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내용 중에 영화 <스크림 4G(2011)>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스크림 4G(2011) - 11년 만의 새로운 출발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인 2000년도까지 '90년대 스크림 3부작'을 마무리 지은 지 11년이 지나 2010년대의 첫 해인 2011년에 등장한 4번째 속편 <스크림 4G SCRE4M>! 3편에는 참여하지 않았던 각본가 케빈 윌리엄슨이 다시 돌아온 이번 4편은 15년 전 발생한 희대의 연쇄 살인사건의 근원지인 우즈보로로 다시 돌아온 시드니에게 다시 시작되는 악몽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이전 3부작 시절에는 없었던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영화 속 영화인 '스탭 Stab' 시리즈도 어언 7편까지 나올 만큼 시간이 흘렀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집에서 영화 <쏘우 4>를 보려고 준비 중인 셰리(루시 헤일)와 트루디(셔네이 그라임즈). 페이스북에서 걸리적거리는 어느 남자에 대해 불평하는 트루디에게 뭘 그런 것까지 신경 쓰냐며 별일 아닌 듯 말하는 셰리. 그때 전화벨이 울리고 셰리가 받자, 전화 속 목소리가 트루디를 죽이겠다고 말합니다. 현관문으로 다가가는 셰리와 겁먹은 트루디. 벌컥 문을 열지만 아무도 없고, 그때 울리는 트루디의 스마트폰에 페이스북 메시지 알림음. 그리고 트루디의 등 뒤에서 나타난 고스트페이스가 트루디를 처단해 버리고, 또 다른 고스트페이스가 도망가려던 셰리마저 살해합니다. 그리고 화면에 뜨는 타이틀 '스탭 6 Stab 6'.
화면은 영화 '스탭 6'을 보고 있는 레이첼(안나 파퀸)과 클로이(크리스틴 벨)로 전환되고, 영화 내용에 잔뜩 화가 나 불평을 쏟아내는 레이첼과 소극적이나마 이에 맞서는 클로이의 소소한 말싸움이 벌어집니다. 하지만 레이첼의 호러 영화에 대한 악담은 그치지 않고, 숨겨뒀던 칼을 꺼내 레이첼을 찔러 버리는 클로이. "넌 말이 너무 많아." 클로이는 죽어가는 레이첼에게 이 한 마디를 던지고 다시 TV를 켜고, 화면에 뜨는 타이틀 '스탭 7 Stab 7'.
이번에는 '스탭 7'을 보고 있는 마니(브릿 로버트슨)와 제니(에이미 티가든). '스탭' 시리즈의 전개가 마땅치 않은 마니와 이에 반대하는 제니의 대화가 이어지던 중, 2층에서 무언가 소리가 난 것 같다며 제니가 올라가 봅니다. 그때 전화벨이 울리고 마니가 받는데, 고스트페이스의 목소리가 들리고 마니는 기겁합니다. 알고 보니 목소리 변형 앱으로 제니가 장난친 것. 그러다 마니의 말이 끝나지 않았는데 전화가 끊어지고, 1층으로 내려온 제니는 불 꺼진 거실의 심상찮은 분위기에 겁을 먹습니다. 와장창 유리가 깨지며 쓰러지는 마니의 시체와 함께 나타난 고스트페이스로부터 도망치는 제니. 하지만 1편에서의 테이텀(로즈 맥고완)과 같이 차고에서 결국 살해당하고 맙니다. 그리고 화면에 뜨는 타이틀 <스크림 4G>!
우즈보로 연쇄 살인사건이 일어난 지 15년째 되는 해. 자신을 속이고 바람피운 남자 친구 트레버 셸든(니코 톨토렐라)을 차 버린 시드니의 사촌동생 질 로버츠(엠마 로버츠)는 절친 올리비아 모리스(마리엘 자페)와 함께 커비 리드(헤이든 파네티어)의 차를 타고 학교에 가는 길에 고스트페이스로부터 전화를 받지만, 트레버가 장난전화를 건 줄 알고 무시해 버립니다.
이제 결혼 10년 차가 된 듀이 라일리(데이비드 아퀘트)와 게일 웨더스(코트니 콕스). 그사이 듀이는 보안관으로 승진했고, 게일은 새로운 책을 쓰기 위해 애쓰지만 도저히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러다 토크쇼에 출연한 시드니 프레스콧(니브 캠벨)을 본 게일은 출판 기념 사인회가 열리는 서점으로 찾아갑니다. 오랜만에 재회한 시드니와 게일. 마침 듀이도 서점에 나타나고, 살인사건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지만 뭔가 분위기가 심상찮습니다. 그리고 휴대폰 벨소리가 시드니의 렌터카 안에서 울리고, 드렁크를 열자 그 안에 피범벅이 된 시드니의 사진들과 칼.
