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내용 중에 영화 <싱글즈(2003)>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싱글즈(2003) - 40대가 넘었을 친구 4명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최민수, 지수원 배우 주연의 로맨스 드라마 <사랑하기 좋은 날 A Good Day to Fall in Love(1995)>으로 데뷔한 권칠인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 <싱글즈 Singles(2003)>는 스물아홉 동갑내기 네 명의 일과 사랑과 우정에 대한 고민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로, 고(故) 장진영(1972~2009), 엄정화, 이범수, 고(故) 김주혁(1972~2017) 배우를 비롯, 오지혜, 김광일, 한지혜, 조희봉, 정인기, 장혁진, 이휘재, 송재호 배우가 출연했습니다.
2003년 7월 11일 개봉한 <싱글즈(2003)>는 전국 관객수 220만 명을 기록하여, 흥행에 성공했고, 나난을 연기한 장진영 배우는 전작 <소름 Sorum(2001)>으로 22회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후, 2년 만에 24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두 번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장진영, 김주혁 배우는 <싱글즈(2003)>에 이어, <청연(靑燕) Blue Swallow(2005)>에서 다시 만났고, 엄정화, 김주혁 배우는 <싱글즈(2003)>에서는 한 씬도 함께 출연하지 않았지만,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홍반장 Mr. Handy(2004)>에서 홍반장과 윤혜진 역으로 다시 한 작품에 출연했습니다.
엄정화 배우는 <관능의 법칙 Venus Talk(2013)>으로 권칠인 감독의 작품에 다시 출연하기도 했고, 이범수, 김주혁 배우는 <싱글즈(2003)>에 이어 <뷰티 인사이드 The Beauty Inside(2015)>에도 함께 출연했지만, 두 작품 모두 두 배우가 함께 등장한 장면은 없었습니다.
영화의 성공 이후, 동명의 창작 뮤지컬로도 제작되어 2007년 초연 후 2013년까지 무대에 올려졌고, 2008년 더뮤지컬어워즈 최우수 창작뮤지컬상을 수상했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스물아홉, 질풍노도의 아홉수를 겪고 있는 나난(장진영). 원형 탈모를 발견하고 화들짝 놀라 절친 동미(엄정화)에게 아침 댓바람부터 전화를 걸어 하소연을 해도, 빠진 머리칼이 금세 자라는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 더욱 충격적인 사건은, 수년째 사귀어 온 남자친구 지훈(김광일)의 일방적인 결별 통보. 엎친데 덮친 격으로, 얍삽한 상사 천과장(조희봉)이 업무 보고의 실수를 나난에게 뒤집어 씌우더니, 급기야 나난은 외식 사업부로 좌천되기에 이릅니다.
갑자기 헤어지자고 한 전 남자친구에게도, 일방적인 좌천 발령을 받아도, 나난은 속 시원하게 항의 한 마디 제대로 못하고, 그저 현실을 받아들이는 유약한 현실순응자입니다.
그런 나난과 달리, 할 말은 참지 않고 하는 화끈한 성격의 동미는 입만 열면 '테이스트'를 들먹거리는 꼴배기 싫은 마실장(장혁진)에게 크게 한 방먹이고 회사를 때려치우고 나와 화려한 백수의 길에 접어듭니다. 한편, 동미는 절친 정준(이범주)의 집에 얹혀살면서 눈만 마주치면 티격태격인데, 어느 날 정준이 한참 어린 지혜(한지예)에게 반했다네요. 대체 어떤 여자이길래 정준이 이렇게 죽고 못 사는지 직접 확인해야겠다고 나선 나난과 동미는 실제 지혜를 만나보니 여간 당돌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한마디로 본전도 못 찾고, 정준에게 정신 차리라고 닦달만 계속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난 앞에 멀쩡한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싱거운 유머 감각을 지닌 잘 나가는 증권맨 수헌(김주혁)이 홀연히 나타나고, 잠들어 있던 나난의 연애 본능이 되살아납니다.
캐릭터의 매력이 제대로 살아있는 로맨틱 코미디
예전에 출시된 <싱글즈(2003)> DVD에 장진영, 엄정화, 김주혁 배우가 참여한 코멘터리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어떤 사정에서 코멘터리 녹음에 불참한 이범수 배우의 빈자리를 아쉬워하며, 장면마다 촬영 시 에피소드와 각자의 감흥을 이야기하던 세 배우의 수다가 영화 본편만큼이나 재미있었는데요.
코멘터리를 들을 때가 영화 개봉 후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지만, 만약 지금 그 코멘터리를 다시 듣는다면 느낌이 어떨지 벌써부터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싱글즈(2003)>는 너무 일찍 우리 곁은 떠난 장진영, 김주혁, 두 배우가 남긴 영화들 가운데, 특히나 두 배우의 매력을 잘 살린 캐릭터를 연기한 작품으로도 기억되는데요.
답답할 정도로 모진 말을 못 하는 나난도, 그저 나난에게 잘 보이려고 별로 웃기지도 않은 개그를 남발하지만, 결혼이라는 중대한 결정 앞에서는 누구보다 진중한 수헌도, 마치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내는 친한 친구들처럼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나난 캐릭터는 수헌과의 로맨스에서는 물론, 동미, 정준과 우정을 나눌 때에 더욱 그 따뜻한 마음이 돋보이는데요. 이를 연기한 장진영 배우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나난을 꼽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나난은 장진영 배우를 만나 더욱 매력적인 캐릭터가 된 듯합니다.
트렌디한 로맨틱 코미디로 기획되었기에, 2003년 개봉 당시에도 큰 호응을 얻은 영화이지만, 시간이 한참 지나 다시 봐도 그 감성이 촌스럽거나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아 충분히 즐겁게 감상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주요 캐릭터 4명의 개성과 특성이 한껏 잘 살아있기 때문입니다.
[영화 정보]
제목: 싱글즈(2003)
영제: Singles
제작국가: 한국
감독: 권칠인
캐스트: 장진영, 이범수, 엄정화, 김주혁, 오지혜, 김광일, 한지혜, 조희봉, 정인기, 장혁진 등
장르: 로맨스/코미디
러닝타임: 110분
관람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2003년 7월 11일
주요 수상내역:
2003년 24회 청룡영화상 2개 부문 수상 - 여우주연상(장진영), 인기스타상(장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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