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사부일체(頭師父一體)(2001) - 'JK 월드'의 서막(序幕)
※ 글 내용 중에 영화 <두사부일체(頭師父一體)(2001)>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해운대(海雲臺) Haeundae(2009)><국제시장(國際市場) Ode to My Father(2014)>로 '쌍 천만 감독'에 등극한 한국의 감독이자 제작자이자 각본가인 윤제균 감독의 장편 연출데뷔작 <두사부일체(頭師父一體) My Boss, My Hero(2001)>는 군주(임금)와 스승과 아버지는 하나라는 한자어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에서 군주 대신 (조폭) 두목(頭目)의 '두'를 넣어 만든 제목을 가진 코미디 액션 영화입니다.
조직폭력배 중간 보스 계두식 역의 정준호 배우를 비롯, 정웅인, 정운택, 오승은, 송선미, 박준규, 강성필, 기주봉, 윤문식, 고명환, 김상중 배우 등이 출연한 <두사부일체(2001)>는 2001년 12월 14일, 전국 관객수 400만 명을 기록한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 Harry Potter and the Sorcerer's Stone(2001)>보다 하루 뒤에 개봉, 서울 관객수 120만 명, 전국 관객수 330만 명을 동원해 흥행에 크게 성공했습니다.
<두사부일체(2001)>의 성공에 이어 속편 <투사부일체 My Boss, My Teacher(2006)>가 전국 관객수 610만 명을 기록하며 전편을 넘어서는 흥행 성적을 거뒀으나, 뒤이어 제작된 3편 <상사부일체 The Mafia, The Salesman(2007)>은 전국 관객수 94만 명으로 시리즈 이전 작품들에 비해 낮은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두사부일체(2001)>는 나가세 토모야(長瀬智也) Tomoya Nagase, 아라가키 유이(新垣結衣) Yui Aragaki 주연의 일본 드라마 <마이 보스 마이 히어로 マイ☆ボス マイ☆ヒーロー(2006)>로 리메이크되어 2006년 7~9월 일본 닛폰 테레비를 통해 방영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드라마로 리메이크 예정이라고 합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조직폭력배 조직 영동파 중간 보스인 계두식(정준호)은 훤칠한 외모와 남다른 싸움 실력 등을 겸비한 조직 내 보배와도 같은 존재이지만, 멀쩡한 외모와 달리 입만 열면 드러나는 무지함 때문에 보스 오상중(김상중)의 총애를 받는 와중에 조직 내 반대파의 견제 대상이 됩니다.
금싸라기 명동 지역의 패권을 이어받을 일순위임에도 두식의 치명적인 약점인 학벌을 보강하기 위해 보스 상중은 두식에게 고등학교 졸업장을 따오라고 말합니다. 거역할 수 없는 지시에 따르기 위해 두식의 수하인 무늬만 엘리트 김상두(정웅인)와 두식 못지않은 무지함을 뽐내는 대가리(정운택)는 상춘고등학교에 두식을 부정입학 시키기 위해 관리 중이던 단란주점 두 곳을 처분합니다.
대략 어려 보이는 두식의 외모에 맞춰 스무 살의 만학도로 재설정된 두식의 험난한 고등학교 생활이 시작됩니다.
조폭 코미디와 학교비리, 눈물과 감동, 액션이 한데 뒤섞인 잡탕
2000년대 초반, <가문의 영광 Married to the Mafia(2001)><조폭 마누라 My Wife is a Gangster(2001)> 등 이른바 '조폭 코믹 액션'을 표방한 일련의 기획 영화들이 중박 이상의 흥행 성적을 기록하면서, 서로 앞다투어 유사한 소재와 내용의 '조폭 영화'들을 양산해 냈습니다. 개중에는 앞서 언급한 흥행 성공작들이 거둔 결과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흥행에 참패한 영화들이 많았는데요. 그런 와중에 <두사부일체(2001)>는 21세기 할리우드 최고의 히트 시리즈 중 하나인 '해리 포터' 1편과 같은 주에 개봉하는 초강수를 뒀음에도 전혀 외면당하지 않고 당당히 흥행 성공작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810만 명이 관람해 당시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이었던 <친구 Friend(2001)>로 스타덤에 오른 정운택 배우나 MBC 시트콤 <세 친구(2000~2001)>로 남다른 개그감각을 내세웠던 정웅인 배우가 주로 말장난 개그를 도맡아 등장하는 장면마다 안간힘을 쓰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억지개그를 남발합니다. 굳이 하나 예를 들자면, 어떤 상황에서 정웅인 배우가 연기한 김상두가 "이런 일은 라스 베가스에서는 상상도 못 한다"라고 하면, 상대방이 라스 베가스를 가봤냐고 묻고, 김상두는 아니라고 답하는 장면이 몇 번 반복됩니다.
하지만 <두사부일체(2001)>는 말장난 개그로만 점철된 '코미디' 영화가 아닙니다. 극 중 상춘고로 등장하는, 실제 상문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사학재단 비리를 노골적으로 가져다 재현하면서 사회 문제에 대한 한 꼭지도 극 전개에 할애합니다. 거기엔 학교 일진이면서 부유층 자제가 등장하고, 우등생이지만 찢어지게 가난한 여자 주인공의 대립 관계도 어김없이 등장하는데요. 악역 김지혜 역을 연기한 박탐희 배우의 데뷔작이기도 한 가운데, 연기가 다소 설익은 것은 둘째치고 악역 캐릭터로서의 깊이나 매력도 없어서 극의 갈등 구조에는 별반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오승은 배우가 연기한 비련의 주인공 윤주 캐릭터도 밋밋하기는 마찬가지.
어차피 가고자 하는 방향은 확실하고, 이야기가 어떤 식으로 흘러가고 어떻게 결말지어질 지도 빤히 보이기에 오히려 '부담 없이' 웃고 즐길 수 있는 영화로 포지셔닝되었기에 흥행작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었던 듯합니다. <두사부일체(2001)>를 시작으로 우리가 익히 잘 아는 'JK 월드'의 필모그래피가 켜켜이 쌓여오고 있습니다.
[영화 정보]
제목: 두사부일체(頭師父一體)(2001)
영제: My Boss, My Hero
제작국가: 한국
감독: 윤제균
캐스트: 정준호, 정웅인, 정운택, 오승은, 송선미, 박준규, 강성필, 기주봉, 윤문식, 고명환, 최유란, 박탐희, 이시연, 김상중 등
장르: 코미디/액션
러닝타임: 98분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2001년 12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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