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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1990년대

프랭키와 쟈니(1991) - 외로운 중년남녀가 펼치는 풋풋한 로맨스

by 조브라이언 2022.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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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내용 중에 영화 <프랭키와 쟈니(1991)>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프랭키와 쟈니(1991) - 외로운 중년남녀가 펼치는 풋풋한 로맨스

<귀여운 여인 Pretty Woman(1990)>의 고(故) 게리 마샬 Garry Marshall(1934~2016) 감독이 연출하고, 알 파치노 Al Pacino와 미셸 파이퍼 Michelle Pfeiffer가 <스카페이스 Scarface(1983)> 이후 8년 만에 작품에서 재회한 <프랭키와 쟈니 Frankie & Johnny>는 뮤지컬 <거미 여인의 키스 Kiss of the Spider Woman(1993)><래그타임 Ragtime(1998)>등으로 토니상을 수상한 미국 작가 고(故) 테렌스 맥널리 Terrence McNally(1938~2020)가 1982년에 쓰고 1987년 오프-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려진 희곡 <달빛 속의 프랭키와 쟈니 Frankie and Johnny in the Clair de Lune>를 맥널리 자신이 각색한 시나리오를 영화화한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프랭키를 연기한 미셸 파이퍼는 1992년 49회 골든 글로브 어워즈 뮤지컬 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었으며, 프랭키의 동료이자 친구 코라 역의 케이트 넬리건 Kate Nelligan은 45회 영국 아카데미 BAFTA와 63회 내셔널 보드 오브 리뷰 어워즈 여우조연상을 받았습니다.

 

알 파치노, 미셸 파이퍼, 케이트 넬리건 외에도 게리 마샬 감독 영화의 단골 캐스트인 헥터 엘리존도 Héctor Elizondo, 네이던 레인 Nathan Lane, 제인 모리스 Jane Morris 등이 출연한 <프랭키와 쟈니>의 제목은 영화의 두 주인공 캐릭터 이름이기도 하지만, 1912년 미국 가수 진 그린 Gene Greene이 발표한 이래 브룩 벤튼 Brooke Benton, 샘 쿡 Sam Cooke, 쟈니 캐시 Johnny Cash, 밥 딜런 Bob Dylan, 밴 모리슨 Van Morrison, 스티비 원더 Stevie Wonder, 린지 로핸 Lindsay Lohan 등 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한 노래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노래의 가사는 영화처럼 로맨틱 코미디 분위기는 아니고, 다른 여자와 눈이 맞은 남자 친구를 총으로 쏴버린 여자의 이야기입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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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받은 상처로 어딘가 그늘져 보이는 프랭키(미셸 파이퍼)는 뉴욕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대자(代子)의 세례식 참석을 위해 고향 펜실베이니아 주(州) 알투나로 향하는 버스를 타고 가는 프랭키. 한편, 갓 출소한 쟈니(알 파치노)는 일자리를 찾기 시작하고, 프랭키는 세례식이 끝나고 자신의 직장인 아폴로 카페가 있는 뉴욕으로 돌아옵니다. 아폴로 카페 사장 닉(헥터 엘리존도)은 프랭키의 동료 헬렌(골디 맥로린)의 컨디션이 좋지 않자 집으로 돌려보내고, 감옥에서 요리를 배운 쟈니가 일자리를 구하러 아폴로 카페를 찾습니다. 닉은 마침 일손이 부족해 허덕이던 차에, 쟈니와 몇 마디 나눈 후 쟈니를 채용합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온 프랭키는 자신의 집 선반을 고치고 있는 낯선 남자 바비(숀 오브라이언)를 만나는데, 알고 보니 프랭키의 이웃이자 친구 팀(네이던 레인)의 새 남자 친구였습니다. 홀로 지내는 것에 익숙한 프랭키는 코끼리 인형을 모으는 것이 취미이고, 비디오 플레이어를 살 계획입니다. 그날 밤, 외로움에 지친 쟈니는 거리에서 만난 창부를 집에 데려오지만, 옷 입은 그대로 침대에 나란히 누워있어 주기만을 부탁합니다.

