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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2000년대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2007) - 시드니 루멧 감독의 유작

by 조브라이언 2022.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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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내용 중에 영화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2007)>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2007) - 시드니 루멧 감독의 유작

첫 장편 영화 연출작 <12명의 성난 사람들 12 Angry Men(1957)>을 비롯하여 50여 년 동안 70편이 넘는 영화와 TV시리즈를 연출했고, 5차례 아카데미 감독상 후보에 올랐던 고(故) 시드니 루멧 Sidney Lumet(1924~2011)의 마지막 연출 작품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 Before The Devil Knows You're Dead>는 후에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Snowpiercer(2013)>의 각색에 참여한 켈리 매스터슨 Kelly Masterson의 시나리오를 토대로 한 범죄 스릴러입니다.

 

이 영화의 제목을 차용한 아일랜드 속담이 영화가 시작하면서 화면에 자막으로 뜹니다.

 

"30분 동안은 천국에 있는 기분일 것이다 May you be in heaven a full half-hour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까지는 before the devil knows you're dead."

 

필립 시모어 호프먼 Philip Seymour Hoffman, 에단 호크 Ethan Hawke, 마리사 토메이 Marisa Tomei, 앨버트 피니 Albert Finney가 주연을 맡은 영화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는 새털라이트 어워즈와 보스턴 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베스트 캐스트를 수상했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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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저지른 횡령이 들통날지도 모를 회계 감사가 코앞에 닥치자 브라질로 도망치기로 결심한 재무 담당 임원 앤디 핸슨(필립 시모어 호프먼). 그러는 데 있어 목돈이 필요한 앤디는 이혼 후 딸의 학비와 양육비를 위해 역시 돈이 필요한 동생 행크(에단 호크)를 모의 작당에 끌어들입니다. 앤디는 꿈에도 모르지만, 행크는 앤디의 아내인 형수 지나(마리사 토메이)와 몰래 바람을 피우고 있습니다. 평소 악의라고는 없는 행크이지만, 대체적으로 무자비한 모사꾼인 형 앤디 앞에서는 주눅 들기 일쑤입니다. 앤디는 앤디대로, 자신보다 외모가 출중하고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한 동생 행크에 대한 원망을 늘 지니고 있습니다.

 

앤디의 계획은 부모가 운영하는 보석 상점을 터는 것이었고, 행크는 마지못해 형의 계획에 동참하게 됩니다. 앤디가 직접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최근 인근에서 목격당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주일 간 수익이 정산되기 직전인 토요일 오전이라면, 나이 든 직원 도리스만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장난감 권총 정도로도 충분히 위협이 가능할 것이고, 또한 희생자가 발생하지 않는 강도에 대해서는 보험금이 나올 것이므로 누구도 손해보지 않을 것이라 스스로 합리화하는 앤디. 일단 보석들을 손에 넣으면 뉴욕에 있는 딜러를 통해 현금 12만 달러(약 1억 5,744만 원)를 손에 넣으리라 기대하고 있기도 합니다.

 

행크는 형 앤디와 상의하지 않고, 강도 경험이 있는 지인 바비 라소다(브라이언 F. 오바이런)를 끌어들입니다. 일단 행크가 차를 빌린 후 운전대를 잡고 바비가 진짜 권총을 들고 상점에 들어가 보석들을 훔쳐 나온다는 간단한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날 상점에는 도리스 대신 앤디와 행크의 어머니 나네트(로즈메리 해리스)가 문을 열었고, 바비가 남은 보석들을 꺼내기 위해 유리 진열장을 깨느라 정신이 팔린 사이, 나네트는 서랍 안에 있던 권총을 꺼내 바비를 쏘고 바비도 나네트를 쏴버립니다. 결국 나네트가 한 방 더 쏴 바비는 현장에서 죽고, 바비가 쏜 총에 맞아 심하게 다친 나네트 또한 뇌사에 빠집니다. 갑작스러운 아내의 사고에 앤디와 행크의 아버지이자 나네트의 남편인 찰스(앨버트 피니)는 큰 충격에 빠지고, 결국 나네트에게서 산소호흡기를 떼기로 결정합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사고로 인해 계획이 틀어진 앤디와 행크는 혼란에 빠지고, 죽은 바비의 처남인 덱스(마이클 섀넌)가 행크를 찾아오면서 혼란은 점점 더 커집니다.


설상가상 범죄 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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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 <12명의 성난 사람들>을 비롯 <뜨거운 오후 Dog Day Afternoon(1975)><네트워크 Network(1976)><평결 The Verdict(1982)><허공에의 질주 Running on Empty(1988)>등 특유의 날카로운 통찰력이 빛나는 문제작들을 연출한 시드니 루멧 감독이 비교적 평작들로 채워져 부진했던 1990년대를 지나 2007년에 개봉시킨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는 83세의 노장 감독이 전성기 때의 감각을 되찾은 듯한 세련되고 매끈한 범죄 스릴러 영화입니다. 특히 과거와 현재를 왔다 갔다 하며 앤디와 행크, 찰스 등 주요 인물들의 시점으로 일부 장면들이 반복되는 전개는 상당히 신선합니다.

 

외모도 성격도 다른 두 형제가 벌인 사기강도극이 실패하면서 상황이 점점 극악으로 치닫다 결국 파국에 이르는 형제를 연기한 필립 시모어 호프먼과 에단 호크 모두 유약한 내면을 감추지 못하고 불안에 떠는 인물들을 제대로 표현했습니다. 또한 극악무도한 강도 살인극이 아들들의 작당임을 알게 된 아버지 찰스를 연기한 앨버트 피니는 역시 명 배우답게 극의 클라이맥스를 압도해 버립니다. 찰스가 선택한 것은 결국 또 다른 강도짓을 벌이다 총에 맞아 입원한 앤디를 죽여버리는데요. 그 과정이 섬뜩하면서도 드라마틱합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확 와닿지 않았던 이 영화의 제목은, 영화를 보고 나면 비로소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악마의 유혹은 인간의 삶 전반에 걸쳐 언제 어디서고 손을 뻗칠 수 있고, 그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죄악을 저지르면 악마는 인간의 영혼마저 사로잡아 버리고, 죄책감에 쩌든 인간의 고통을 즐긴다는 거죠. 그러니,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 단 30분만이라도 잔을 가득 채우고, 고개를 들면 보이는 지붕이 온전하게 나를 지켜준다는 행복을 만끽하라는 아주 섬뜩한 문구였습니다. 영화 속 앤디도 행크도 결코 상식적이거나 정상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이 아니었기에, 더더욱 악마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되지도 않는 완전범죄를 꿈꾸다 결국 파멸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영화 정보]

국내 제목: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

원제: Before The Devil Knows You're Dead
제작국가: 미국
감독: 시드니 루멧
캐스트: 필립 시모어 호프먼, 에단 호크, 마리사 토메이, 앨버트 피니, 로즈메리 해리스, 마이클 섀넌, 에이미 라이언, 브라이언 F. 오바이런 등
장르: 범죄/드라마/스릴러
러닝타임: 116분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2009년 5월 14일(한국)/2015년 12월 10일(한국 재개봉)/2007년 10월 26일(미국)

 

주요 수상내역:

2007년 보스턴 영화평론가협회상 베스트 캐스트

2007년 12회 새털라이트 어워즈 베스트 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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