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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2010년대

그대 이름은 장미(2019) - 익숙한 설정 속 진부한 이야기

by 조브라이언 2022.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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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내용 중에 영화 <그대 이름은 장미(2019)>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그대 이름은 장미(2019) - 익숙한 설정 속 진부한 이야기

조석현 감독의 장편 연출 데뷔작 <그대 이름은 장미 Rosebud>는 가수 민해경이 1988년 발표한 "베스트 11" 앨범에 수록된 히트곡 "그대 모습은 장미"(박건호 작사, 강인원 작곡)에서 모티브를 얻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드라마입니다.

 

주인공 홍장미의 현재를 연기한 유호정 배우에게는 전국 관객수 745만 명을 기록한 <써니 Sunny(2011)> 이후 8년 만의 주연작이고, 박성웅, 오정세 배우가 현재의 명환과 순철을, 채수빈 배우가 장미의 딸 현아를 연기했고, 하연수, 이원근, 최우식 배우가 과거의 장미, 명환, 순철 역으로 등장합니다.

 

<말모이 MAL-MO-E: The Secret Mission>, 역시 박성웅 배우 주연작인 <내 안의 그놈 The Dude in Me><글래스 Glass><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 Ralph Breaks the Internet> 등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던 2019년 1월 3주, 주말 박스오피스 12위로 데뷔했고, 전국 누적 관객수는 89,238명으로 흥행에는 크게 실패했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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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에 실패하고 바닷가에서 펜션을 운영하며 사는 홍장미(유호정). 중년이 되어서도 늘 좋은 친구로 남아있는 순철(오정세). 둘은 과거에 함께 듀엣 데뷔를 준비하던 가수 지망생이었습니다.

 

젊은 시절, 낮에는 공장에서 미싱을 돌리고, 밤에는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며, 누구보다 바쁘고 부지런하게 살고 있는 장미(하연수). 어느 날 나이트클럽 무대에서 노래할 기회가 찾아온 장미를 눈여겨본 음반사 사장 한명희(황석정)는 장미를 가수로 데뷔시키기 위한 준비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젊은 시절 순철(최우식)과 듀엣 결성을 하게 된 장미. 그즈음 명환(이원근)의 적극적 구애로 연인 관계로 접어든 장미는 일과 사랑 모두 성공을 앞둔 장밋빛 나날을 보냅니다.

 

하지만, 서울대 재학 중인 대학생 명환과 공장 직공 출신인 자신과 신분 차이 때문에 명환의 집안에서는 둘의 사이를 결사반대하고, 유학 가기를 강요당하던 명환은 장미를 찾아갔다가 순철과 장미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오해하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탑니다. 떠나간 명환을 마음 한편에 묻어두고, 열심히 가수 데뷔 준비에 몰입하는 장미는 어느 날 임신 사실을 깨닫게 되고, 한명희 사장은 낙태를 종용합니다. 하지만 뱃속의 아기를 포기할 수 없었던 장미는 대신 가수의 꿈을 접어버립니다.

 

시간이 흘러, 장미(유호정)의 딸 현아(채수빈)는 어느새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10대가 되었고, 변함없이 장미 모녀의 곁을 맴도는 순철(오정세)은 듬직합니다. 생계를 위해 녹즙기 외판원 일을 하던 장미는 우연히 명환(박성웅)과 재회합니다. 성공적인 유학 생활 후, 번듯한 의사가 된 명환은 아직도 장미를 잊지 못했는지 결혼도 마다한 채 혼자 지내고 있습니다. 그러다 현아의 존재를 알게 된 명환은 장미의 집 앞에서 기다리다 어딘가로 향하는 현아의 뒤를 따라가게 되고, 자신의 뒤를 쫓는 낯선 아저씨가 무서워 경찰서로 들어간 현아.

 

결국 경찰서에서 한 자리에 모인 장미, 순철, 명환, 현아. 생부가 이미 죽은 사람이라고 알고 있던 현아는 엄마 장미에 대한 원망 섞인 분통을 터뜨리고, 순철과 잘 먹고 잘 살라는 막말까지 퍼붓습니다. 현아의 뺨따귀를 후려갈기는 장미, 그리고 이어지는 현아의 가출.

 

과연 현아의 진짜 아빠는 누구일까요? 집 나간 현아는 다시 장미의 품으로 돌아올까요?


너무 많은 레퍼런스가 얽히고설켜 본래의 의도는 사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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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이름은 장미>는 실제 촬영은 2016년 상반기에 진행됐지만, 극장 개봉은 3년이 지나 이루어진 지각 개봉작인데요. 그 사이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알지 못하지만, 결과물을 보면 그 이유를 알 것도 같습니다. 무엇보다 유사한 기존 영화들이 많이 떠오른다는 점은 결코 장점이 되지 못할 텐데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 <써니>는 아무래도 홍장미를 연기한 유호정 배우의 전작이어서 그럴 것이고, 70년대 중반을 배경으로 한 과거 부분은 김현석 감독의 <쎄시봉 C'est si bon(2015)>이나 tvN 인기 시리즈였던 '응답하라' 시리즈도 연상시킵니다. 성공한 아버지에게 딸을 맡기는 어머니의 미어지는 가슴은, 베트 미들러 Bette Midler 주연의 멜로드라마 <스텔라 Stella(1990)>를 똑 닮았고, 별로 궁금하지도 않고, 금세 결론이 드러나는 '진짜 아빠 찾기 대소동'은 뮤지컬 <맘마미아 Mamma Mia!: The Movie(2008)>를 떠올리게 합니다.

 

가수 민해경의 히트곡 '그대 모습은 장미'는 과거 가수 데뷔를 준비하던 젊은 장미의 서사에서 잠깐 쓰이지만, 그냥 주인공 이름을 '장미'로 하기 위해 가져다 쓴 것 이상의 효과는 없었기에, 이 또한 상당히 아쉬웠는데요. 무엇보다 과거 노래 장면에서 여러 가지로 어색한 부분이 많다 보니, 탁월한 선곡이 스토리에 녹아드는 고급스러운 카타르시스는 전혀 얻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특정 시대를 서사에 녹여내려다 보니, 특히 1990년대 중후반 외환 위기 상황에서는 눈물 폭탄을 장착하기 위한 사전 작업들이 너무도 선명하고 투명하게 드러나, 그 또한 진부했습니다. 

 

 

[영화 정보]

제목: 그대 이름은 장미

영제: Rosebud

제작국가: 한국

감독: 조석현

캐스트: 유호정, 박성웅, 오정세, 하연수, 이원근, 최우식, 채수빈, 박준면, 윤복인, 이준혁, 황석정, 조수연, 오하늬, 김정현 등

장르: 로맨스/코미디/드라마

러닝타임: 126분

관람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2019년 1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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