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리뷰 1990년대

스크림(1996) - 모든 일에는 반드시 시작이 있다

by 조브라이언 2022. 2. 22.
반응형

출처-구글 이미지

※ 글 내용 중에 영화 <스크림(1996)>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스크림(1996) - 모든 일에는 반드시 시작이 있다

<나이트메어 A Nightmare on Elm Street (1984)>로 대표되는 호러 장르의 대가 웨스 크레이븐 Wes Craven (1939~2015) 감독이 당시 신예 작가였던 케빈 윌리엄슨 Kevin Williamson의 시나리오를 토대로 창조해낸, 캘리포니아 우즈보로 마을에서 펼쳐지는 잔혹한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스크림 프랜차이즈"의 장대한 서막, 영화 <스크림 Scream>. 

 

웨스 크레이븐 자신이 연출한 <나이트메어>를 비롯해 호러 장르의 걸작으로 추앙받던 존 카펜터 John Carpenter 감독의 <할로윈 Halloween (1978)>, 숀 S. 커닝햄 Sean S. Cunningham 감독의 <13일의 금요일 Friday the 13th (1980)> 등의 작품들에서 보인 클리셰를 뒤틀어 새로운 호러 영화의 공식을 제시한 걸작입니다.

 

크레이븐 감독이 자기 별로 돌아간 지 어언 7년이 지난 2022년, <스크림> 시리즈의 명맥을 이을 다섯 번째 영화 <스크림 (2022)>가 세상에 나왔고, 기존 '스크림' 팬덤의 열렬한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크레이븐의 빈자리가 여전히 아쉽기도 하지만, 그가 남긴 '스크림' 브랜드는 탄생한 지 30년이 다되어가지만 여전히 기발하고 반짝입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왼쪽부터) 니브 캠벨, 로즈 맥고완 (출처-구글 이미지)

부모님이 외출한 어느 날 저녁, 남자 친구 스티브를 집으로 초대해 함께 영화 볼 준비를 하고 있던 케이시 (드류 배리모어)에게 걸려온 의문의 전화 한 통. 처음에는 호러 영화에 대한 잡담을 넙죽넙죽 받아주던 케이시. 하지만, 전화 속 목소리는 어느 순간 본색을 드러내고, 시키는 대로 테라스를 내다보니 남자 친구 스티브가 피떡진 모습! 호러 영화에 대한 퀴즈를 맞히면 살려주겠다는 말에, 성실하게 답을 말하는 케이시. 하지만, 그건 오답이었고, 스티브는 처참하게 죽임을 당합니다. 그리고 모습을 드러내는 고스트페이스. 살기 위해 도망치는 케이시. 하지만, 결국 고스트페이스의 칼에 케이시마저 죽게 되고, 외출에서 돌아온 케이시의 부모는 딸의 시체를 발견하고 경악합니다.

 

평온하던 우즈보로 마을은 전날 밤 발생한 살인사건으로 급속도로 흉흉해집니다. 1년 전 어머니 모린 프레스캇이 살해당한 몹쓸 일을 겪은 우리의 주인공 시드니 프레스캇 (니브 캠벨)은, 어머니의 죽음도 억울한데 이와 관련한 온갖 루머와 음모론을 퍼뜨린 야심 찬 TV 리포터 게일 웨더스 (코트니 콕스)의 등장이 심히 거슬립니다. 심지어 게일은 모린 살해범으로 구속된 코튼 위어리 (리브 슈라이버)가 진범이 아니라 주장하니 시드니 입장에서 게일은 살인범보다 더한 원수 같은 상대입니다.

 

집에서 절친 테이텀 라일리 (로즈 맥고완)이 오기를 기다리던 시드니에게 걸려온 전화. 그리고 들이닥친 고스트페이스. 하지만, 고스트페이스를 물리친 지 얼마지 않아 갑자기 시드니의 남자 친구 빌리 (스킷 울리히)가 나타나고, 휴대전화를 툭 떨어뜨린 빌리를 의심하는 시드니. 빌리는 구속되고, 테이텀의 집으로 피신한 시드니는 또 다른 괴전화를 받습니다. 결국 빌리는 풀려나고 의심의 화살은 시드니의 출장 중인 아버지 닐 프레스캇에게 옮겨갑니다.

 

등교가 중지되고, 테이텀의 남자 친구이자, 빌리의 절친인 스튜 마커 (매튜 릴러드)의 집에서 등교 중지 축하 파티가 열리고, 이곳에 초대받지 않은 불청객 게일이 등장하고, 혹시라도 살인사건이 일어나지 않을까 순찰 중인 테이텀의 오빠이자 경찰인 듀이 라일리 (데이비드 아퀘트)도 나타납니다. 과연 이 파티는 무사히 진행될지, 또다시 고스트페이스의 습격이 일어나진 않을지, 이 모든 소용돌이의 중심인 시드니의 앞날은 어떻게 될지...


