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내용 중에 영화 <355(2022)>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355(2022) - 화려한 캐스트가 아까운 허술한 첩보 액션
<트리플 엑스 2 - 넥스트 레벨 xXx 2: The Next Level(2005)><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Mr. & Mrs. Smith(2005)>의 각본으로 할리우드에 데뷔한 후, <디스 민즈 워 This Means War(2012)><엘리시움 Elysium(2013)> 등의 각본을 쓰고, <마션 The Martian(2015)><데드풀 Deadpool(2016)> 등의 제작을 거쳐 <엑스맨: 다크 피닉스 X-Men: Dark Phoenix(2019)>의 각본과 제작은 물론 연출로 영역을 확대한 사이먼 킨버그 Simon Kinberg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 <355 The 355(2022)>.
영화 <캣우먼 Catwoman(2004)>, TV 시리즈 <NYPD 블루 NYPD Blue> 등의 각본에 참여한 테레사 레벡 Theresa Rebeck과 킨버그가 시나리오를 쓴 스파이 액션 스릴러 <355(2022)>에는 미국 출신 제시카 차스테인 Jessica Chastain, 스페인 출신 페넬로페 크루즈 Penélope Cruz, 중국 출신 판빙빙 范冰冰, 독일 출신 다이앤 크루거 Diane Kruger, 케냐계 멕시코 배우 루피타 뇽오 Lupita Nyong'o 등 다국적 배우들이 제3차 세계대전을 일으키려는 악의 무리에 대항하는 국제 스파이 조직으로 등장합니다.
<355(2022)>는 킨버그 감독과 <엑스맨: 다크 피닉스> 촬영 당시 제시카 차스테인이 킨버그 감독에게 제안하면서 시작됐고, 차스테인은 <355(2022)>의 제작자로도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7,500만 달러(약 953억 원)의 제작비를 들여 2019년 여름 파리와 런던에서 촬영되었고, 2022년 1월 7일, 유니버설 픽쳐스 배급으로 북미 3,145개 극장에서 일제히 개봉했으나, 첫 주말 수익이 462만 달러(약 58억 원)에 그치며 기개봉작인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Spider-Man: No Way Home(2021)><씽2게더 Sing 2(2021)>에 밀려 박스오피스 3위로 데뷔했고, 북미 최종 누적 수익 1,457만 달러(약 184억 원), 전 세계 누적 수익 2,782만 달러(약 353억 원)의 성적으로 제작비 대비 흥행에 실패했습니다.
평론가들로부터도 혹평 세례를 피하지 못했는데요. 로튼토마토 지수 24%(226개 리뷰 기준)로 화려한 캐스팅에 비해 낮은 완성도에 대한 아쉬운 평가를 받았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남쪽으로 약 240km 떨어진 곳. 범죄 주동자 일라이야 클라크(제이슨 플레밍)가 지구상 그 어떤 디지털 보안 시스템에도 접근 가능한 독보적인 암호 해독 프로그램을 마약왕으로부터 제공받습니다. 마침 당국 요원들이 급습하자, 클라크는 기다렸다는 듯이 마약왕에게 배신의 총구를 겨눕니다. 혼돈의 도가니를 틈타 콜롬비아 정보국 요원 루이스 로하스(에드가 라미레즈)가 해독 프로그램이 든 드라이브를 손에 넣습니다.
미 정보국 CIA 요원 메이슨 "메이스" 브라운(제시카 차스테인)이 로하스로부터 프로그램 구매 임무를 부여받습니다. 메이스는 동료이자 연인인 닉 파울러(세바스천 스탠)와 함께 파리로 향합니다. 메이스가 로하스와 접선하고 있던 중, 독일 비밀 요원 마리 슈미트(다이앤 크루거)가 돈가방을 들고 달아나면서, 로하스와의 딜은 깨져버립니다. 메이스가 지하철역으로 달아난 마리의 뒤를 쫓는 사이, 닉은 골목에서 클라크와 마주칩니다.
CIA 본부로 복귀한 메이스는 그제야 닉의 시체가 골목에서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메이스와 닉의 상관인 래리 마크스(존 더글러스 톰슨)는 메이스에게 드라이브를 되찾아오도록 지시합니다. 곧 메이스는 오랜 친구이자 전직 영국 MI6 에이전트 카디자 아디메(루피타 뇽오)에게 도움을 청하러 런던으로 갑니다.
