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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2020년대

문폴(2022) - 달과 함께 떨어진 롤랜드 에머리히의 이름값

by 조브라이언 2022. 8.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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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내용 중에 영화 <문폴(2022)>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문폴(2022) - 달과 함께 떨어진 롤랜드 에머리히의 이름값

SF 액션 재난 영화 <문폴 Moonfall>은 독일 출신 감독 롤랜드 에머리히 Roland Emmerich의 19번째 장편 영화 연출작으로, 에머리히는 공동 각본과 제작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라이온스게이트가 북미 배급을 맡은 영화 <문폴>은 중국 화이브라더스의 자본이 투입된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캐나다 등 5개국 합작영화로, 약 1억 4,000만 달러(약 1,836억 원)의 제작비를 들인 대작이지만 2022년 2월 북미에서의 개봉을 시작으로 중국, 일본 등에서도 속속 개봉했으나 전 세계 박스오피스 수익은 5,910만 달러(약 775억 원)에 그쳐 제작비 대비 상당한 손실을 입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2022년 3월 개봉하여,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 1위로 데뷔했으나 부정적인 입소문으로 인해 급격한 드롭률을 피하지 못했고, 최종 전국 관객수 19만 5천여 명에 그쳤습니다.

 

아카데미 수상자 할리 베리 Halle Berry를 비롯, '컨저링 The Conjuring' 시리즈의 패트릭 윌슨 Patrick Wilson, HBO 시리즈 <왕좌의 게임 Game of Thrones>의 존 브래들리 John Bradley가 주연을 맡았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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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11년, 우주비행사 브라이언 하퍼(패트릭 윌슨), 조신다 파울러(할리 베리) 그리고 신입 대원 마커스는 우주왕복선에서 위성 수리 작업 중입니다. 하퍼가 우주왕복선으로 복귀하려는 순간, 갑자기 정체불명의 외계 물질이 덮쳐 와 마커스가 사망하게 됩니다. 그때 하퍼는 외계 물질이 달 표면인 위난의 바다로 이동하는 것을 목격하고, NASA 복귀 후 열린 사고 조사 청문회에서 이에 대해 진술합니다. 하지만 사고 당시 정신을 잃었던 선장 파울러는 하퍼의 진술에 도움이 되지 못했고, 결국 하퍼는  거짓 진술 및 인명 사고에 대한 책임을 떠안고 NASA에서 불명예 퇴직을 당합니다.

 

10년 후, 음모론자 K.C. 하우스맨(존 브래들리)은 비밀리에 연구용 망원경을 사용하여 달의 궤도가 지구를 향해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고 있음을 발견합니다. 하우스맨은 이를 NASA에 알리려 하지만 미친 사람 취급만 당하게 됩니다. 그러다 불명예 퇴임한 전직 우주비행사 하퍼를 찾아간 하우스맨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사실을 알립니다. 그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NASA는 별도의 달 탐사선을 파견하여 조사를 시작하지만, 하퍼가 앞서 진술했던 의문의 외계 물질의 습격으로 탐사대원 전체가 몰살당합니다. 결국 해당 외계 물질의 존재를 이미 알고 있던 NASA가 이미 아폴로 11호를 발사했던 1969년부터 이 사실을 은폐해 온 것을 알아낸 파울러. NASA의 거대한 은폐 의혹에 맞서기 위해 파울러와 하퍼가 다시 의기투합하고, 거기에 괴짜 음모론자 하우스맨이 가세합니다. 삼총사는 과연 위기에 빠진 지구를 구할 수 있을까요?


롤랜드 에머리히, 당신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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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액션 스타 장-클로드 반담 Jean-Claude Van Damme과 돌프 룬드그렌 Dolph Lundgren의 만남으로 화제였던 <유니버셜 솔져 Universal Soldiers(1992)>를 비롯, 지구를 향한 외계의 습격에 대적하는 피땀 나는 노력을 담은 SF 블록버스터 <인디펜던스 데이 Independence Day(1996)>와 20년 만의 속편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 Independence Day: Resurgence(2016)>, 이상기후로 인해 빙하로 뒤덮인 지구에서 벌어진 재난을 그린 <투모로우 The Day After Tomorrow(2004)>등 콘셉트는 거창하나 용두사미로 끝나버리는 '롤랜드 에머리히' 스타일의 블록버스터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일종의 길티 플레져를 일으키는 트렌드처럼 자리 잡아왔습니다.

 

하지만, 그 트렌드라는 것이 먹힐 때가 있고, 처절하게 외면당할 때가 있는데요. 롤랜드 에머리히가 연출한 영화들은 대체적으로 흥행에는 성공하더라도 평단의 외면을 당하는 경우가 잦았고, 박한 평가를 받았더라도 돈을 버니까 대규모 자본이 투자가 되어 왔을 겁니다. 그렇지만 2022년에 공개된 신작 <문폴>은 흥행에도 처참하게 실패한 데다 평단과 관객의 평가가 극악을 달렸으니, 30년 동안 이어진 롤랜드 에머리히의 '브랜드'에 치명상을 입힌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애초에 관객들이 공상과학 영화에서 기대하는 것은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창조된 이야기 안에서 현실에서 볼 수 없는 CGI 기술이 결합한 웅장한 볼거리이고, 거기에 탄탄한 플롯과 배우들의 멋진 연기가 결합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운 관람 경험이 되겠죠. 그런 면에서 <문폴>은 할리 베리, 패트릭 윌슨, 존 브래들리 등 배우들을 데려다가 제대로 연기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고, CGI는 기대만큼 웅장하지 않았고, 무엇보다 정체불명의 외계 물질의 실체가 밝혀지면서 이야기는 산으로 가버립니다. 지구인이 외계인이라 믿었던 존재들이 알고 보면 수백억 년 전 이미 존재했던 현재 인류의 근원이라는 가설이 펼쳐지는데, 실소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뭐, 삼총사가 지구를 구한다는 결론은 애교로 봐줄 수 있을 정도더군요.

 

롤랜드 에머리히라는 이름은 빵빵 터뜨리는 SF 블록버스터를 떠올리게도 하고, 흐지부지 이야기가 산을 타버리는 용두사미를 떠올리게도 합니다. <문폴>의 대실패 이후, 차기작으로 발표된 <스타게이트 Stargate>(아마도 1994년 자신이 연출한 동명 영화의 리메이크 내지는 리부트가 되려나요)와 <마야 로드 Maya Lord>가 어떤 작품으로 나오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영화 정보]

국내 제목: 문폴

원제: Moonfall
제작국가: 미국/중국/러시아/일본/캐나다
감독: 롤랜드 에머리히
캐스트: 할리 베리, 패트릭 윌슨, 존 브래들리, 마이클 페냐, 도널드 서덜랜드 등
장르: SF/액션/드라마/스릴러/모험
러닝타임: 130분
관람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2022년 3월 16일(한국)/2022년 2월 4일(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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