 

다음 날 아침, 닉은 결국 헬렌이 입원했음을 직원들에게 알립니다. 헬렌에게 병문안 간 프랭키와 동료 코라(케이트 넬리건)는 의식을 잃은 채 병상에 누워있는 헬렌을 보며, 나이 들어 홀로 외롭게 죽어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서로에게 토로합니다. 그리고 다음 날, 열리지 않는 병뚜껑 따는 데엔 전문가인 프랭키에게 난데없이 쟈니가 데이트를 청하지만, 프랭키는 단칼에 거절합니다. 그러다 전해진 헬렌의 부고. 장례식장에 참석한 프랭키와 코라, 네다(제인 모리스)는 아폴로 카페에 취직한 지 얼마 되지도 않는 쟈니가 조문 온 것을 보고 의아해합니다. 일터로 복귀한 후, 쟈니는 프랭키에게 재차 데이트를 청합니다. 하지만 프랭키는 이번에도 또 거절. 그러다 코라와 하룻밤을 보내게 된 쟈니. 다음 날, 프랭키와 네다에게 시시콜콜 쟈니와의 잠자리에 대해 이야기하는 코라.

 

몇 주가 지나고, 시나리오 작가가 되어 로스앤젤레스로 떠나게 된 동료의 송별 파티가 열리고, 이번에도 쟈니는 프랭키에게 파티에 파트너로 함께 가자고 물어봅니다. 하지만 또 거절하는 프랭키. 그날 저녁, 어쨌든 파티엔 가야 하는 프랭키는 외출 준비에 분주한 가운데, 느닷없이 쟈니가 나타납니다. 결국 쟈니와 함께 파티에 참석한 프랭키. 그리고 쟈니는 프랭키와 자신이 얼마나 잘 맞는 한쌍이 될지, 끊임없이 프랭키를 설득합니다. 파티가 끝난 후, 쟈니는 프랭키에게 꽃을 사주며 프랭키의 아파트로 데려가 달라고 간청하고, 결국 그날 프랭키와 쟈니는 밤을 함께 보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맺어질 인연은 결국 맺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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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페이스>에서 서로에게 눈을 부라리는 살벌한 부부를 연기했던 미셸 파이퍼와 알 파치노가 뉴욕의 어느 식당에서 다시 만나 알콩달콩 로맨스를 펼치다니, 역시 배우들은 작품에 따라 캐릭터에 따라 변신에 능한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존재들인가 봅니다. 알 파치노는 특유의 강렬한 눈매 때문 에라도 맡는 역할마다 강한 에너지를 뿜어내는데요. <프랭키와 쟈니>에서는 커다란 눈에서 힘을 빼고 프랭키의 애정을 갈구하는 귀여운 면모를 보여줍니다. 또한 과거의 상처에 짓눌린 채 새로운 만남을 거부하는 까칠한 프랭키를 미셸 파이퍼가 아닌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것을 상상하는 것이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최적의 캐스팅입니다.

 

