아있다는 사실! 강두와 가족들은 현서를 찾기 위해 일단 병원부터 빠져나가야 합니다.


블랙 코미디와 괴수물이 합쳐진 최상의 엔터테인먼트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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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첫 공개 이후 20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고, 그사이 COVID-19 팬데믹이라는 전 세계적으로 창궐한 바이러스의 시대를 겪는 중에 다시 본 <괴물(2006)>에 대한 느낌은 조금 달랐는데요. 물론 영화 속에서는 아무 실체도 없는 바이러스 공포증으로 난리법석을 떨다 말았지만, 실제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인해 3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온 지구가 공포감에 휩싸였던 현실은 영화보다 더욱 영화 같은 상황이기도 했죠.

 

영화 속에서 괴생명체의 원흉이 된 독극물 무단 방출의 주체도, 실체 없는 바이러스로 인한 공포감 조성도, 모두 미국이라는 나라의 행위였다는 데에 집중하면서 예리한 풍자의 날을 세우면서도, '한강에 괴물이 나타난다면?'에서 출발한 봉준호 감독의 상상력과 괴수물을 창조하기 위한 당시 최고의 기술력이 합쳐져 극강의 엔터테인먼트 무비가 되었고, 봉준호 감독의 대표작을 단 한 편만 꼽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겠지만, 국내 총 관객수 기준으로는 현재까지 최고 기록을 유지하고 있기도 합니다.

 

송강호 배우를 위시한 주요 캐스트의 빈틈없는 연기와 이병우 음악감독의 오리지널 스코어, 김형구 촬영감독, 류성희 미술감독 등 최상의 배우들과 기술이 더해져, 2006년 당시 기준으로 최고 흥행작 1위에 오를 정도로 관객들로부터 크게 호응을 얻었는데요. 두 시간 남짓한 러닝타임 동안 단 1분 1초의 허튼 순간 없이 꽉 짜인 플롯이 중심을 잡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영화 정보]

제목: 괴물(怪物)(2006)

영제: The Host

제작국가: 한국

감독: 봉준호

캐스트: 송강호, 변희봉, 박해일, 배두나, 고아성 등

장르: SF/모험/액션/스릴러/코미디

러닝타임: 119분

관람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2006년 7월 27일

 

주요 수상내역:

2006년 59회 칸영화제 감독주간 초청

 

2006년 27회 청룡영화상 6개 부문 수상 - 작품상, 남우조연상, 신인여우상, 조명상, 기술상, 한국영화 최다관객상

2006년 5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6개 부문 수상 - 작품상, 감독상, 촬영상, 조명상, 시각효과상, 음향상

2006년 7회 부산 영화평론가협회상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

2007년 1회 아시안 필름 어워즈 4개 부문 수상 - 작품상, 남우주연상(송강호), 촬영상, 시각효과상

2007년 43회 백상 예술대상 영화부문 작품상 수상

2007년 44회 대종상 2개 부문 수상 - 감독상, 편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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