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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1980년대

시네마 천국(1988) -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 보내는 연애편지

by 조브라이언 2022.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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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내용 중에 영화 <시네마 천국(1988)>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시네마 천국(1988) -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 보내는 연애편지

<피아니스트의 전설 La leggenda del pianista sull'oceano(1998)><말레나 Malèna(2000)>로 유명한 이탈리아 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 Giuseppe Tornatore의 1988년작 <시네마 천국 Nuovo Cinema Paradiso>은 개봉한 지 30여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많은 이에게 사랑받는 영화 중 한 편입니다.

 

'시네마 천국'이라는 제목만 떠올려도 고(故) 엔니오 모리코네 Ennio Morricone(1928~2020)가 작곡한 문자 그래도 '주옥같은' 오리지널 스코어가 머릿속에 자동 재생되는 신비한 체험이 가능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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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이탈리아 로마, 밤늦은 시각 집으로 돌아온 유명 영화감독 살바토레 디 비타(자크 페렝)가 들어오는 소리에 잠이 깬 여자 친구는 살바토레의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었다고 전합니다. 알프레도라는 이름을 가진 분이 돌아가셨다는 말과 함께. 생각해 보니, 살바토레가 고향 시칠리아 지안칼도에 발길을 끊은 지 어언 30여 년. 알프레도가 누구냐고 묻는 여자 친구의 질문에 살바토레는 어린 시절을 회상하기 시작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몇 년 후, '토토'라 불리던 8살의 살바토레(살바토레 카스치오)는 전쟁에서 남편을 잃은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장난꾸러기 어린이입니다. 영화에 대한 깊은 애정을 깨달은 토토는 동네 영화관 '시네마 파라디소'를 제집 드나들듯 들락거립니다. 토토는 '시네마 파라디소'의 영사 기사인 알프레도(필립 느와레)와 나이차를 건너뛴 우정을 나누기 시작하고, 영사실에서 필름을 상영하는 동안 알프레도 곁에서 영화를 보기도 합니다. 영화를 상영하는 동안, 가끔씩 관객들이 야유를 퍼붓기도 하는데, 포옹이나 키스를 하려는 장면은 여지없이 검열되어 그런 장면은 건너뛰기 때문이었습니다. 영화관을 소유한 지역 담당 신부는 도끼눈을 뜨고 그런 종류의 장면은 무조건 필름을 잘라내라 명했고, 그렇게 잘려나간 필름들은 알프레도의 영사실에서 보관하다가, 다음 영화관으로 전체 필름을 보낼 때 다시 연결할 수 있도록 함께 보내지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알프레도는 토토에게 영사 기술을 가르쳐주었고, 알프레도가 마을 광장의 건물 벽에 영사를 하여 사람들이 광장에서 영화를 볼 수 있게 해 주던 중에, 영사실에서 화재 사고가 일어납니다. 알프레도는 다행히 토토가 구해준 덕에 목숨은 건졌지만, 바로 눈앞에서 필름이 폭발하는 바람에 실명하게 됩니다. 얼마 후, 축구복권에 당첨된 시치오(엔조 카나발레)가 당첨금을 투자하여 '시네마 파라디소'가 다시 문을 열고, 알프레도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영사 기술을 가진 토토가 새로운 영사 기사로 고용됩니다.

 

10년 후, 알프레도와 토토의 우정은 더욱 견고해지고, 홈 무비 카메라로 영화를 찍는 일로 관심이 번진 토토의 시야에 나타난 소녀 엘레나(아그네즈 나노). 이내 토토는 엘레나에게 반하지만, 부유한 은행가의 딸인 엘레나와의 사랑은 순탄치 않습니다. 바로 엘레나의 아버지가 반대하기 때문이었죠. 그렇게 엘레나는 가족들과 함께 이사를 가버리고, 토토도 입대를 합니다. 제대 후 다시 돌아온 토토에게, 알프레도는 고향에 머물면서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더 넓은 세상으로 떠나라고 강경하게 말합니다.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말라고... 그렇게 영화감독의 꿈을 이루기 위해 토토는 고향을 떠납니다.


