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셉션(2021) - 서로 속고 속이는 운명의 먹이 사슬
※ 글 내용 중에 영화 <디셉션(2021)>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킹스 앤 퀸(Rois et reine) Kings and Queen(2004)><크리스마스 이야기(Un conte de Noël) A Christmas Tale(2008)> 등을 연출한 프랑스 감독이자 각본가 아르노 데플레솅 Arnaud Desplechin이 쥘리 페르 Julie Peyr와 공동 각색을 하고 연출을 맡은 <디셉션(Tromperie) Deception(2021)>은 미국 작가 필립 로스 Philip Roth(1933~2018)
가 1990년 발표한 같은 제목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로맨스 드라마입니다.
<히든 Caché(2005)><카페 벨에포크 La Belle Époque(2019)> 등에 출연한 그리스계 프랑스 배우 드니 포달리데스 Denis Podalydès, <007 노 타임 투 다이 No Time to Die(2021)><가장 따뜻한 색, 블루(La Vie d'Adèle – Chapitres 1 & 2) Blue Is the Warmest Color(2013)> 등에 출연한 프랑스 배우 레아 세이두 Léa Seydoux, <내 안의 남자 Mon Homme(1996)>로 46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던 프랑스 배우 아누크 그랑베르 Anouk Grinberg, 데플레셍 감독의 전작 중 <킹스 앤 퀸(2004)>를 비롯, <내 심장이 건너뛴 박동(De battre mon cœur s'est arrêté) The Beat That My Heart Skipped(2005)> 등으로 낯익은 프랑스 배우 엠마뉴엘 드보스 Emmanuelle Devos 등이 출연했습니다.
<디셉션(2021)>은 2021년 74회 칸영화제 칸 프리미어 섹션에 초청되어 전 세계 최초 공개된 후 프랑스에서 같은 해 12월 8일 개봉했고, 우리나라에서는 2022년 10월 20일 개봉했습니다.
영화와 원작 소설의 제목인 '디셉션 Deception'은 '기만, 속임수, 사기' 등을 뜻합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초로(初老)의 작가 필립(드니 포달리데스)은 런던에서 집필 작업을 하던 중, 한 영국 여성(레아 세이두)을 만납니다. 아내(아누크 그랑베르) 이외의 여성들과의 만남을 통해 영감을 얻어오던 필립은 영국 여성과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하고, 뉴욕에서 투병 중인 옛 연인 로잘리(엠마뉴엘 드보스)와도 전화를 통해 근황을 주고받고, 아내로부터는 결혼 생활에 충실하지 못하다며 비난을 받습니다. 하지만 필립은 자신의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자신의 상상력에서 탄생한 허구일 뿐이라며, 자신에게는 완전한 창조적 자유가 있음을 설파합니다.
부분적 요소들은 그럴 듯 하지만 전체적 구조는 아리송한 메타픽션
<디셉션(2021)>은 극 중 이름도 없이 '영국 여성'을 연기한 레아 세이두 본연의 매력은 장면마다 돋보이지만, 불친절한 서사와 불륜과 로맨스 사이에 모호하게 쳐진 경계선으로 인해 감정적으로 동화되거나 이입하기 어려운, 깍쟁이 같은 영화입니다. 챕터마다 소제목을 달고 전개되지만, 내러티브에 충실하기보다는 매 챕터마다 분절된 대화와 한숨만이 화면을 지배하기 때문에, 결국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디셉션'이라는 제목의 소설을 발표하는 것으로 마지막 챕터가 꾸려질 때엔 지금까지 어떤 내용들이 펼쳐졌는지 다시 되짚어보고 싶지만, 또다시 돌이키고 싶지 않은 양가감정에 휩싸입니다. 아르노 데플레솅의 영화들이 친숙하지는 않지만, 그의 이전 작 몇 편을 봤을 때 <디셉션(2021)>이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그렇게 매력적인 작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영화 정보]
국내 제목: 디셉션(2021)
원제: Tromperie
영제: Deception
제작국가: 프랑스
감독: 아르노 데플레솅
캐스트: 드니 포달리데스, 레아 세이두, 엠마뉴엘 드보스, 아누크 그랑베르 등
장르: 로맨스/드라마
러닝타임: 105분
관람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2022년 10월 20일(한국)/2021년 12월 8일(프랑스)
주요 수상내역:
2021년 74회 칸영화제 칸 프리미어 초청
[관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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