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리뷰 1980년대

어른들은 몰라요(1988) - 여러 가지 재료들을 욕심껏 담았다가 옆구리 터진 김밥처럼

by 조브라이언 2022. 6. 8.
반응형

출처-구글 이미지

※ 글 내용 중에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1988)>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어른들은 몰라요(1988) - 여러 가지 재료들을 욕심껏 담았다가 옆구리 터진 김밥처럼

1986년 <청(靑) 블루 스케치>로 데뷔한 후, 두 번째 장편 연출 영화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1987)>가 크게 흥행에 성공했던 이규형 감독의 세 번째 장편 연출작 <어른들은 몰라요 Grown-ups Just Don't Understand>는, 전작의 여세를 몰아 이규형 감독 특유의 개그 코드와 유머, 그리고 눈물 쏙 빼는 감동 스토리로 이어지는 플롯을 그대로 유지한 가족 코미디 영화입니다. 1988년 7월, 종로 3가 단성사에서 개봉하여 당시 22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여 역시 흥행에 성공한 작품입니다.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의 보물섬 역을 맡았던 김세준 배우와 <깜보(1986)>로 데뷔한 후 배우 3년 차에 접어들었던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김혜수 배우가 주연으로 캐스팅되었습니다. 그 외에, 개그맨 커플 최양락, 팽현숙 배우를 비롯하여, 이건주, 이재은, 김현수, 세 명의 어린이 배우의 연기가 돋보였던 작품입니다.

 

참고로, 2020년 이환 감독의 <어른들은 몰라요>가 제작되었으나, 제목만 같을 뿐 다루고 있는 내용은 전혀 다른 영화입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출처-구글 이미지

아마추어 권투 선수 출신의 준(김세준)은 우연히 알게 된 고아 민용(김현수)의 임시 보호자가 되어 유치원에 입학시킵니다. 그 나이대에 걸맞은 장난꾸러기 민용은 새로 사귄 친구들과 합심하여 유치원 선생님 유라(김혜수)를 곤란하게 만들기 일쑤입니다. 민용과 관련한 상담을 위해 준을 만난 유라, 그리고 둘은 서서히 서로에게 빠져듭니다. 얼마 후, 준이 훈련을 위해 잠시 집을 비운 사이, 해외입양 기관에서 민용의 해외 입양이 결정되었다는 통보가 찾아들고, 민용은 임시 복지기관에 맡겨지게 됩니다. 준의 타이틀 매치 경기날, 이를 지켜보는 유라와 민용. 하지만 민용이 멀리 외국으로 떠나야 할 운명은 바뀌지 않습니다.


웃음과 감동, 두 마리 토끼 다 놓치다

출처-구글 이미지

역시나 감독의 전작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처럼, 개봉 당시에는 여러 가지 요소가 합쳐져 흥행 성공작의 반열에 올랐겠지만, 시간이 흘러 다시 보니 엉성하기 그지없는 졸작이었습니다. 아예 개그맨 커플이 등장하여 웃음을 담당하지만, 단편적으로 툭툭 끊어지는 에피소드 식 나열에 그쳤고, 그나마 어린이 배우들은 맥락은 없지만 나름대로 제 역할은 톡톡이 해냅니다. 귀여우면 귀여운대로, 웃기면 웃긴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어린이 배우들의 열연이 없었다면 그나마의 매력도 건지지 못했을 겁니다.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와 플롯 구성이 거의 흡사한데, 전작에서 '보물섬'의 죽음이 클라이맥스의 '눈물 파티'를 주도했다면, <어른들은 몰라요>에서 '눈물 담당'은 요즘 '스웨덴 게이트'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북유럽의 '스웨덴'으로 입양가는 민용의 이야기입니다. 굳이 왜 스웨덴이었을지 궁금하지만, 어차피 안일하고 게으른 이 영화의 각본은 애초에 '르포'를 만들기 위한 용도가 아니었을 테니, 스웨덴 아니라 다른 어느 나라였더라도 준비해둔 눈물 폭탄의 역할은 변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나마 영화가 당시에는 흥행에 성공했으니 망정이지, 이규형 감독의 웃음폭탄도 거기까지였습니다. <어른들은 몰라요>에 이어 1988년 강변가요제에서 '담다디'로 일대 신드롬을 일으켰던 가수 이상은을 재빠르게 캐스팅한 4번째 장편 영화 <굿모닝! 대통령(1989)>은 보기 좋게 외면당했고, 결국 <어른들은 몰라요>가 감독에게는 마지막 흥행 작품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영화 <어른들은 몰라요>가 남긴 또다른 유산이라면, 영화에도 출연한 이건주 배우가 부른 동명의 주제곡 '어른들은 몰라요'입니다. 당시 수많은 히트곡을 만든 명콤비인 박건호 작사, 김명곤 작곡의 이 노래만큼은 엉성한 영화의 완성도와 달리 상당히 오랫동안 불린 노래입니다.

 

원곡 버전이 아닌 2022년 어린이날 KBS에서 방영한 '100번째 어린이날 기획 - 다 어린이'의 풀버전을 감상하면서 오늘의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영화 정보]

국내 제목: 어른들은 몰라요

영제: Grown-ups Just Don't Understand
제작국가: 한국
감독: 이규형
캐스트: 김세준, 김혜수, 최양락, 이건주, 팽현숙, 김현수, 이재은, 전유성 등
장르: 코미디/드라마/가족
러닝타임: 95분
관람등급: 전체 관람가
개봉일: 1988년 7월 2일

 

[관련 글]

http://bryanjo.com/314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1987) - 딱 그 때만 통하던 유머와 개그

※ 글 내용 중에 영화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1987)>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1986년 <청(靑) 블루 스케치>로 데뷔한 이규형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미미와 철수의 청춘 스케치>는 1987년 7

bryanjo.com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