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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2020년대

교섭(交涉)(2023) - 애초에 첫 단추부터 잘 못 꿰어져, 헛되기만 한 비장미(悲壯美)

by 조브라이언 2023.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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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내용 중에 영화 <교섭(交涉)(2023)>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교섭(交涉)(2023) - 애초에 첫 단추부터 잘 못 꿰어져, 헛되기만 한 비장미(悲壯美)

<세 친구 Three Friends(1996)>로 데뷔한 후, <와이키키 브라더스 Waikiki Brothers(2001)><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Forever the Moment(2007)><제보자 The Whistleblower(2014)><리틀 포레스트 Little Forest(2018)> 등을 연출한 임순례 감독의 2023년 신작 <교섭(交涉)(2023)>은 분당 샘물교회 교인들이 2007년 분쟁 지역인 아프가니스탄에 입국했다가 탈레반에 인질로 붙잡혔던 실제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안영수 작가가 쓴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드라마입니다.

 

<와이키키 브라더스(2001)> 이후, 황정민 배우가 20여 년 만에 임순례 감독 연출작에 출연, 교섭 전문 외교관 정재호 역을 맡았고, 현빈 배우가 국정원 요원 박대식을 연기한 영화 <교섭(2023)>은 2023년 1월 18일 개봉했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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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를 목적으로 분쟁 지역인 아프가니스탄에 무리해서 입국한 한국인 선교단 23명이 탈레반에게 납치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외교부 교섭 전문가 정재호(황정민)가 아프가니스탄 현지로 파견되고, 국정원 요원 박대식(현빈)을 만나게 됩니다.

 

외교의 원칙에 따라 확고한 신념을 가진 재호와 조직 내부에서 사고뭉치로 알려져 있지만, 현지 상황에 능통한 대식은 서로의 입장 차이 때문에 의견충돌이 잦습니다. 하지만, 둘의 목표는 같습니다. 23명의 인질을 무사히 구해내어, 조국의 품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것.

 

탈레반이 예고한 인질 살해 시한은 일분일초 다가오고, 이제 재호와 대식이 한 팀을 이룬 대한민국 교섭단에게도 결정적이고 중요한 결정의 순간이 다가옵니다.


억지스러운 전개에 당최 몰입할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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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친한 친구 사이거나, 피를 나눈 혈육 관계에서도, 서로 뜻이 통하지 않으면 금기시되는 주제가 바로 종교와 정치인데요. 영화 <교섭>은 상당한 공분을 일으켰던 실제 사건을 소재로 했으나, 목표는 그 사건의 실체를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그저 한 화면에 잡히는 것만으로도 스펙터클을 이루는 듯한 황정민, 현빈, 두 거물급 배우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논쟁을 벌이고, 심각하게 고민하고, 용감하게 나서는 그런 모습들을 어떻게 하면 멋있게 담을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해 보입니다.

 

만약, 그것이 영화 <교섭>을 제작하게 된 진정한 목표였다면, 일단 그 목표는 달성했으니 축하의 박수를 보내 드립니다. 강한 신념을 가진 외교관을 연기한 황정민 배우도 턱수염을 길러도 '간지'나는 국정원 요원을 연기한 현빈 배우도,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일 필요도 없이, 어디선가 이미 본 듯한 캐릭터를 재탕하는 듯해도, 그게 무슨 대수입니까. 그저 멋있게 연기하면 그만이죠.

 

오프닝에 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선교단의 기도 시퀀스만으로 퉁치고 들어가, 그들의 무리스러운 분쟁 지역에서의 선교 활동에 대한 어떠한 비판적 시각도 허용하지 않는 시나리오는, 뻔뻔하게도 23명을 가련한 인질로 부각하는데, 그 목적 또한 너무 투명해서 헛웃음조차 나질 않습니다. 그 목적이란, 위에서도 언급한, 황정민, 현빈, 두 배우가 활약을 펼치려면 최소한의 장치는 필요하니까요. 인질로 잡힌 선교단의 행동 근거나 목적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을 겁니다. 애초에 그런 면을 담을 의도도 전혀 없었을 것이고요.

 

아무래도 기본 설정에 있어 불만을 가지다 보니, 이후 그 어떤 스펙터클이 펼쳐져도, 눈은 보고 있으되, 감정적으로는 전혀 이입할 수 없었고, 두 배우가 아무리 맹활약을 펼쳐도, 눈에는 보이지만 마음으로는 어떤 감흥도 감동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영화 정보]

제목: 교섭(交涉)(2023)

영제: The Point Men

제작국가: 한국

감독: 임순례

캐스트: 황정민, 현빈, 강기영, 전성우, 박형수, 안창환, 정재성, 남명렬 등

장르: 드라마

러닝타임: 108분

관람등급: 12세 관람가

개봉일: 2023년 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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