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우(2004) - 제임스 완의 기념비적 데뷔작
※ 글 내용 중에 영화 <쏘우(2004)>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미국 공포 영화 <쏘우 Saw(2004)>는 말레이시아계 호주 필름메이커 제임스 완(溫子仁) James Wan 감독의 장편 연출 데뷔작이자 '쏘우 프랜차이즈'의 첫 번째 영화입니다.
제임스 완은 <쏘우(2004)>를 시작으로 이후 <컨저링 유니버스 The Conjuring Universe>로 불리는 일련의 공포 영화 시리즈와 <인시디어스 Insidious> 시리즈의 연출, 각본, 제작으로 장르 영화계에 한 획을 그었는데요. 제임스 완과 함께 여러 작품을 함께 작업한 호주 각본가이자 배우, 제작자이자 감독인 리 워넬 Leigh Whannell이 제임스 완과 함께 구상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시나리오를 썼습니다.
호주에서 제작비를 구하던 완과 워넬은 16mm 카메라로 이틀 동안 촬영한 7분 분량의 단편 영화를 우선 완성하고, 이를 토대로 제작비 조달을 위한 피칭을 했고, 결국 120만 달러(약 16억 원)의 제작비를 조달하는 데 성공합니다.
<쏘우(2004)>의 주요 캐스트로는 각본을 쓴 리 워넬을 비롯, 영국 배우 캐리 엘위스 Cary Elwes, 미국 배우 대니 글로버 Danny Glover, 모니카 포터 Monica Potter, 마이클 에머슨 Michael Emerson, 켄 렁(梁振邦) Ken Leung, 토빈 벨 Tobin Bell 등이 출연했습니다.
순제작비 70만 달러(약 9억 원)라는 초저예산으로 18일간 촬영한 <쏘우(2004)>는 2004년 1월에 열린 선댄스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었고, 이때 라이언스게이트가 전 세계 배급권을 획득하면서 2004년 9월 열린 토론토 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공개된 것을 시작으로 영화제에서의 관객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따라 핼러윈에 맞춰 북미 극장 개봉을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2004년 10월 29일 북미 2,315개 극장에서 개봉, 첫 주말 수익 1,827만 달러(약 244억 원)로 총제작비 120만 달러(약 16억 원)의 15배에 달하는 수익을 기록했습니다.
이후 북미 최대 2,467개 극장에서 총 10주간 상영한 결과, 북미 최종 누적 수익 5,518만 달러(약 737억 원), 전 세계 최종 누적 수익 1억 309만 달러(약 1,378억 원)로 총제작비의 100배가 넘는 수익을 남기며 흥행에 크게 성공했습니다.
<쏘우(2004)>의 성공 이후, 첫 번째 속편 <쏘우 2 Saw II(2005)>가 다음 해인 2005년 개봉한 것을 시작으로, 일곱 번째 영화 <쏘우 3D Saw 3D(2010)>까지 매년 핼러윈 시즌에 맞춰 속편들이 개봉했습니다. 그러다 7년 간 공백 끝에 2017년, 여덟 번째 영화 <직쏘 Jigsaw(2017)>가 개봉했고, 스핀 오프 <스파이럴 Spiral(2021)>이 개봉한 지 2년 만인 2023년 9월, <쏘우(2004)>의 내용에서 곧바로 이어지는 속편이자 '쏘우 프랜차이즈'의 10번째 영화 <쏘우 X Saw X(2023)>가 개봉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 3월 10일 개봉, 첫 주말 전국 관객수 93,363명으로 <마파도 Mapado: Island of Fortunes(2005)><밀리언 달러 베이비 Million Dollar Baby(2004)><Mr. 히치: 당신을 위한 데이트 코치 Hitch(2005)><말아톤 Marathon(2005)>에 이어 박스오피스 5위로 데뷔했고, 전국 최종 누적 관객수는 255,636명이었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허름한 어느 지하실에서 깨어난 사직작가 애덤(리 워넬). 보면, 발목이 파이프에 족쇄와 쇠사슬로 묶여 있습니다. 같은 욕실 안 건너편에는 종양학자 로렌스 고든 박사(캐리 엘위스)도 역시 족쇄와 쇠사슬로 발목이 묶여 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권총과 카세트 녹음기를 손에 쥔 채, 자살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의 시신이 누워 있습니다.
서로 일면식도 없는 두 사람, 그리고 시신 한 구. 애덤과 로렌스는 어떻게든 그곳에서 탈출하려 하지만, 주머니 속 테이프를 재생해 보니, 로렌스가 애덤을 6시까지 죽이지 않으면 아내 앨리슨(모니카 포터)과 딸 다이애나(맥켄지 베가)를 죽이겠다는 협박 메시지가 녹음되어 있습니다.
한편, 형사 데이비드 탭(대니 글로버)은 일련의 연쇄살인사건의 범인으로 고든 박사를 지목하고 그의 행적을 추적하지만, 진범의 실체는 쉽게 드러나지 않고, 협박 메시지가 지정한 시간은 일분일초 다가오고 있습니다.
