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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1990년대

리플리(1999) - 교묘하고도 잔혹한 신분 상승 스릴러

by 조브라이언 2022.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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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내용 중에 영화 <리플리(1999)>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리플리(1999) - 교묘하고도 잔혹한 신분 상승 스릴러

미국 작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 Patricia Highsmith(1921~1995)가 1955년 발표한 동명의 원작 소설을 <잉글리쉬 페이션트 The English Patient(1996)>로 아카데미 9개 부문을 휩쓴 앤소니 밍겔라 Anthony Minghella(1954~2008) 감독이 각색과 연출을 맡은 심리 스릴러 <리플리 The Talented Mr. Ripley>는 하이스미스의 원작 소설을 느슨하게 각색한 르네 클레망 René Clément 감독, 알랭 들롱 Alain Delon 주연의 <태양은 가득히 Plein Soleil(1960)>가 제작된 이후 거의 40년이 지난 후 새롭게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맷 데이먼 Matt Damon이 주인공 톰 리플리 역을 맡았고, 주드 로 Jude Law, 기네스 팰트로 Gwyneth Paltrow, 케이트 블란쳇 Cate Blanchett, 필립 시모어 호프먼 Philip Seymour Hoffman이 함께 출연한 영화 <리플리>는 제작비 4,000만 달러(약 524억 원)로 만들어져 전 세계 박스오피스 최종 누적 수익 1억 2,880만 달러(약 1,689억 원)를 기록했으며, 디키 역을 맡은 주드 로가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것을 비롯해 72회 아카데미 5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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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 낮에는 호텔에서, 저녁에는 피아노 조율사로 일하는 비루한 삶을 사는 톰 리플리(맷 데이먼). 화려한 인생을 동경하지만 신분상승의 기회는 찾아오지 않던 리플리에게 어느 날 생각지도 못한 기회가 찾아옵니다.

 

어느 화려한 파티장에서 빌려 입은 프린스턴 대 재킷 차림으로 피아니스트 인양 흉내를 내던 리플리가 해운 업계 거물 허버트 그린리프(제임스 레브혼)의 눈에 띈 것입니다. 프린스턴 대 재킷을 보고 자신의 아들 디키와 동문이라고 생각한 허버트는, 리플리의 성실해 보이는 외모가 맘에 들었는지 한 가지 부탁을 합니다. 이태리에서 머물고 있는 디키를 찾아가서 미국으로 되돌아오도록 설득해 달라는 것. 허버트는 여행에 필요한 모든 경비는 물론 보너스 1,000달러까지 리플리에게 줍니다.

 

여객선 일등석에 탑승해 이태리에 도착한 리플리는 디키인 척 행세를 하며 사교계 명사인 미국인 메러디스 로그(케이트 블란쳇)와 안면을 틉니다. 해변 마을 몬지벨로에서 같은 프린스턴 출신이라며 디키에게 접근한 리플리는 디키는 물론 디키의 여자 친구인 마지 셔우드(기네스 팰트로)와도 친구가 됩니다. 디키의 곁에 머물면서 점점 디키의 자유분방하고 사치스러운 삶을 함께 즐기던 리플리는 점점 디키에게 집착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디키는 그런 리플리에게 싫증을 느끼고, 대신 자신과 비슷한 신분의 부유하고 사교적인 친구 프레디 마일즈(필립 시모어 호프먼)와 어울리기 시작합니다. 로마에 다녀온 디키는 자신의 옷을 입고 거울 앞에서 춤추고 있는 리플리를 보고 크게 놀라기도 하고 그 모양이 못마땅합니다. 자신이 마치 디키와 같은 부류로 신분상승이라도 한 듯 착각에 빠진 리플리는 허버트와 약속한 기한이 다가오면서 조금씩 초조해지기 시작합니다.


화사한 햇살 뒤에 감춰진 핏빛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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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클레망의 <태양은 가득히>에서 알랭 들롱이 연기했던 리플리와 맷 데이먼의 리플리는 느낌이 전혀 다릅니다. 오히려 맷 데이먼이 캐스팅되기 전에 고사했다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Leonardo DiCaprio가 맡았다면 알랭 들롱과 비슷한 느낌이었을까요. 맷 데이먼은 전형적인 미남 스타일이라기보다는 극 초반 허버트 그린리프가 믿음을 가지듯이, 근면 성실해 보이는 느낌이 더 도드라지죠. 그런 맷 데이먼이 연기한 신분상승을 꿈꾸며 거짓말을 일삼고 살인을 서슴지 않는 톰 리플리는 꽤 훌륭합니다. 오히려 그런 근면 성실해 보이는 외모 뒤에 꿈틀거리는 욕망을 욱여넣어 숨기고 있다는 점이 더욱 섬뜩하게 느껴졌으니까요.

 

이미 리플리가 거짓말에 거짓말이 꼬리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을 관객은 알고 있기 때문에, 거기에 속고 있는 다른 인물들이 애처로워 보일 지경입니다. 특히나 말간 눈빛으로 리플리의 수작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마지를 연기한 기네스 팰트로의 예민하고도 유약한 표정 연기는 매우 인상적입니다. 사교계 인사 메러디스를 연기한 케이트 블란쳇의 등장도 반가웠는데요. 원작에는 없던 캐릭터를 앤소니 밍겔라 감독이 각색하는 과정에서 창조해 넣었고, 특히나 거기에 케이트 블란쳇이 캐스팅되었다는 점은 다시 생각해도 작품 자체에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디키 역으로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주드 로의 나른한 부잣집 도련님 연기도 인상적이었는데요. 주드 로의 얼굴은 대체적으로 예민하고 신경질적으로 보일 때가 많아 그런지, 그런 매서운 눈빛이 디키와 잘 맞았습니다.

 

가브리엘 야레 Gabriel Yared의 오리지널 스코어와 재즈 명곡 "My Funny Valentine", 그리고 이태리 해변의 아름다운 풍광과 아름다운 배우들이 어우러진 <리플리>였습니다.

 

 

[영화 정보]

국내 제목: 리플리

원제: The Talented Mr. Ripley
제작국가: 미국
감독: 앤소니 밍겔라
캐스트: 맷 데이먼, 주드 로, 기네스 팰트로, 케이트 블란쳇, 필립 시모어 호프먼, 잭 데이븐포트, 제임스 레브혼, 세르지오 루비니 등
장르: 범죄/스릴러
러닝타임: 139분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2000년 3월 4일(한국)/1999년 12월 25일(미국)

 

주요 수상내역:

2000년 72회 아카데미 5개 부문 노미네이트 - 남우조연상(주드 로), 각색상, 오리지널 스코어상, 미술상, 의상 디자인상

2000년 53회 영국 아카데미 BAFTA 남우조연상 수상(주드 로)

2000년 57회 골든 글로브 어워즈 5개 부문 노미네이트 - 드라마 부문 작품상,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맷 데이먼), 남우조연상(주드 로), 감독상, 오리지널 스코어상

2000년 71회 내셔널 보드 오브 리뷰 어워즈 2개 부문 수상 - 감독상, 남우조연상(주드 로)

2000년 50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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