한편 로하스는 현장 경험이 없는 콜롬비아 정보국 소속 심리학자 가르시엘라 리베라(페넬로페 크루즈)에게 드라이브를 넘기려 하고, 상관 요나스 뮬러(실베스터 그로스)로부터 지시를 받은 마리가 드라이브의 행적을 뒤쫓습니다. 메이스와 카디자 또한 로하스와 가르시엘라를 추적하던 중, 콜롬비아 정보국이 앞서 로하스를 처단하고, 로하스는 숨이 끊어지기 전에 드라이브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스마트폰을 그라시엘라에게 줍니다. 그 전화기는 오직 그라시엘라의 지문으로만 열 수 있습니다.
위험에 처한 그라시엘라를 안전 가옥으로 데려간 마리. 곧 메이스와 카디자도 안전 가옥에 합류합니다. 모두의 목적은 오직 하나, 바로 드라이브를 쟁취하는 것. 이에 카디자가 함께 힘을 합치자고 제안합니다. 각자 소속과 국적은 다르지만 한 팀이 된 네 사람은 드라이브의 행방을 쫓아 모로코로 향합니다.
먹을 것 부족한 소문만 요란한 잔칫상
제시카 차스테인, 페넬로페 크루즈, 다이앤 크루저, 루피타 뇽오, 판빙빙 등 각기 다른 국적을 가진 내로라하는 여성 배우들이 출연하는 액션 프로젝트 <355>가 발표되었을 때, 상당히 큰 관심이 모아졌습니다. 그리고 유니버설 픽쳐스가 배급권을 가져가면서, <355> 프로젝트에 더욱 힘이 실렸는데요. 문제는 감독이 사이먼 킨버그라는 것이었습니다.
힘을 잃어가던 '엑스맨' 시리즈가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X-Men: First Class(2011)><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쳐패스트 X-Men: Days of Future Past(2014)>로 멋지게 리부트 되었다가, 리부트 3부작의 마지막 편 격이었던 <엑스맨: 다크 피닉스>로 거하게 말아먹은 그 사이먼 킨버그가 하필 <355>의 감독이라니! <355>에 대한 기대가 우려로 바뀐 것은 순식간이었습니다.
그리고 COVID-19 팬데믹으로 원래 예정되어 있던 개봉일로부터 1년이 지난 2022년 1월 그 모습을 드러낸 <355>는 역시 우려했던 바가 그대로 드러난 범작 이하의 졸작이었습니다. 주요 캐스트 5명 중에 3명이 아카데미 수상자이지만, 어느 캐릭터도 제대로 빌드업되지 못해 제대로 된 연기를 펼칠 여지도 없이, 의미 없는 액션과 폭발 장면만 난무하는 산만하고 지루한 액션 영화가 되고 말았습니다.
앙상블 캐스트가 등장하는 첩보 액션 영화에 등장하는 클리셰도 역시 빠지지 않습니다. 스타급 여성배우들이 단체로 출연하기 때문인지 산드라 불록 Sandra Bullock, 케이트 블란쳇 Cate Blanchett, 앤 해서웨이 Anne Hathaway, 헬레나 본햄 카터 Helena Bonham Carter, 리아나 Rihanna 등이 출연했던 <오션스8 Ocean's 8(2018)>의 맷갈라 시퀀스를 의식한듯한 상하이 암시장 경매장 시퀀스라던가, 이런 종류의 영화에서 빠지지 않는 컴퓨터 천재가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심지어 <355>에서는 루피타 뇽오가 그 역할을 맡았는데 스마트폰만 톡톡 거리면 엔간한 시스템쯤이야 다 뻥뻥! 애초에 촘촘한 개연성 따위는 어딘가 집어던진듯한 엉성한 각본에 허를 찔렸기에, 그 정도쯤은 귀엽게 봐줄 수도 있을 지경이었습니다. 세바스천 스탠이 연기한 닉이 죽었다고 할 때에도, 저 정도 배우를 데려다 저렇게 초반에 죽도록 둘 것 같지 않더니만, 역시 후반부에 짠! 하고 나타난다던가, 하는 예측가능한 범위를 절대 벗어나지 않는 게으른 설정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제작까지 맡으며 <355>를 끌어간 제시카 차스테인은 매 작품마다 훌륭한 연기를 보이는 훌륭한 배우지만, <355>에 대한 실망감을 상쇄시켜주지는 못했습니다.
[영화 정보]
국내 제목: 355(2022)
원제: The 355
제작국가: 미국
감독: 사이먼 킨버그
캐스트: 제시카 차스테인, 다이앤 크루거, 페넬로페 크루즈, 루피타 뇽오, 판빙빙, 세바스천 스탠, 에드가 라미레즈 등
장르: 액션/스릴러
러닝타임: 122분
관람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2022년 2월 9일(한국)/2022년 1월 7일(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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