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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2000년대

단적비연수: 은행나무 침대 2(2000) - 전작의 명성을 이어가려는 야심 찬 속편

by 조브라이언 2022.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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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내용 중에 영화 <단적비연수: 은행나무 침대 2(2000)>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단적비연수: 은행나무 침대 2(2000) - 전작의 명성을 이어가려는 야심 찬 속편

1996년 흥행에 성공한 판타지 멜로 <은행나무 침대>의 속편인 <단적비연수: 은행나무 침대 2 The Legend of Gingko>(이하 '단적비연수')는 아예 시간을 수백 년도 더 전으로 돌려 고대를 배경으로, 5명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은행나무 침대에 얽힌 전설을 담은 영화입니다.

 

김석훈 배우가 연기한 지고지순한 사랑의 화신 '단(丹)', 설경구 배우는 비장미 넘치는 절대 사랑 '적(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때문에 슬픔에 빠진 '비(飛)'는 최진실 배우, 내 것이 되지 못하는 사랑 때문에 고통받는 '연(恋)'은 김윤진 배우, 그리고 이미숙 배우가 연기한 '수(愁)'는 사랑을 거부한 야망의 결정체로, 영화 제목 <단적비연수>는 이 다섯 캐릭터의 이름을 나열한 것입니다.

 

이 영화를 제작한 강제규 감독은 <은행나무 침대>와 <쉬리(1998)>의 대성공 이후 자신의 이름을 딴 제작사 '강제규필름'을 설립하였고, <단적비연수>를 창립작품으로 제작하였습니다. 2000년 당시, 9개월의 촬영 기간과 45억 원이라는 제작비 규모는 초대형 블록버스터급이었고, 서울 관객 63만 명의 흥행 결과는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으나 제작 규모를 감안했을 때엔 조금 아쉬운 결과라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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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아주 오래전, 온 세상을 지배하는 신산(神山) 아래 두 부족, 매족과 화산족이 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은 없다며, 권력을 휘어잡을 야망에 휩싸인 매족은 화산족을 내치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고, 신산의 분노를 자아낸 매족은 저주를 면치 못하게 됩니다. 권력을 잡기는커녕 탈탈 털려 내쫓긴 매족. 하지만 끝까지 정신 못 차리고 신산에 대한 분노와 화산족에 대한 복수를 도모합니다.

 

수백 년 후, 매족의 족장인 '수'(이미숙)는 매족의 영생과 천하를 거머쥘 야심을 위해 화산족의 '한'(조원희)을 이용하여 '비'를 잉태합니다. 매족이 과거의 영화를 되찾을 방법은 오로지 '비'를 제물로 바쳐 신산의 명맥을 끊어버리는 것뿐. 그러한 '수'의 야욕을 뒤늦게 알게 된 '한'은 신단의 제물로 바쳐져 죽기 직전의 '비'를 가까스로 구해내고, '수'와의 사랑에 눈이 멀어 배신했던 자신의 고향, 화산족 마을로 '비'와 함께 되돌아갑니다.

 

아버지 '한'과 함께 화산족 마을에 정착한 '비'는 '단', '적', 그리고 '연'과 함께 친하게 지내며, 성년이 됩니다. 선의의 라이벌인 '단'(김석훈)과 '적'(설경구)은 화산족 최고의 무사를 가리기 위해 일대 결전을 치르는데, 결국 최종 승리자가 된 '적'은 화산족의 후계자로 지목되고, 왕족 출신 '연'(김윤진)의 혼인 상대로 등극합니다. 한편, 부족을 위한 제물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비'(최진실)에게 연민의 정을 느끼던 '단'의 감정은 사랑으로 발전하고, 비극이 예정된 두 연인에게 고난의 스토리가 시작됩니다.


화려한 포장에 비해 다소 부실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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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단적비연수>는 2000년 개봉 당시, 전작인 <은행나무 침대>의 한석규, 심혜진, 진희경, 신현준 배우 등 캐스팅 앙상블의 명성을 이어갈 김석훈, 설경구, 최진실, 김윤진, 이미숙 배우 등 호화 캐스팅으로 크게 기대를 모았고, 특히 양윤호 감독, 최민수, 차승원 배우 주연의 <리베라 메>와 같은 날 개봉하면서, 2000년대 초반 메이저 투자배급사의 양대산맥이었던 CJ엔터테인먼트와 시네마서비스의 맞대결로도 크게 화제를 모았었습니다. 결과는 <단적비연수>가 서울 관객 63만 명, <리베라 메>가 서울 관객 55만 명으로 비슷한 결과로 이어졌으나, <리베라 메>의 경우 비슷한 소재의 영화 <싸이렌>과 1주 차이로 개봉하여 흥행 대결을 벌였는데요. 서울 관객 6만 명의 <싸이렌>에 크게 앞섰기 때문에 오히려 <단적비연수>와의 대결보다 <싸이렌>과의 대결에서 이긴 것이 더 회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부실한 스토리라인과 일부 배우들의 현대극 톤 대사처리가 어색해서 그렇지, 대형 세트와 의상, 특수분장, 촬영, 음악 등의 기술적 요소들은 20여 년 전 작품임을 감안해도 상당히 놀라운 수준입니다. 게다가 선사시대 즈음으로 설정된 시대적 배경은 역사적 고증보다는 작가의 상상력에 더욱 치중해야 했기 때문에, 현대 영화 기술이 구현한 비주얼은 폄하되기에는 다소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5명의 주요 배우들이 연기한 다섯 캐릭터도 설정 자체는 각 배우의 이미지와 연기력을 통해 충실히 구현되었습니다. 영화의 제목이기도 한 <단적비연수> 다섯 캐릭터는 각자의 개성이 또렷하지만, 역시나 트미한 이야기 속에서 그 개성과 멋이 제대로 살지 못한 아쉬움이 큽니다.

 

이 영화로 데뷔한 박제현 감독은 이후, '수' 역의 이미숙 배우와 <울랄라 씨스터즈(2002)>에서 다시 만났으나 결과는 신통치 않았고, 김정은, 김상경 배우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내 남자의 로맨스(2004)>를 거쳐 사극 코믹 액션 <조선미녀삼총사(2013)>의 실패 이후에는 신작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영화 정보]

국내 제목: 단적비연수: 은행나무 침대 2

영제: The Legend of Gingko
제작국가: 한국
감독: 박제현
캐스트: 김석훈, 설경구, 최진실, 김윤진, 이미숙, 조원희, 이현순, 송용태 등
장르: 드라마/로맨스/판타지/액션
러닝타임: 115분
관람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2000년 11월 11일

 

주요 수상내역:

2001년 38회 대종상 음악상

2001년 37회 백상 예술대상 영화부문 인기상(이미숙)

 

[관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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