단조로운 이야기의 빈틈을 다양한 요소들로 채우는, 묘한 매력을 가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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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의 배우가 연기한 각기 다른 연령대의 '토토'라는 캐릭터는, 영화 <시네마 천국>을 대표하기도 하면서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에게는 상징적인 캐릭터입니다. 8살 때부터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며 꿈을 키우기 시작하고, 할아버지 뻘인 알프레도에게 영사 기술을 접하고, 결국 성년이 되어 이탈리아에서 유명한 감독으로 성공하였으니, 가장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은 성공 사례로 꼽을만합니다.

 

'시네마 천국'이라는 제목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은 없어진, 강남구 신사동에 있었던 극장 이름이기도 했고, 요즘은 케이블 영화 채널 중에도 '시네마 천국'이 있을 정도이니, 역시나 '영화'와 관련된 상징적인 제목 중 이 영화를 능가하는 작품이 언뜻 떠오르지 않을 정도입니다.

 

사실 토토와 알프레도의 우정을 기반으로 한 이 영화의 메인 플롯은 꽤 심플한 편입니다. 하지만 8살의 토토를 연기한 살바토레 카스치오는 등장하는 장면마다 특유의 귀여운 표정 연기로 관객을 압도하고, 알프레도를 연기한 명배우 필립 느와레와의 연기 호흡 또한 훌륭합니다.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 외에, 영화의 단순한 구성을 가득 채우는 요소들 중에는 영화관 '시네마 파라디소'를 가득 메운 그 시절 관객들의 직관적인 리액션, 그리고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다는 행위 자체가 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부분도 상당히 비중이 큽니다. 키스로 이어질 것만 같은 묘한 긴장감이 일어날 때쯤, 여지없이 가위질 당해 어색하게 다음 컷으로 넘어갈 때 영화관을 가득 메우는 탄식... 이런 광경은 꼭 영화 <시네마 천국> 안에서만 일어났던 일이 아니죠. 요즘도 완전히 자유로워진 것은 아니지만, 지금보다 좀 더 야만적이던 예전 우리나라의 영화관 어딘가에서도 충분히 일어나고도 남았을 광경일 겁니다.


그리고, 영화 <시네마 천국>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들! 영화 장면들에서 흘러나올 때는 물론이고, 영화를 보지 않고 따로 음악만 듣는 순간에도 귀를 황홀하게 만드는 그 유려한 선율! 영화 음악의 명반으로 늘 첫 손에 꼽히는 이유는 굳이 몇 마디 말로 하지 않아도 귀가 먼저 알아챌 수 있습니다.

Ennio Morricone - Cinema Paradiso (The Original Soundtrack)[High Quality Audio]

 

[영화 정보]

국내 제목: 시네마 천국

원제: Nuovo Cinema Paradiso

영제: Cinema Paradiso

제작국가: 이탈리아/프랑스

감독: 쥬세페 토르나토레

캐스트: 마르코 레오나르디, 필립 느와레, 자크 페렝, 살바토레 카스치오, 안토넬라 아딜리, 엔조 카나발, 아이사 다니엘리 등

장르: 드라마/로맨스

러닝타임: 124분

관람등급: 전체 관람가

개봉일: 1990년 7월 7일 (한국)/1988년 11월 17일 (이탈리아)

 

주요 수상내역:

1989년 42회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1990년 62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1990년 47회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1990년 15회 프랑스 세자르 어워즈 베스트 포스터

1991년 44회 영국 아카데미 BAFTA 5개 부문 수상 - 非영어 영화 작품상, 남우주연상(필립 느와레), 남우조연상(살바토레 카스치오), 오리지널 각본상, 음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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