누군가 지하실 내부를 관찰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한 로렌스는 시신 근처에 있는 담배를 손에 넣고, 그중 한 개비에 독을 묻히고는 애덤에게 독이 묻지 않은 담배를 던집니다. 애덤은 곧 독이 묻은 담배를 핀 것처럼 죽는 연기를 하지만, 누군가의 조종으로 전기가 몸에 통하자 금세 들통납니다.
지하실 안을 컴퓨터로 관찰하던 젭 힌들(마이클 에머슨)은 결박해 가둔 앨리슨과 다이애나를 죽이려 하던 중 몸싸움이 일어나 총알은 엉뚱한 곳으로 발사되고, 총 쏘는 소리를 들은 탭이 로렌스의 집으로 들어가 힌들을 제압하려던 중 총에 맞아 사망합니다.
그러다 총소리를 들은 로렌스는 절망에 빠져 몸부림치던 중 전기 충격을 받아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을 놓쳐버리고, 힌들에게서 벗어난 앨리슨이 계속 전화를 하지만 족쇄 때문에 몸이 고정돼 핸드폰에 손이 닿지 않자, 로렌스는 결국 결단을 내립니다.
빛나는 아이디어로 채워진 공포의 100분
<쏘우(2004)>는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결국 제작비의 100배가 넘는 수익을 거두면서, 밀실 공포 스릴러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었는데요. 지하실에 갇힌 일면식도 없던 두 남자로부터 비롯된 미스터리가 하나씩 밝혀지는 과정이 다소 헐거운 구석이 있기는 하지만, 지하실 안팎을 오가며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는 전개 방식은 신선합니다.
무엇보다 영화가 끝났나 싶었는데, 지하실에 내내 누워있던 시신이 일어나면서 그 정체가 밝혀지는 반전의 순간은, 모르고 볼 때의 충격도 컸지만 그 내용을 아는 상태에서 다시 보더라도 긴장할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공포 영화 캐릭터 계보에 한 자리 차지할 정도의 존재감을 확보한 직쏘의 맹활약은 시리즈의 속편이 거듭되면서 신선함이 다소 옅어지기는 했지만, '쏘우 프랜차이즈'가 탄생한 지 거의 20년이 다 된 2023년 9월, 프랜차이즈의 10번째 영화 <쏘우 X(2023)>가 어떤 공포를 안겨줄지 기대됩니다.
[영화 정보]
국내 제목: 쏘우(2004)
원제: Saw
제작국가: 미국
감독: 제임스 완
캐스트: 캐리 엘위스, 대니 글로버, 모니카 포터, 마이클 에머슨, 켄 렁, 리 워넬, 토빈 벨 등
장르: 범죄/공포/스릴러
러닝타임: 100분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2005년 3월 10일(한국)/2004년 10월 29일(미국)
[관련 글]
스파이럴(2021) - 무슨 맛인지 아는 맛인데 조금 색다른 맛
※ 글 내용 중에 영화 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스파이럴(2021) - 무슨 맛인지 아는 맛인데 조금 색다른 맛 2004년 당시 신선한 호러영화 시리즈의 탄생을 알렸던, 제임스 완 James Wan 감독의 가 개봉
bryanjo.com
제임스 완 다른 연출 영화
컨저링(2013) - '컨저링 유니버스'의 시작을 알린 오싹한 신호탄
※ 글 내용 중에 영화 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컨저링(2013) - '컨저링 유니버스'의 시작을 알린 오싹한 신호탄 데뷔작 밀실 호러 의 성공 이후 1편(2010), 2편(2013) 등 호러 장르는 물론 등 블록버스
bryanjo.com
컨저링 2(2016) - 전편의 명성을 이어간 성공적인 속편
※ 글 내용 중에 영화 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컨저링 2(2016) - 전편의 명성을 이어간 성공적인 속편 2013년 개봉해 흥행에 성공한 의 속편 는 전편에 이어 제임스 완 James Wan 감독이 연출한 초자연
bryanjo.com
말리그넌트(2021) - 제임스 완의 변종 호러
말리그넌트(2021) - 제임스 완의 변종 호러 ※ 글 내용 중에 영화 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초자연 호러 스릴러 는 첫 장편 상업영화 연출작 이후 1~2편(2010~2013), 1~2편(2013~2016), 등을 연출한 말레이
bryanjo.com
'영화리뷰 2000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콜드 마운틴(2003) - 사랑과 우정, 광활한 대자연이 어우러진 전쟁 대서사극 (0) | 2023.09.16 |
---|---|
두사부일체(頭師父一體)(2001) - 'JK 월드'의 서막(序幕) (0) | 2023.09.07 |
괴물(怪物)(2006) - 예리한 풍자와 거대한 상상력이 빚어낸 봉준호 감독 최초의 천만 영화 (0) | 2023.09.03 |
에너미 앳 더 게이트(2001) - 절체절명(絕體絕命) (0) | 2023.09.01 |
워터보이즈(2001) - 뜨거웠던 그 해 여름, 남고생 수중 발레단 (0) | 2023.08.3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