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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2020년대

오펀: 천사의 탄생(2022) - 13년 만에 다시 찾아온 무서운 아이 에스터

by 조브라이언 2022. 10.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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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내용 중에 영화 <오펀: 천사의 탄생(2022)>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오펀: 천사의 탄생(2022) - 13년 만에 다시 찾아온 무서운 아이 에스터

2009년작 <오펀: 천사의 비밀 Orphan>의 스토리를 토대로 데이비드 카기셸 David Coggeshall이 쓴 시나리오를 영화화한 <오펀: 천사의 탄생 Orphan: First Kill>은 <데빌 인사이드 The Devil Inside(2012)><더 보이 The Boy(2016)><더 보이 2: 돌아온 브람스 Brahms: The Boy II(2020)> 등 호러 장르 영화를 연출한 윌리엄 브렌트 벨 William Brent Bell 감독이 연출한 13년 만의 속편으로, 전편에서 콜먼 가족에 스며들어 온 집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그 시점보다 2년 전 이야기를 담은 프리퀄입니다.

 

1997년생으로 전편에서는 실제 12세였다가 20대 중반이 된 이사벨 퍼먼 Isabelle Fuhrman이 특수분장과 CGI 등을 총동원해 에스터 역할에 재도전했고,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 10 Things I Hate About You(1999)><세이브 라스트 댄스 Save the Last Dance(2001)> 등 대표작으로 한때 청춘스타였던 줄리아 스타일스 Julia Stiles가 트리샤 올브라이트를 연기했습니다. 트리샤의 남편 앨런 역은 명배우 도널드 서덜랜드 Donald Sutherland의 아들이자 키퍼 서덜랜드 Kiefer Sutherland의 이복동생이기도 한 로시프 서덜랜드 Rossif Sutherland가 맡았습니다.

 

전편에 이어 장르 영화 제작사 다크 캐슬 엔터테인먼트 Dark Castle Entertainment가 제작을 맡았으나, 전편의 전 세계 배급을 맡았던 워너 브라더스 Warner Bros. Pictures 대신 파라마운트 플레이어스 Paramount Players가 북미 배급을 맡아 2022년 8월 북미 일부 극장과 OTT 플랫폼 파라마운트+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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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월 26일. 희귀 호르몬 장애 병인 뇌하수체 기능 저하증으로 인해 겉으로 보기엔 10세 소녀이지만 실제로는 31세인 리나 클래머(이사벨 퍼먼)는 에스토니아에 있는 사른 인스티튜트에 갇혀 지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리나는 경비원을 유혹해 죽여버린 후 출입증을 빼앗아 들고, 수업을 마치고 퇴근 중이던 미술치료사 안나(그웬돌린 콜린스)의 차에 숨어 올라타 탈출에 성공합니다. 안나의 집에 무단 침입한 후, 안나를 살해한 후 실종된 미국 여자 어린이의 정보를 찾던 중, 자신의 외모와 엇비슷한 타깃을 찾아내는 리나. 2003년 실종됐다는 에스터 올브라이트가 바로 자신이 변신할 대상이 됩니다. 어린이의 외모를 무기 삼아 길 잃은 소녀를 연기하던 리나는 마침 경찰관의 눈에 띄고, 자신의 이름을 '에스터'라고 소개하면서 자신의 부모가 미국에 살고 있다고 말합니다.

 

미국 코네티컷 주(州) 대리엔. 부유한 화가 앨런 올브라이트(로시프 서덜랜드)와 자선사업가 트리샤(줄리아 스타일스)는 4년 전 실종된 딸 에스터의 부재를 받아들이고 아들 거너(매튜 핀랜)와 함께 저택에서 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형사 도넌(히로 가나가와)으로부터 에스터를 찾았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 올브라이트 가족. 트리샤는 에스터를 보호 중인 모스크바 주재 미국 대사관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4년 만의 모녀 재회. 집으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 돌아가신 할머니를 뵙고 싶다고 말하는 에스터를 보고 의아한 트리샤. 어릴 적 기억이 별로 없기도 하지만, 재능을 딱히 보이지 않았던 그림 실력이 출중해진 점도 뭔가 의심스럽습니다. 올브라이트 가족에게는 4년 만에 돌아온 딸이자 여동생 에스터 행세를 하는 리나는 마침 뛰어난 그림 실력으로 앨런의 감탄을 자아내고, 아예 앨런의 작업실에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앨런과 함께 그림을 그리며 공감대를 넓혀가면서, 트리샤와 앨런 사이를 이간질하기 시작합니다.

 

트리샤가 주최하는 자선행사가 있던 날 밤. 거너는 친구들을 불러다 거하게 술판을 벌이고 있던 중, 갑자기 도넌 형사가 집을 찾아옵니다. 불청객이 못마땅한 거너에게 잠시 화장실을 좀 써도 되겠냐고 묻는 도넌은 화장실 대신 에스터의 방에 몰래 들어가 에스터의 지문이 묻어 있을 레코드 판을 훔쳐 나옵니다. 집에 돌아온 도넌은 레코드에 묻어 있는 지문과 4년 전 실종된 진짜 에스터의 지문을 비교하고, 둘이 일치하지 않음을 발견합니다. 그때 도넌의 등 뒤에서 칼로 공격하는 에스터, 아니 리나. 하지만 더 큰 충격은 그 뒤에 나타난 트리샤가 칼로 난도질당한 도넌을 총으로 쏴 죽였다는 것. 알고 보니, 트리샤는 이미 리나가 돌아온 에스터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진짜 에스터는 이미 4년 전에 죽은 것이었습니다. 유난히 동생 에스터를 거칠게 다루던 거너가 에스터와 투닥대던 중 사고로 에스터가 죽었고, 트리샤는 거너와 짜고 에스터의 시체를 처리하고는 앨런에게는 에스터가 실종됐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밝힙니다. 트리샤는 앨런에게 이 모든 사실을 숨긴 채 가정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리나와 한 배에 올라탄 셈이 되었고, 에스터의 시신을 묻은 지하실에 도넌의 시체를 옮기는 일을 리나와 함께 합니다. 그리고 도넌이 보낸 이메일처럼 꾸며 도넌이 휴가를 떠난 것으로 위조하는 트리샤.

