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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2020년대

스크림 (2022) - 새로운 클래식 호러의 근사한 컴백

by 조브라이언 2022.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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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림 (2022) 공식 포스터 (출처-구글 이미지)

※ 글 내용 중에 영화 <스크림 (2022)> 및 <스크림 (1996)>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스크림 (2022) - 새로운 클래식 호러의 근사한 컴백

1996년, 기존 호러 영화의 공식에 과감한 도전장을 내밀며 호러팬들의 덕심을 자극했던 <스크림 Scream>이 개봉하고 26년 만에 등장한 '리퀄 requel' <스크림 Scream(2022)>! 다섯 번째로 만들어진 이 속편은 제목에서 과감하게 '5'를 제외시키고, 리부트도 리메이크도 아닌 '리퀄'이라는 이름으로 26년 전 1편의 아비규환에 손을 내밉니다. 1편의 대성공 이후, 바로 다음 해인 1997년, 호러 영화 속편의 공식을 새롭게 재해석했던 <스크림 2>, 그로부터 3년 후인 2000년 <스크림 3>, 다시 11년 후인 2011년 <스크림 4>에 이르기까지, 매번 전편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더라도, 적어도 '스크림 시리즈'에 대한 저의 애정은 식을 줄 몰랐습니다.

 

그리고 4편이 개봉하고 4년 후인 2015년 찾아든 '스크림 시리즈'의 창조주 웨스 크레이븐 Wes Craven 감독의 부고. 그렇게 다섯 번째 시리즈는 영영 물 건너간 것이 아닌가 하던 차에 시리즈의 부활을 알리는 뉴스에 가슴 설렜고, <레디 오어 낫 Ready or Not (2019)>를 공동 연출한 매트 베티넬리-올핀 Matt Bettinelli-Olpin과 타일러 질레트 Tyler Gillett 두 명의 감독이 부활시킨 이 멋진 '리퀄'은 시리즈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던 디멘션 필름 Dimension Films 로고 대신 프랜차이즈의 새로운 배급사 파라마운트 픽쳐스 Paramount Pictures의 로고와 함께 다시 찾아왔습니다.

 

2022년이 밝자마자인 지난 1월 14일 북미에서 개봉하여 1억 3천만 달러 이상의 박스오피스 수익을 올리며 화려하게 컴백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극장과 VOD 동시 개봉에 따라 2월 17일(목) 자정에 주요 플랫폼에 VOD가 공개됐고, 롯데시네마의 아주 일부 관에서 하루 몇 번 안되는 상영시간표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추운 날씨와 귀찮음을 무릅쓰고 극장으로 달려갔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반가운(?) 고스트페이스 (출처-구글 이미지)

우즈보로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빌리 (스킷 울리히)와 스튜 (매튜 릴러드) 콤비의 연쇄살인극이 벌어진 지 25년. 나 홀로 집에 있던 고등학생 태라 (제나 오르테가)에게 의문의 전화가 걸려오고, 빈집에 들이닥친 고스트페이스의 공격을 받아 크게 다쳐 입원하게 됩니다.

 

한편 모데스토에 떨어져 살던 태라의 언니 샘 (멜리사 바레라)은 태라의 친구 웨스 (딜런 미네트)의 연락을 받고 남자 친구 리치 (잭 퀘이드)와 함께 태라가 입원해 있는 우즈보로의 병원을 찾습니다. 마침 병실에는 태라의 친구들, 웨스, 앰버 (마이키 매디슨), 쌍둥이 남매 채드 (메이슨 구딩)와 민디 (재스민 사보이 브라운), 그리고 채드의 여자 친구 리브 (소니아 앰마)가 모여 있고, 오랜만에 재회한 태라와 샘 자매는 서먹하기만 합니다.

 

그날 밤, 스튜의 조카이자 리브의 전 남자 친구인 빈스 (카일 갤너)가 고스트페이스에 의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병원에 있던 샘 또한 고스트페이스에게 공격을 당합니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아버지가 집을 나가고, 자신이 엇나가기 시작하다 결국 집을 나가버린 이유를 태라에게 고백하는 샘.

 

알고 보니, 25년 전 살인사건의 범인 중 하나였던 빌리가 자신의 친부라는 사실을 엄마의 일기를 통해 알게 되었고, 그 사실을 감당하기 힘들었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진실을 알게 되고 이를 엄마에게 따지고, 친부인 줄 알았지만 아니었던 아버지가 충격을 받아 가출하면서 가정을 파탄 낸 것이 자신 때문이라는 죄책감에 시달렸던 샘은 태라를 보호하기 위해 떠날 수밖에 없었고, 약에 의지하며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던 것입니다.

 

돌아온 고스트페이스를 처단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던 샘과 리치는 듀이 (데이비드 아퀘트)를 찾아갑니다. 게일 (코트니 콕스)과 이혼 후, 아직도 게일을 잊지 못하는 듀이는 게일의 뉴스 프로그램을 보며 씁쓸해 하던 중, 불현듯 찾아온 샘과 리치를 처음엔 냉대하지만, 고스트페이스의 살인행각을 막기 위해 샘과 리치를 돕기로 합니다.

