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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2010년대

인간중독(人間中毒)(2014) - 그렇게까지 치명적으로 보이지 않는 아이러니

by 조브라이언 2022.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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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내용 중에 영화 <인간중독(人間中毒)(2014)>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인간중독(人間中毒)(2014) - 그렇게까지 치명적으로 보이지 않는 아이러니

<정사 An Affair(1998)><송어 Rainbow Trout(1999)><스캔들 - 조선남녀상열지사 Untold Scandal(2003)>의 각본으로 유명한 김대우 감독이 장편 연출 데뷔작 <음란서생 Forbidden Quest(2006)>와 <방자전 The Servant(2010)>에 이어 세 번째 연출 및 각본을 맡은 <인간중독(人間中毒) Obsessed>은 1960년대 후반 군 관사 내에서 금지된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로맨스 드라마입니다.

 

송승헌 배우가 부하의 아내와 사랑에 빠지는 김진평 대령을 연기했고, 임지연 배우가 김진평과 위험한 관계에 휘말리는 종가흔 역을 맡았습니다. <방자전>에 이어 김대우 감독과 두 번째 작업을 하게 된 조여정 배우가 진평의 아내 이숙진을, 온주완 배우가 가흔의 남편 경우진을 연기합니다. 그 외에 박혁권, 배성우, 엄태구, 전혜진, 유해진 배우가 함께 출연한 <인간중독>은 2014년 5월 14일 개봉, 전국 관객수 144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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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부대 내에서 윗선에서는 두터운 신임을 받고 아래로부터는 존경받는 김진평 대령(송승헌)은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지만 남몰래 베트남전 참전 후유증을 앓으며 내면의 괴로움을 견디고 있습니다. 특히 아내 이숙진(조여정)의 아버지이자 진평의 장인이 군단장이라 그런지 일종의 자격지심도 진평을 더더욱 외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어느 날, 평소 진평을 자신의 우상이라 떠받드는 경우진 대위(온주완)가 전입하면서, 고요하던 진평의 삶에 소용돌이가 몰아칩니다. 이유는 우진의 아내인 종가흔(임지연)의 존재.

 

한편, 진평의 아내 숙진은 임신을 위해 특별한 날짜를 챙기며 열심히지만, 진평은 그저 남편으로서 의무를 다할 뿐 숙진에게 마음을 다하지는 못합니다. 소임을 마친 후 헛헛한 마음으로 밤 산책을 나선 진평은 우진의 관사 앞을 지나다 우연히 밖에 나와있는 가흔을 봅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미처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가흔과 폭풍 같은 사랑에 빠질 줄은.

 

다음날, 숙진이 부탁으로 군 장교 부인들의 봉사회인 '나이팅게일 회' 발족식에 참석한 진평은 가흔을 다시 봅니다. 마침 눈에 띄는 아름다운 외모를 가진 가흔은 다른 부인들에게 질투의 대상으로 급부상합니다. 하지만 가진 게 많은 숙진은 넉넉한 마음으로 그런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가흔을 다독이고, 베트남전에서 입은 부상으로 괴로워하는 군인들을 돌보기 위해 부인들을 이끌고 병원을 찾습니다.

 

그러던 중, 숙진이 돌보던 부상병이 갑자기 숙진에게 달려들고 가흔이 있는 힘을 다해 그를 막아냅니다. 때마침 진평이 나타나 총을 쏘지만, 잘못 발사된 총알이 그만 가흔의 어깨에 스칩니다. 아내가 변을 당하자 불같이 화가 난 우진이 다음날 득달같이 병원으로 달려가 문제의 부상병을 죽도록 두들겨 패자, 진평이 다급하게 나서 자신에게도 책임이 있다면서 가흔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말을 하여 사태를 진정시킵니다.

 

가흔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은 진평. 그리고 부인들 사이에서 가흔은 증오의 대상이 되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가흔의 과거사가 조금씩 알려집니다. 그런 중에 진평에게 잘 보이고 싶은 우진은 부부동반 피크닉을 제안합니다. 그리고 조금씩 서로에 대한 감정이 마주치는 눈빛 사이로 새어 나오는 진평과 가흔. 결국 둘은 은밀하게 만날 약속을 하고, 불같이 뜨거운 사랑을 나누게 됩니다. 결국 가흔에게 미친 듯이 빠져든 진평은 조금씩 가흔에게 집착하기 시작하지만, 가흔은 그런 진평을 밀어냅니다. 과연 둘의 사랑은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요?


다소 엉성한 스토리 안에서 방황하는 두 주연 사이에서 돋보이는 조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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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 <9월이 지나면(2013)>으로 처음 임지연 배우를 봤을 때 받았던 신선한 충격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어딘가 슬퍼 보이면서도 아련한 기운을 내뿜는 묘한 아름다움이 느껴졌는데요. 본격적인 첫 장편 영화 주연작인 <인간중독>에서 꽤 수위가 높은 노출을 감행하면서 어려운 정사 장면을 연기했는데요. 종가흔 캐릭터의 어딘가 신비로운 분위기와 임지연 배우의 이미지가 딱 맞아떨어지기도 했고, 상당히 공들인 티가 나는 정사 장면의 연출도 괜찮았습니다. 상대역인 진평 역의 송승헌 배우도 데뷔 이후 거의 처음으로 과감한 도전을 한셈이었는데요.

 

안타깝게도 해당 장면들 자체만으로 보면 완성도가 높은 편이기는 했지만, 격정적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극 전체적으로 시종일관 경직되어 있는 김진평과 종가흔 캐릭터처럼 기대감을 가지게 한 두 주연 배우의 연기 또한 조금 어색함이 들어서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주인공 진평의 감정선을 따라잡기가 버거웠는데요. 과거 참전의 후유증으로 고통받는다는 설정만으로 진평 캐릭터의 평면성이 다채로워지지는 못했습니다. 가흔에 대한 감정이 폭발하는 장면에서는 당황스럽기까지 했는데, 차곡차곡 감정을 쌓아가지 못하다 보니 클라이맥스에서의 감정 분출이 어색해져 버렸습니다.

 

반면에 조연진들의 연기가 돋보였는데요. 특히 압권은 조여정, 전혜진 배우였습니다. 부인들의 수다 장면들은 평이했지만, 두 배우가 본격적으로 부딪히는 순간이 영화 전체를 통틀어 가장 긴장감 넘치는 장면이었습니다. 전혜진 배우가 연기한 최 중령 부인이 선을 넘는 농담을 던지자, 갑자기 정색한 숙진이 김장 얘기를 꺼내고, 최 중령 부인의 대답이 늦자 숙진이 닦달을 하자, 백김치도 담가야겠다며 맞받아치죠. 그래서인지 영화 <인간중독>을 떠올리면 늘 저 김장 대화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영화 정보]

제목: 인간중독(人間中毒)

영제: Obsessed
제작국가: 한국
감독: 김대우
캐스트: 송승헌, 임지연, 조여정, 온주완, 유해진, 박혁권, 전혜진, 배성우, 엄태구, 예수정, 윤다경, 정상철, 김혜나, 송지인  등
장르: 로맨스/드라마
러닝타임: 132분
관람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2014년 5월 14일

 

주요 수상내역:

2014년 51회 대종상 신인여우상 수상(임지연)

2014년 23회 부일영화상 신인 여자연기상 수상(임지연)

2015년 6회 올해의 영화상 여우조연상 수상(조여정)

2014년 35회 청룡영화상 청정원 인기스타상 수상(송승헌)

2014년 34회 한국 영화평론가협회상 2개 부문 수상 - 여우조연상(조여정), 신인여우상(임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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