 

한 번 실종된 에스터를 다시 실종시키는 일은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므로, 트리샤와 리나는 오로지 앨런을 계속 속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연극을 이어가기로 합니다. 리나는 자신의 정체를 들키지 않아야 하고, 트리샤는 과거 자신의 행위를 숨겨야 한다는 각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나름 신선한 발상이지만 뚝 떨어진 극적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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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25살이 된 이사벨 퍼먼이 13년 만에 다시 에스터를 연기한다는 소식은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습니다. 13년 전 실제 어린이였던 이사벨 퍼먼이 알고 보니 30대 성인이라는 설정은 꽤 신선한 충격이었지만, 프리퀄을 표방한 <오펀: 천사의 탄생>에서는 전편에서 가장 중요한 히든카드였던 설정을 만천하에 공개하고 시작하게 되었으니, 대체 어떤 카드를 꺼내려는 건가 싶었죠. 전편에서 언급하며 지나갔던 '에스터 올브라이트'의 전 가족 몰살과 방화 범죄의 과정과 결과를 보여주겠거니 생각했던 프리퀄은 이야기를 한 번 더 비틀어 의외의 재미를 주었습니다. 다행히 스포일러를 피하고 가서인지, 트리샤와 거너의 변신(?)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보니 '어? 이거 나름 신선한데?'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25세 성인이 된 이사벨 퍼먼이 10세 에스터를 연기한 설정은 생각보다는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습니다. 의도적인지 극 전체적으로 어둑어둑하기도 하고, CGI를 범벅으로 해 자칫 '불쾌한 골짜기'가 덕지덕지 쳐 발려져 있지는 않을까 우려했지만, 우려보다는 덜했달까요. 순간순간 성인이 된 이사벨 퍼먼의 모습이 조금 거슬리기는 했지만, 기왕 프리퀄이 나올 거였으면 전편 개봉 직후, 이사벨 퍼먼이 아직 어렸을 때 했어도 좋았겠다 싶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배우 본체가 성인이 되어서인지, (굳이) 담배 피우는 장면까지 추가한 걸 보니 어린이 외모를 했지만 실제로는 성인인 에스터/리나 캐릭터에는 더 잘 어울려 보였으니, 이 또한 아이러니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트리샤와 거너 모자와 에스터 인척 하는 리나의 맞대결이 오로지 앨런 한 명을 속이고자 벌어지다 보니, 관객은 다 아는데 앨런만 모르는 세 사람의 사기극으로 채워지는 중후반부가 그렇게 늘어질 수가 없었습니다. 전편에서 구축한 '어린이 외모를 했지만 알고 보니 30대인 희대의 사이코패스' 캐릭터는 악랄한 트리샤와 거너 모자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가련한 외국인으로 전락해 버렸죠. 실제 극 중에서 정체가 밝혀지게 되면 너희 나라(에스토니아)로 끌려가게 될 것이라며, 여기는 미국이라고 으름장을 놓는 거너의 대사는, 난데없는 '미국 우월주의'가 확 솟아오르면서 이건 또 새로운 종류의 국적 차별인가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반격의 기회만 엿보던 리나는 내내 모자에게 밀리는 게임에 반강제로 응합니다. 차라리 자신을 보내달라고 애원하던 모습은 애처롭기까지 했으니, 미스터리 호러 스릴러로서의 장르적 재미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동유럽 출신의 가련한 범죄자가 '미국인 모자'에게 된통 당하는 '이민자 수난극'처럼 되어버립니다.

 

결국 올브라이트 일가는 모두 죽고, 저택도 불타버리고 가까스로 살아남은(하지만 불길을 거리낌 없이 저벅저벅 걸어 나오는 리나는 너무도 초인적으로 보여, <오펀: 천사의 비밀>의 클라이맥스에서 목이 꺾이도록 걷어차였지만 죽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리나는 결국 '에스터 올브라이트'로 남게 되고, 마지막 장면은 자연스럽게 2009년작 <오펀: 천사의 비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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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호러 스릴러로서의 장르적 매력은 흐려졌지만, 온갖 기술이 총동원되어 25살 배우를 10살처럼 보이도록 애쓴 노력은 높이 살만한 프리퀄 <오펀: 천사의 탄생>은 위와 같이 다른 배우들이 높은 굽의 신발을 신고 함께 연기했다고 하는군요. 영화의 장르와 관계없이 촬영장에서 배우들의 화목한 사진을 보는 일도 나름대로 재미있습니다.

 

 

[영화 정보]

국내 제목: 오펀: 천사의 탄생

원제: Orphan: First Kill

제작국가: 미국/캐나다

감독: 윌리엄 브렌트 벨

캐스트: 이사벨 퍼먼, 줄리아 스타일스, 로시프 서덜랜드, 히로 카나가와, 매튜 핀랜, 사만다 워크스, 데이브 브라운, 로렌 코크레인, 그웬돌린 콜린스 등

장르: 공포/미스터리/스릴러

러닝타임: 99분

관람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2022년 10월 12일 (한국)/2022년 8월 19일 (미국)

 

 

[관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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