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퍼스트 슬램덩크(2022) - 추억의 책장을 넘기는 듯한 벅찬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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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내용 중에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2022)>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2022) - 추억의 책장을 넘기는 듯한 벅찬 감동

1990년부터 1996년까지 일본 만화잡지 《주간 소년 챔프》에서 연재된 후 총 31권의 단행본이 발간되어 1억 7,00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만화를 원작으로, 101화 분량의 TV 애니메이션 시리즈(1993~1996)와 4편의 극장판이 제작된 불멸의 인기 만화 <슬램덩크 スラムダンク>의 신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 The First Slamdunk(2022)>가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슬램덩크>의 원작자 이노우에 다케히코 井上 雄彦가 각본과 작화, 연출까지 맡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2022년 12월 3일, 일본에서 먼저 개봉해 박스오피스 5주 1위를 지키며(2022년 1월 초 기준) 인기를 모으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2023년 1월 4일 개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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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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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매년 여름 개최되는 일본 고등학교 체육대회인 인터하이 32강전, 북산고와 산왕공고와의 경기와 원작에서 다루지 않았던 이야기, 특히 송태섭(미야기 료타)의 서사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태섭은 세 살 위의 형 준섭(미야기 소타)의 영향으로 농구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배웠습니다.

 

태섭과 함께 북산고 농구팀 주전인 강백호(사쿠라기 하나미치), 서태웅(루카와 카에데), 정대만(미츠이 히사시), 채치수(아카기 타케노리)는 무패 신화의 강적 산왕공고를 상대로 한 경기를 치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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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가슴 벅찬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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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권의 원작 만화와 101편의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보면서 <슬램덩크>에 열광했던 때가 너무 오래전이라 세세한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 상태에서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보자니 왠지 긴장이 되기도 하더군요. 하지만 SBS에서 방영된 우리말 더빙판 TV 애니메이션 시리즈와 역시 한글화 된 원작만화에 익숙한 터라, 자막판이 아닌 더빙판을 선택하기까지엔 두 번 고민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사쿠라기 하나미치라는 원래 이름보다는 강백호가 익숙하니까요.

 

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살짝 당황스럽긴 했습니다. 기억도 잘 나지 않는 캐릭터인 송태섭의 어린 시절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강백호와 서태웅의 라이벌 구도를 중심으로 기억하고 있던 <슬램덩크>였는데, 아예 새로운 이야기를 다루는 걸까, 산왕공고와의 경기 결과가 어땠더라... 가물거리는 기억의 끄트머리에 손끝을 내젓다가 이내 포기하고, 그저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경기와 송태섭의 이야기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 제작된 극장판 4편을 전혀 보지 않았던 데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원작 만화나 TV 시리즈를 본 지도 한참전이다 보니,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플롯 자체는 다소 불친절하다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산왕공고와의 경기와 송태섭의 서사가 교차되는 구조와 경기 자체가 가지고 있는 완결성 때문인지, 초반에 느꼈던 당황스러움은 어느새 사라져 버렸고, 저도 모르게 화면 속으로 빨려 들어갈 듯 매료되어 버렸습니다. 기존 원작에서 익숙한 강백호, 서태웅, 정대만, 채치수 등의 주요 캐릭터들에 비해 정보가 부족했던 송태섭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였다는 점에서도 충분히 재미를 느꼈고요.

 

원작자인 이노우에 타케히코가 각본과 작화, 연출을 모두 맡아 기존 원작에서 볼 수 있었던 '만화스러운' 표현은 최소화하고, 특유의 작화와 함께 속도감 있는 농구 경기를 표현하는 영화적 기술력이 합쳐져, <더 퍼스트 슬램덩크>라는 영화 자체가 가지고 있는 완성도를 한 단계 높였는데요. 원작에 익숙한 팬이 아니라면 다소 낯설 수 있는 서사구조도 그 자체에서 완결성을 가졌기 때문에, 이번 영화가 외전의 의미이든, 원작에 이은 속편의 의미이든, 기존 극장판과 차별되는 '신극장판'이라 이름 붙인 이유도 납득이 갑니다.

 

2023년 1월 현재, 넷플릭스와 왓챠에서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다시 볼 수 있다는 점도 새삼스럽게 기뻤습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보면서 벅차올랐던 감흥을, 예전에 즐겁게 봤던 시리즈를 복습하면서 되새김질하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내친김에 원작 만화도 다시 읽어보고 싶어 졌습니다.

 

 

[영화 정보]

국내 제목: 더 퍼스트 슬램덩크(2022)

원제: The First Slam Dunk

제작국가: 일본

감독: 이노우에 다케히코

캐스트:

오리지널 - 키무라 스바루, 카미오 신이치로, 미야케 켄타, 나카무라 슈고, 카사마 준, 이와사키 료타, 사카모토 마아야, 세토 아사미, 호우키 카츠히사 등

우리말 더빙 - 엄상현, 강수진, 신용우, 장민혁, 최낙윤, 박성영, 박지윤, 소연, 이장원 등

 

장르: 애니메이션/스포츠/드라마

러닝타임: 124분

관람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2023년 1월 4일(한국)/2022년 12월 3일(일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