두 주연배우 외에도 조연진들의 면모가 인상적이었는데요. 걸걸한 입담이 특기인 코라 역의 케이트 넬리건은 영국 아카데미 BAFTA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지만, 미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부문에는 같은 해 출연한 또 다른 작품 <사랑과 추억 The Prince of Tides(1991)>로 노미네이트 되었을 정도로, 두 작품에서 출연 분량과 관계없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아폴로 카페 사장인 닉을 연기한 헥터 엘리존도는 <환상의 커플 Overboard(1987)><두 여인 Beaches(1988)><귀여운 여인 Pretty Woman(1990)><사랑하고 싶은 그녀 The Other Sister(1999)><런어웨이 브라이드 Runaway Bride(1999)><프린세스 다이어리 The Princess Diaries(2001)><프린세스 다이어리 2 The Princess Diaries 2: Royal Engagement(2004)><조지아 룰 Georgia Rule(2007)><발렌타인데이 Valentine's Day(2010)><뉴욕의 연인들 New Year's Eve(2011)> 등 1980년대 이후 게리 마샬 연출작 대부분에 출연한 단골 캐스트인데요. <프랭키와 쟈니>에서도 특유의 유머와 포용력, 이해력을 갖춘 아폴로 카페의 사장 닉 캐릭터를 멋지게 연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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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랭키와 쟈니>의 두 주인공은 각자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어른들입니다. 프랭키는 과거에 전남편으로부터 받았던 학대로 인해 마음의 문을 걸어 잠겄으나, 아폴로 카페에서 열리지 않는 병뚜껑을 따는 데엔 천부적인 소질을 가졌습니다. 쟈니 또한 이혼과 복역으로 인해 삶이 산산조각 났지만, 겉으로는 유쾌한 수다쟁이로 자신의 상처를 오히려 드러내고 프랭키와의 인연을 성사시키려 부단히 노력합니다. 하지만 자꾸만 속으로 숨어 들어가는 프랭키가 병뚜껑을 따는 재주를 지녔다는 설정에서, 저는 오히려 프랭키가 단단히 걸어 잠근 마음속 빗장 또한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할 거라 믿었고, 쟈니가 진열된 코끼리 인형들의 코가 창문 방향을 향해야만 복이 들어온다고 말했듯이, 일제히 코끼리 코가 창문을 향한 후반부가 되어서는 안심이 되었습니다. 상반된 캐릭터인 프랭키와 쟈니가 새로운 인연으로 탄생하는 것을 축복이라도 하는 듯, 밝아오는 새벽빛 아래 창가에서 사이좋게 이를 닦는 엔딩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영화 속 연인들이 이를 닦는 장면은 보통 분주한 아침 시간이나 잠들기 전 일상 속 행동 정도로 지나가는 장면에 등장한 적은 많지만,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듯한 암시로 보인 것은 꽤 신선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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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이 희곡이기도 하지만, 후반부 20여분 남짓은 알 파치노와 미셸 파이퍼의 2인극이 펼쳐지는데요. 울다가 웃다가 다퉜다가 화해하는 두 사람이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오르락내리락하며 쏟아내는 많은 양의 대사는 스펙터클 그 자체입니다. 그리고 프랑스 태생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였던 클로드 드뷔시 Claude Debussy(1862~1918)가 1890년 작곡한 피아노 독주곡 '달빛 Claire de Lune'이 두 배우와 함께 프랭키의 아파트 시퀀스를 가득 채웁니다. 그 외에도 꽃가게 앞 문이 열리는 트럭 앞에서의 키스 장면도 매우 좋아하는 명장면이고, 직설적인 쟈니가 나이를 물었을 때 한 살 두 살 낮춰 말하다가 엔딩에서 결국 실제 나이를 고백하는 프랭키의 귀여운 표정도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Claire de Lune(Instrumental Score) by Marvin Hamlis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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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에서 1991년 10월 개봉하여, 북미 최종 박스오피스 누적 수익 2,277만 달러(약 324억 원), 전 세계 박스오피스 최종 누적 수익 6,700만 달러(약 953억 원)를 기록했는데요. 이는 제작비 2,900만 달러(약 412억 원) 대비 실망스러운 성적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다음 해인 1992년 7월 UIP 직배로 개봉했지만, 위의 당시 신문광고에서 보는 것과 같이, 메인 개봉관에 걸리지 못할 정도로 푸대접을 받았습니다.

 

 

[영화 정보]

국내 제목: 프랭키와 쟈니

원제: Frankie & Johnny
제작국가: 미국
감독: 게리 마샬
캐스트: 알 파치노, 미셸 파이퍼, 헥터 엘리존도, 네이던 레인, 제인 모리스, 케이트 넬리건 등
장르: 드라마/로맨스/코미디
러닝타임: 117분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1992년 7월 4일(한국)/1991년 10월 11일(미국)

 

주요 수상내역:

1992년 45회 영국 아카데미 BAFTA 여우조연상 수상(케이트 넬리건)

1992년 63회 내셔널 보드 오브 리뷰 어워즈 여우조연상 수상(케이트 넬리건)

1992년 49회 골든 글로브 어워즈 뮤지컬 코미디 부문 여우주연상 노미네이트(미셸 파이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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