살인사건의 낌새를 알아차린 게일과 계속 얼버무리는 듀이, 그리고 범인이 밝혀질 때까지 우즈보로에 머물러야 하는 시드니. 또다시 등장한 고스트페이스의 만행에 공포감이 감도는 우즈보로. 과연 고스트페이스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시드니는 이번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웨스 크레이븐과 함께 한 마지막 <스크림>
우선 우리나라 개봉 제목. 누구의 발상인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국내 제목에 '4G'를 넣은 것은, 당시 통신망의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몸부림으로 일견 이해가 가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4G가 5G로 바뀌고, 이제 6G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데 너무 트렌드를 쫓다 보면 그만큼 시간이 흐르면서 더 뒤처져 보인다는 생각은 왜 못했을지 궁금합니다.
영화 내용으로 다시 가보자면, 3편 이후 11년 만에 나온 4편은 그사이 시대가 바뀐 만큼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려는 시도가 엿보여서 나름 신선했습니다. 영화 속 영화인 '스탭' 시리즈가 7편까지 나오고, 시리즈 초기 호러영화의 법칙, 속편의 법칙, 3부작의 법칙을 설파했던 랜디의 후예들을 등장시켜 '스탭' 시리즈를 연달아 보는 행사인 '스탭 시리즈 마라톤 상영회 Stab-a-thon' 행사를 열어 우즈보로의 정신(?)을 이어갑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호러 영화 리메이크의 법칙에 따른 킬러의 행동 규칙이 있고, 시리즈 상영회에 꼭 나타날 것이라 설명하는 랜디의 후예 찰리가 있습니다. 우즈보로 고등학생들 손에는 스마트폰이 쥐어져 있고, 고스트페이스 캐릭터는 상품화가 되어 목소리 변조 앱, 마스크, 망토 등이 판매되면서 일종의 아이콘이 됩니다. 하지만 3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긴 시드니, 듀이, 게일에게는 이 모든 현상이 어처구니가 없으면서도, 생각지도 못한 신세대 고스트페이스의 정체 앞에 충격 효과는 배가 됩니다. 미디어가 만들어낸 허상을 좇아 칼을 휘두른 새로운 세대의 고스트페이스의 의도는 스마트폰으로 생활은 편리하게 되었으나 의식은 오히려 쇠퇴하는 시대의 아이러니를 꼬집은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1편의 드류 배리모어, 2편의 제이다 핀켓과 오마 엡스, 3편의 리브 슈라이버에 이어, 4편의 오프닝은 과연 누가 나와서 어떤 충격을 줄까 했던 기대치는 완전히 만족스럽지는 않아도 어느 정도는 충족되었습니다. 그중에 안나 파퀸과 크리스틴 벨의 등장은 특히나 더 반가웠고요.
실제 부부의 연을 맺었던 데이비드 아퀘트와 코트니 콕스가 맡은 듀이와 게일도 4편에 와서는 드디어 부부가 되었고, 여전한 콤비플레이로 사건을 해결해 갑니다. 과거의 상처 속에서 3편에서는 아예 은둔생활을 했던 시드니도 세상 밖으로 나왔지만 고스트페이스는 새로운 변종을 만들어내며 시리즈가 끝나지 않았음을 암시합니다.
하지만, 4,000만 달러 (약 485억 원)의 제작비를 들여 9,710만 달려 (약 1,178억 원)의 박스오피스 수익을 올려, 앞선 3부작의 흥행 수익과 비교하면 다소 초라한 성적을 거둔 점은 많이 아쉽습니다.
그러던 중, '스크림' 시리즈의 창조주인 웨스 크레이븐 감독이 2015년 세상을 떠나면서 <스크림 4>는 사실상 그의 유작이 되었고, '스크림' 시리즈뿐 아니라 <나이트메어 A Nightmare on Elm Street (1984)> 등으로 장르 영화에 천재성을 발휘했던 명감독의 죽음은 너무도 안타깝고 아쉬웠습니다. 이렇게 '스크림' 시리즈는 종결되는 것일까 낙담하고 있던 중, 2022년 5번째 <스크림> 시리즈가 세상에 나왔고 이는 너무도 멋진 컴백이었습니다. 4편 이후 11년이 또 지나 세상은 그만큼 또 더 많이 변했지만, 웨스 크레이븐이 남긴 걸작 시리즈는 이렇게 다시 명맥을 이어가게 됩니다.
[영화 정보]
국내 제목: 스크림 4G
원제: Scream 4
제작국가: 미국
감독: 웨스 크레이븐
캐스트: 데이비드 아퀘트, 니브 캠벨, 코트니 콕스, 엠마 로버츠, 헤이든 파네티어, 말리 셸튼, 로리 컬킨 등
장르: 공포/스릴러
러닝타임: 111분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2011년 6월 9일 (한국)/2011년 4월 15일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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