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체이탈자(2021) - 결국 설정의 벽에 갇혀버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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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내용 중에 영화 <유체이탈자(2021)>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유체이탈자(2021) - 결국 설정의 벽에 갇혀버리다

인간의 영혼이 육체와 분리되는 '유체이탈(遺體離脫)'를 소재로 한 판타지 액션 스릴러 <유체이탈자 Spiritwalker>는 12시간마다 다른 사람의 몸으로 바뀌는 주인공이 잃어버린 자신을 찾아 벌이는 고군분투를 그렸습니다.

 

김윤진, 박해일 배우 주연의 <심장이 뛴다 Heartbeat(2010)>로 데뷔한 윤재근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으로 윤계상, 박용우, 임지연, 유승목, 박지환, 이성욱, 홍기준, 서현우 배우가 출연했습니다. 지난 2021년 11월 24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2주 1위를 차지했고, 전국 관객수 81만여 명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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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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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가 일어난 현장. 피투성이가 된 채 겨우 정신을 차려 눈을 뜬 강이안(윤계상). 병원에 실려간 이안은 자신이 누구인지 심지어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합니다. 지갑 속 지철호(이운산)의 신분증에 적힌 주소와 카드키를 가지고 누군가의 집을 찾아간 이안. 거울에 비친 모습조차 누구인지 전혀 모르겠던 차에, 갑자기 주변이 다른 장소로 뒤바뀌더니 금세 다른 옷을 입은 다른 모습의 누군가로 바뀌어 버립니다. 방금 전과 다른 모습, 이 부장(유승목)으로 바뀐 이안은 바로 직전에 들렀던 지철호의 집으로 향하던 중, 지철호가 누군가에게 납치당하는 광경을 목격합니다. 이 부장의 외모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모든 상황이 혼란스러운 이안은 교통사고 현장에서 만났던 행려(박지환)를 찾아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설명하던 중, 또다시 주변이 바뀌면서 이번에는 박 실장(박용우)의 외모로 변하게 됩니다. 그리고 교통사고가 났던 차량을 찾아간 이안은 차 안에서 어느 여자의 사진을 발견하는데, 마침 성당에서 사진 속 여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 여자의 이름은 문진아(임지연)였고, 진아는 사라진 이안을 찾고 있었지만, 다른 사람의 외모를 한 이안을 알아볼 리 없었고, 홀연히 사라져 버립니다. 진아의 집주소를 알아낸 이안은 또다시 다른 사람으로 바뀌는데, 이번엔 유 대리(이성욱)의 몸입니다. 도대체 연관성을 알아차릴 수 없는 사람들의 몸으로 들어간 이안의 영혼, 자기 자신에 관한 것은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이안은 이 모든 상황이 혼란스럽습니다. 그러다, 진아의 집을 찾아간 이안은 퍼즐을 풀 수 있을 실마리를 찾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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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체이탈'이란 설정에 발목 잡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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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유체이탈자>는 12시간마다 다른 사람의 몸으로 바뀌는 이안이 혼란에 빠져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파헤쳐가는 전반부와 유체이탈의 원인과 이안의 정체를 스스로 알게 되고 결국 사건을 해결 내지는 종결시키는 후반부로 나눌 수 있는데, 공교롭게도 주인공 이안만큼이나 뭐가 뭔지 모르겠는 관객의 입장에서도 혼란 그 자체인 전반부가 조금 더 흥미로웠습니다. 오히려 유체이탈의 원인이 이안에게 투여된 마약의 환각 증세로 인한 것이라는 설명이 있은 후부터 극의 긴장감이 급격히 사그라듭니다.

 

지철호로 시작해 한 명씩 차례대로 유체이탈을 하는 과정 자체에 촘촘한 개연성이 부여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요 인물 가운데 강이안의 영혼이 들어가지 않은 백 상사(서현우)의 몸을 통해 납치된 진아를 구해낸다는 클라이맥스의 설정 자체를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유체이탈의 순서에 대한 특별한 장치도 없고, 강이안이 유체이탈 대상을 정하는 것도 아닌데, 갑자기 백 상사의 몸이 최고조에 달한 갈등에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는 것이 도통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최종 빌런으로 밝혀진 박 실장을 연기한 박용우 배우의 카리스마는 상당했지만, 길을 잃고 방황하는 스토리가 결말에 다다라 긴장감이 훅 떨어진 상태라 그 카리스마가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한 점은 아쉬웠습니다. 애초에 유체이탈의 원인이 마약에 의한 환각상태라는 메인 설정 자체가 설득력이 떨어지다 보니, 오히려 그 이유를 모른 채 이리 뛰고 저리 뛰던 전반부가 훨씬 흥미진진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영화 정보]

국내 제목: 유체이탈자

영제: Spiritwalker
제작국가: 한국
감독: 윤재근
캐스트: 윤계상, 박용우, 임지연, 유승목, 박지환, 이성욱, 홍기준, 서현우, 이운산, 주진모, 김민경 등
장르: 액션/스릴러/판타지
러닝타임: 108분
관람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2021년 11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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