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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1990년대

동성서취(東成西就)(1993) - 어때? 완전 웃기지? 웃겨 죽겠지?

by 조브라이언 2022.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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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내용 중에 영화 <동성서취(東成西就)(1993)>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동성서취(東成西就)(1993) - 어때? 완전 웃기지? 웃겨 죽겠지?

왕가위 감독의 <동사서독 東邪西毒 (1994)>의 대척점에 있는 변형 데칼코마니와도 같은 영화 <동성서취 射英雄傳之東成西就>.

 

장국영, 양조위, 임청하, 장만옥, 왕조현, 장학우, 양가휘, 유가령 등 홍콩 최고의 배우들이 총출동하여, 말도 안 되지만 몹시 그럴싸한 무협 액션 코미디 연기를 펼칩니다. 비장미 따위는 집어치우고 다들 제대로 맘먹고 한바탕 제대로 놀아재낍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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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의 소설 '사조 영웅전'에 등장하는 동사, 서독, 남제, 북개, 중신통의 젊은 시절 일화 중 황당한 이야기를 해본다는 자막으로 시작하여 영화는 시작하자마자부터 정신없이 휘몰아칩니다.

 

사촌인 서독 구양봉(양조위)과 사랑에 빠진 금륜국 황후(엽옥경)가 국왕을 살해하고 반란을 일으킵니다. 옥새를 가졌다는 삼공주(임청하)를 찾아가 결투를 벌이는 구양봉. 하지만, 결투에서 진 삼공주는 사부인 구공진인의 도움을 받기 위해 구공산에 갑니다. 삼공주에게 구음진경을 찾아 새로운 공력을 익히도록 가르치는 구공진인. 사부의 가르침을 받들어, 삼공주는 동사 황 약사(장국영)와 함께 단령산으로 향하는데...

 

삼공주와 떠나버린 황 약사를 잊지 못해 찾아 헤매는 소추(왕조현), 삼공주를 흠모하는 주백통(유가령), 소시지 입술이 되어버린 구양봉, 거지 왕초 홍칠(장학우), 신선이 되기 위해 진정한 사랑을 찾는 중인 단왕야(양가휘)가 모두 삼공주와 황 약사가 머무는 여관에 모이게 되고, 한바탕 소동이 일어납니다.


작정하고 만든 코미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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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탄생 일화는 MBC 서프라이즈에도 소개될 정도로 유명합니다. <동사서독> 제작 중에, 예산 초과로 인해 촬영이 중단되는 등 난항을 겪던 중, 홍콩의 대표 배우들이 총집합하여 하루하루 촬영 재개만 기다리며 허송세월을 보내는 것이 안타까웠던 유진위 감독이 나서서 부담 없이(?) 후다닥 제작한 영화가 바로 <동성서취>입니다.

 

생각해보면 재미있는 점이, 내용 자체는 비장미 넘치게 만들자면 한도 끝도 없었을 테지만, 그냥 대놓고 코미디를 표방합니다. 배우들은 비장한 표정 따위는 어딘가 던져버리고 코미디 연기의 세계 속에서 허우적댑니다, 아주 제대로. 그런 주제에(?) 제작은 왕가위, 촬영은 크리스토퍼 도일, 의상은 장숙평 등 특 A급 스태프가 참여하여 B급 코미디 냄새 물씬 나는 영화를 만들어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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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자체가 너무 난해하여, 보면서도 이해를 하면서 보는 건지 내내 의구심이 들던 <동사서독>과 달리, <동성서취>는 중구난방의 산만한 분위기 속에서도 나름 키치 한 매력을 일관되게 유지하여 화면 속 배우들이 너무 즐거워 보입니다. 그러니, 보는 입장에서도 즐거울 수밖에요. 모든 배우가 다 즐거워 보였지만, 저는 특히 양조위와 장국영이 너무 행복해 보였습니다. 두 배우가 특히 왕가위 감독의 다른 작품에서 보여준 웃음기 싹 뺀 모습을 생각해 보면 더욱 그랬습니다. 양조위의 소시지 두 개를 얹은 듯한 입술 분장은, 기분이 울적할 때 떠올리기만 해도 웃음 폭탄이 터질 지경입니다.

 

이렇게 봐도 즐겁고 저렇게 봐도 즐거운 영화가 많지 않은데요. 그중에서 저는 <동성서취>의 매력에 뒤늦게나마 푹 빠져버려서 생각날 때마다 보는 영화 중 한 편이 되었습니다.

 

 

[영화 정보]

국내 제목: 동성서취

원제: 射英雄傳之東成西就

영제: The Eagle Shooting Heroes

제작국가: 홍콩

감독: 유진위

캐스트: 장국영, 임청하, 왕조현, 양가휘, 양조위, 장만옥, 장학우, 유가령 등

장르: 코미디/액션

러닝타임: 102분

관람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1993년 3월 13일 (한국)/1993년 2월 5일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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