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맨(2022) - 어디선가 들리는 듯한 '선수 입장!'
※ 글 내용 중에 영화 <젠틀맨(2022)>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류현경, 박정민 배우 주연의 <아티스트: 다시 태어나다 The Artist: Reborn(2017)>로 데뷔한 김경원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 <젠틀맨 Gentleman(2022)>은 흥신소 사장인 주인공 지현수가 괴한의 습격을 받고 쓰러지면서 기억이 끊어지고 의뢰인도 사라져 버린 마당에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납치 사건 용의자로 몰려버리는 상황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 영화로, 주지훈 배우가 지현수를 연기하고, 박성웅 배우가 로펌 재벌 권도훈, 최성은 배우가 권도훈을 수사 중인 감찰부 검사 김화진을 연기했습니다.
웨이브 wavve 오리지널로 제작된 <젠틀맨(2022)>은 2022년 12월 28일, 플러스엠 배급으로 극장에서 개봉한 후, 2023년 2월 23일 웨이브를 통해 독점 공개되었습니다.
극장 개봉 당시, 첫 주말 전국 관객수 99,153명으로 <아바타: 물의 길 Avatar: The Way of Water(2022)><영웅(英雄) Hero(2022)>에 이어 박스오피스 3위로 데뷔했고, 전국 최종 누적 관객수는 224,719명을 기록했습니다.
가이 리치 Guy Ritchie가 연출하고 매튜 매커너히 Matthew McConaughey, 콜린 패럴 Colin Farrell, 휴 그랜트 Hugh Grant, 헨리 골딩 Henry Golding이 주연한 액션 영화 <젠틀맨 The Gentleman(2020)>과는 제목만 같을 뿐 전혀 다른 내용의 영화입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지현수(주지훈)가 이 반장(이서환)에게 취조받고 있던 중, 감찰부 검사 김화진(최성은)이 거짓말 탐지기 결과가 적힌 서류를 들고 나타나 현수 앞에 들이댑니다. 진술 내용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결론을 본 현수는 당황하고, 화진은 현수에게 조금도 숨기는 것 없이 진실을 말하라고 종용합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현수의 진술.
모텔을 집 삼아 지내는 흥신소 사장 현수는 헤어진 전 남자친구가 빼앗아 간 강아지를 되찾으러 가는 길에 같이 가 달라는 이주영(권한솔)의 의뢰를 받고 외지에 있는 한 펜션에 이주영과 함께 도착합니다. 어딘가 으슥한 펜션으로 강아지를 데리러 들어가는 주영을 지켜보는 현수.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났지만 주영이 돌아오지 않자 현수는 주영을 찾아 나섭니다. 그때 의문의 괴한이 현수를 공격하고, 현수는 괴한을 물리치려 안간힘을 쓰고는 필사의 힘을 다해 달아나지만 이내 머리를 얻어맞고 정신을 잃습니다. 그러다 깨어난 현수는 다시 힘을 모아 자신의 차를 향해 달려가던 중, 등뒤에서 누군가 총을 겨눕니다. 보면, 서울중앙지검 강승준 검사(이현균)가 신고를 접수받고 현장에 직접 출동한 것.
자신에게 의뢰한 이주영을 납치했다는 혐의를 받은 현수에게 수갑이 채워지고, 강 검사의 차 뒷좌석에 결박된 채 꼼짝없이 끌려가게 된 현수. 그러다 어디선가 트럭이 나타나 강 검사가 운전하던 차와 충돌하고, 강 검사의 차가 뒤집히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운전대를 잡았던 강 검사는 크게 다쳤지만, 현수는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아 금세 정신을 차리고 손목에 채워진 수갑을 풀고 빠져나옵니다. 하지만 교통사고는 교통사고인지라 그 자리에서 (다시) 정신을 잃고 쓰러지는 현수.
병원에서 깨어난 현수는 사고 당시 몰래 챙겨둔 강 검사의 신분증 사진 부분이 마침 뭉그러져, 의사와 간호사 모두 현수가 강 검사인 것으로 알고는 몹시도 깍듯하게 대합니다. 진짜 강 검사는 심한 부상을 입었지만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지만, 깨어나는 데 일주일은 걸릴 것이라고 합니다. 마침 병원에 나타난 경찰들은 강 검사가 용의자 현수인 것으로 착각하고, 깨어나는 대로 수사를 다시 시작할 것이라 말합니다.
현수는 어떻게든 일주일 내에 가짜 검사 행세를 하면서라도 자신의 결백을 밝혀야겠기에, 동업자 조창모(강홍석)를 찾아갑니다. 일주일이라는 정해진 시간 동안 주영 납치범으로 몰린 누명을 벗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 현수는 열혈 검사 화진과 엮이게 되고, 그 과정에서 검사 출신의 로펌 대표이자 악의 축인 권도훈(박성웅)의 존재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독특한 캐릭터 코미디인척 하지만, 알고 보니 케이퍼 무비 클리셰의 향연
영화 <젠틀맨(2022)>은 흥신소 사장 지현수를 연기한 주지훈 배우와 '미친 X'으로 불리는 감찰부 검사 김화진과 악당 권도훈을 연기한 최성은, 박성웅 배우, 그리고 강아지 윙을 포스터에 전면에 내세워, 뭔가 의문의 사건사고에 휘말리는 소동극을 기대하게 하는데요. 하지만,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케이퍼 무비의 클리셰의 답습에 지나지 않는 다소 평범한 범죄 액션 영화였습니다.
컴퓨터로 모든 상황을 척척 해결하는 전문 해커와 흥신소, 거기에 검찰의 만남이라니! "선수 입장!"이라는 대사가 없지만, 후반부 난데없는 이야기보따리를 푸는 방식으로 사건의 전말을 김화진에게 전달하는 지현수의 구연동화 낭독과도 같은 설명이 이어지는 부분에서는 실소를 금치 못하게 합니다.
영화의 메인 빌런인 권도훈 캐릭터는 악의 축이기는 하지만 캐릭터의 서사가 다소 부족하다 보니, 절대악으로서의 카리스마가 부족해 보이고, 그러다 보니 이를 연기하는 박성웅 배우의 연기도 캐릭터에 흠뻑 젖어들지 못합니다. 지현수를 연기한 주지훈 배우는 중간중간에 특유의 발음이 귀에 걸리는데요. 예를 들면 '진실'이 '진질'로 들린다던가 할 때마다 고개를 갸웃하게 했습니다. 뭔가 큰 활약을 하리라 기대했던 강아지 윙의 존재감도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거의 사라져 버려 아쉽기도 했고요.
영화 <젠틀맨(2022)>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푸는 방식 자체는 신선한 시도였으나, 익숙한 설정과 뻔한 클리셰의 벽을 넘지 못해 범작 이하로 남게 된 아쉬운 범죄 액션 영화였습니다.
[영화 정보]
제목: 젠틀맨(2022)
영제: Gentleman(2022)
제작국가: 한국
감독: 김경원
캐스트: 주지훈, 박성웅, 최성은, 윙, 강홍석, 이달, 박혜은, 권한솔, 이서환, 박지훈, 표영서, 임성재, 이현균, 한사명, 곽민규, 김난희, 김귀선, 오아연, 한동희, 최희진, 마웅규, 나경철 등
장르: 범죄/스릴러
러닝타임: 123분
관람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2022년 1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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