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내용 중에 영화 <장군의 아들(1990)>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장군의 아들(1990) - '전설의 레전드'가 탄생하다
故 홍성유 작가(1928~2002)가 1985년부터 3년 간 "인생극장"이라는 제목으로 조선일보에 연재한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임권택 감독이 연출한 영화 <장군의 아들 The General's Son>은 일제강점기 종로 주먹계를 평정한 김두한의 이야기를 담은 본격 액션 영화입니다.
1990년 6월, 종로 3가 단성사에서 개봉하여 67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해 당시 한국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세웠고,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김두한 역의 박상민 배우를 비롯, 신현준, 이일재, 김승우 등의 신인 스타를 배출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8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여의고, 각설이 신세가 되어 여기저기를 떠돌던 김두한(박상민)은 극장 우미관에서 일자리를 얻어 소소하게 밥벌이를 하게 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우미관 패거리의 우두머리 김기환(민응식)을 찾아온 망치(박영철)를 한주먹에 때려눕히며 타고난 주먹 실력이 눈에 띄어 종로 주먹계의 일원이 됩니다. 학생 주먹계의 우두머리 엄동욱, 일명 신마적(김형일)은 두한이 김좌진 장군의 아들임을 알게 되고, 두한의 뒤를 돌봐주며 두한이 성장할 수 있게 물심양면으로 돕습니다.
한편, 일본계 야쿠사 하야시(신현준) 일당이 세력을 점차 넓혀나가며 종로를 넘보게 되고, 두한은 조선인 상인들을 보호하여 한껏 신임을 얻게 됩니다. 그러던 중, 김기환이 일본인 순사를 한방에 보내버렸다는 이유로 체포당하게 되고, 두한이 종로 주먹계의 공식 우두머리의 자리에 올라, 하야시 일당과 본격적인 대결을 펼치게 됩니다.
이야기는 다소 거칠지만, 화려한 액션
영화 <장군의 아들>이 김두한을 주인공으로 한 첫 번째 작품은 아니지만, 제작된 지 30여 년이 지난 지금 가장 먼저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표적인 작품인 것은 분명합니다. 김두한 역의 박상민 배우를 비롯한 새로운 배우들을 대거 기용한 신선한 캐스팅부터, 당시에도 이미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 중 한 명이었던 임권택 감독이 연출한 본격 액션 블록버스터로서 관객들을 열광시켰으니까요. 특히나, 1편이 당시 기준으로 한국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우며, 3부작으로 제작되기도 했는데요. 이후 2002년 SBS 드라마 <야인시대>가 방영되기 전까지, 적어도 1990년대에는 '김두한' 하면 박상민 배우가 떠오를 만큼 독보적인 존재감을 얻었습니다.
워낙에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다뤄진 인물과 스토리이기 때문에 내용 자체는 익숙하고 크게 새로울 것은 없고, 후시 녹음 티가 나서 배우들의 대사들이 좀 어색한 면도 있지만, 액션 장면들은 지금 기준으로 봐도 상당히 세련되고 멋있습니다.
당시 갓 스무살의 나이로 화려하게 데뷔한 박상민 배우를 비롯하여, 신현준, 김승우 배우는 <장군의 아들> 이후 많은 작품에서 주연급으로 성장했고, 눈을 부릅뜨고 보지 않으면 그냥 스쳐 지나갈 만큼 작은 비중이긴 하지만, 황정민 배우의 30여 년 전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장군의 아들>이 개봉했던 1990년도는 인터넷 예매는커녕, 사전 예매도 극장에 가서 직접 해야 하던 시대라, 영화를 보려면 그저 극장으로 직접 달려가서 줄을 서는 것이 당연하던 때였는데요. 위 사진처럼 극장 앞이 인산인해를 이루는 광경을 광고 이미지로 쓰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만큼, 많은 관객에게 지지를 받는다는 직관적인 증거로 그보다 더 적합한 것은 없었겠죠.
[영화 정보]
국내 제목: 장군의 아들
영제: The General's Son
제작국가: 한국
감독: 임권택
캐스트: 박상민, 신현준, 이일재, 방은희, 김형일, 김승우 등
장르: 액션
러닝타임: 108분
관람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1990년 6월 9일
주요 수상내역:
1991년 29회 대종상 신인남우상 수상(박상민)
1990년 11회 청룡영화상 2개 부문 수상 - 남자신인상(박상민), 최다 관객상
1991년 11회 영평상 기술상 수상
[관련 글]
춘향뎐(春香傳)(2000) - 익숙한 이야기를 담은 새로운 그릇
※ 글 내용 중에 영화 <춘향뎐(春香傳)(2000)>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밀레니엄을 맞이한 2000년 1월 개봉한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春香傳) ChunHyang>은 기존에 여러 차례 영화화된 '춘향전'의 이야
bryanjo.com
취화선(醉畵仙)(2002) - 맨정신으로는 구현할 수 없었던 심오한 예술 세계
※ 글 내용 중에 영화 <취화선(醉畵仙)(2002)>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 <취화선(醉畵仙) Chihwaseon>은 조선 후기 미술을 대표하는 오원(吾園) 장승업(張承業)(1843~1897)의 일대기를 그린 임권택 감
bryanjo.com
'영화리뷰 1990년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생은 아름다워(1997) - 슬픔과 공포를 웃음과 맞바꾸다 (0) | 2022.05.02 |
---|---|
제리 맥과이어(1996) - 로맨스와 스포츠가 어우러진 깔끔한 드라마 (0) | 2022.05.02 |
비포 선라이즈(1995) - 비엔나에서의 로맨틱한 하룻밤 (0) | 2022.04.29 |
프라이멀 피어(1996) - 괴물 신인 에드워드 노튼의 화려한 데뷔 (0) | 2022.04.23 |
중경삼림(重慶森林)(1994) - 왕가위니까 가능한, 누구라도 따라하면 큰일 나는 '스타일 뽐내기' (0) | 2022.04.2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