전설의 시작

고스트페이스 (출처-구글 이미지)

얄궂게도 <스크림>1편은 북미에서 개봉하고 2년이 지난 1999년 1월 겨우 한국에서 개봉합니다. 이는 속편인 <스크림 2 Scream 2 (1997)>의 북미 개봉일인 1997년 12월 12일에서도 1년 여가 지난 후였으니, 엄청난 지각 개봉이었던 셈이죠. 저는 얄궂게도 <스크림>1편을 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1997년에 <스크림 2>를 먼저 보게 되었고 이후 1999년 국내 개봉 때 비로소 1편을 봤으니, 익히 명성이 자자했던 이 시리즈의 첫 두 편을 역순으로 보는 진귀한(?) 경험을 했던 터였습니다.

 

안 그래도 메인 포스터를 차지하기도 한 드류 배리모어가 오프닝에 등장하면, 열이면 열, 드류 배리모어가 주인공이겠구나 생각을 하고 흥미진진한 눈망울을 반짝거렸을 겁니다. 줄거리를 자세히 읽지 않았다면 더더욱 그랬을 텐데, 이 영화는 거기서부터 관객의 뒤통수를 후려치기 시작합니다. 적어도 시드니 역의 니브 캠벨보다 인지도가 훨씬 높은 드류 배리모어를 오프닝에서의 희생자로 모셔오리라는 발상은 웬만큼 배포가 큰 감독이나 제작자가 아니고서는 시도조차 하기 힘들었을 테니까요.

 

극 중 호러 영화 마니아인 랜디 믹스 (제이미 케네디)가 읊어대는 호러 영화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본 규칙들만 보더라도, <스크림> 시리즈가 나아갈 방향이 제시됩니다. 섹스는 절대 금지, 술이나 약물 복용도 금지, "곧 돌아올게 I'll be right back."과 같은 말은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내뱉지 말 것. 이 규칙을 어긴 등장인물은 어김없이 살인마의 손아귀에 죽임을 당한다는 것인데, 영화 <스크림> 안의 인물들에게도 적용될지 여부를 지켜보는 것도 큰 재미요소입니다.

 

무엇보다 고스트페이스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의 짜릿한 뒤통수는 이 영화의 백미입니다.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살인 행위는 어떤 식으로든 합리화될 수 없기도 하지만, 케빈 윌리엄슨의 각본은 고스트페이스에게 서사를 부여하는 우를 범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우매한 정신상태로 살인을 결심하고 자행하게 만들고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는 합니다.

 

또한, 시드니를 중심으로 한 주요 캐릭터들의 입체성도 고스트페이스의 살인극 안에서 각자의 존재감을 과시하며 칼날을 피해 이리저리 뛰어다닙니다. 이는 시리즈가 5편까지 이어지는 가운데 유지되는 미덕이기도 합니다.

 

[영화 정보]

국내 제목: 스크림

원제: Scream

제작국가: 미국

감독: 웨스 크레이븐

캐스트: 니브 캠벨, 데이비드 아퀘트, 코트니 콕스, 매튜 릴러드, 로즈 맥고완, 스킷 울리히, 드류 배리모어 등

장르: 공포/슬래셔

러닝타임: 111분

관람등급: 18세 이상 관람가

개봉일: 1999년 1월 16일 (한국)/1996년 12월 20일 (미국)

 

 

[관련 글]

https://bryanjo.com/70

 

스크림 (2022) - 새로운 클래식 호러의 근사한 컴백

※ 글 내용 중에 영화 <스크림 (2022)> 및 <스크림 (1996)>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거나 스포일러를 원치 않으신 분께서는 이 포스팅을 읽지 마세요. 1996년, 기존 호러 영화의

joauthor.com

http://bryanjo.com/141

 

스크림 2(1999)-헬로, 시드니? 또 나야

※ 글 내용 중에 영화 <스크림 2(1997)>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어렴풋한 기억에 10대의 살인극이 국민정서를 해친다는 이유를 들어 1996년작 <스크림 Scream> 1편이 1999년이 되어서야 국내 개봉했으

bryanjo.com

http://bryanjo.com/146

 

스크림 3(2000)-3부작의 숙명

※ 글 내용 중에 영화 <스크림 3(2000)>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웨스 크레이븐 감독의 성공적인 호러 슬래셔 "스크림" 시리즈의 3번째 속편 <스크림 Scream 3>는 1편 개봉 후 4년, 2편 개봉 후 3년 뒤인

bryanjo.com

http://bryanjo.com/149

 

스크림 4G(2011) - 11년 만의 새로운 출발

※ 글 내용 중에 영화 <스크림 4G(2011)>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인 2000년도까지 '90년대 스크림 3부작'을 마무리 지은 지 11년이 지나 2010년대의 첫 해인 2011년에 등장한 4번

bryanjo.com

반응형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