 

그리고, 게일과 시드니 (니브 캠벨)에게 그 사실을 알립니다. 쌍둥이 민디와 채드의 집에는 태라의 친구들이 모여있고, 듀이는 거기서 쌍둥이의 엄마이자 랜디 (제이미 케네디)의 동생인 마사 (헤더 마타라조)와 오랜만에 만납니다. 세 번 일어난 고스트페이스의 공격은 모두 25년 전 범인인 빌리, 스튜와 연관 있는 인물에게 벌어졌다는 점을 떠올리며, 샘이 범인일 거라는 의견이 솟아오릅니다.

 

하지만 고스트페이스의 추가 살인은 멈추지 않고, 보안관 주디 (말리 셸튼)는 대낮에 집 앞에서, 주디의 아들 웨스는 집 안에서 살해당합니다. 그리고, 사건 취재를 위해 주디의 집을 찾은 게일과 재회하는 듀이. 그때, 병원에 있던 태라와 리치에게 닥친 고스트페이스의 공격. 듀이와 샘이 둘을 구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건이 연이어 벌어지고, 시드니가 악몽의 우즈보로를 다시 찾아옵니다. 그리고, 펼쳐지는 고스트페이스와 시드니의 재대결, 여전히 미궁에 빠진 범인 찾기, 25년 만에 다시 벌어진 우즈보로의 악몽은 이제 결말을 향해 치닫습니다.


여전히 새롭고 기발한

우즈보로로 돌아온 시드니와 게일 (출처-구글 이미지)

그간 4편의 극장용 장편 영화와 2시즌까지는 MTV, 3 시즌은 VH1을 통해 방영된 TV 시리즈 (2015~2019)로 이어진 '스크림' 프랜차이즈. 창조주인 웨스 크레이븐의 부재로 인해, 더 이상의 시리즈는 못 나오지 않을까 하던 우려가 이번 다섯 번째 영화로 말끔하게 사라졌습니다. 케빈 윌리엄슨 Kevin Williamson의 각본에 의해 탄생한 대표적인 (그리고 '살아남은') 메인 캐릭터인 시드니, 게일, 듀이가 합세하고, 25년 전 인물들과 연결된 새로운 캐릭터들, 그리고 여전히 건재한(!) 고스트페이스까지, 마치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난 듯한 반가움이 가득했습니다.

 

극 중 '민디'의 대사를 빌어, 호러 영화뿐 아니라, 시리즈 프랜차이즈의 맹점을 과감하게 공격하면서 때로는 셀프 디스로 느껴질 정도로 신랄한 입담으로 '리퀄'에 대한 썰도 풀고 범인 찾기 게임에도 박차를 가하는 제임스 밴더빌트 James Vanderbilt와 가이 버식 Guy Busick의 각본도 기발합니다.

 

<루머의 루머의 루머 13 Reasons Why>의 클레이로 낯익은 딜런 미네트의 극중 이름 웨스 Wes는, 웨스 크레이븐을 기리기 위한 애틋한 마음의 산물이고 영화가 끝나면서 뜨는 자막 "For Wes - 웨스 크레이븐 감독님을 기리며"는 뭉클하기까지 했습니다.

 

영화 <스크림> 시리즈 속의 시리즈 물인 <스탭 Stab> 시리즈에 대한 농담 따먹기는 재미있습니다. 영화 속 영화인 <스탭 8>를 망친 장본인으로, "나이브스 아웃 만든 감독"이 언급되고, 실제 <나이브스 아웃 Knives Out>의 감독인 라이언 존슨 Rian Johnson은 지난 2017년 <스타 워즈 에피소드 8: 라스트 제다이 Star Wars: Episode VIII - The Last Jedi>를 연출해 시리즈의 팬들로부터 원성을 들은 바 있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알게 된 캐스팅에 얽힌 몇 가지 재미있는 점은, 샘의 남자친구 리치 역의 잭 퀘이드의 부모가 배우 커플이었던 멕 라이언과 데니스 퀘이드이고, 채드 역의 메이슨 구딩의 아버지가 배우 쿠바 구딩 주니어라고 하네요.

 

샘 역의 멜리사 바레라는 뮤지컬 영화 <인 더 하이츠 In the Heights>에서 바네사를 연기했었고, 실제 나이는 32세인데, 극 중 샘은 23세라고 하니 꽤나 동안인 것 같습니다.

 

1편의 빌리 역을 맡았던 스킷 울리히가 샘에게만 보이는 환영으로 나타나는데, 오랜만에 반가웠고, 1~4편에서 고스트페이스의 목소리를 맡은 배우 로저 L. 잭슨이 이번에도 목소리 연기를 맡아 반가웠습니다. 

 

호러 영화에 대한 사랑과 <스크림> 시리즈에 대한 애정을 담은 두 감독의 따뜻한(?) 시선은 피칠갑 호러 영화인 <스크림>의 다섯 번째 영화에 듬뿍 묻어나고, 이를 지켜보는 팬의 입장으로서는 더없이 훌륭한 컴백이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스크림 공식 예고편

[영화 정보]

국내 제목: 스크림

원제: Scream

제작국가: 미국

감독: 매트 베티넬리-올핀, 타일러 질레트

캐스트: 멜리사 바레라, 제나 오르테가, 잭 퀘이드, 말리 셸튼, 코트니 콕스, 데이비드 아퀘트, 니브 캠벨, 메이슨 구딩, 마이키 매디슨, 딜런 미네트 등

장르: 공포/스릴러

러닝타임: 114분

관람등급: 18세 이상 관람가

개봉일: 2022년 2월 17일 (한국)/2022년 1월 14일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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