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내용 중에 영화 <반창꼬(2012)>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반창꼬(2012) - 특정 직업군에 대한 부족한 고찰, 진부하기 짝이 없는 억지 로맨스
김유진 감독의 <약속 A Promise(1998)><와일드카드 Wild Card(2003)> 조감독 출신으로 최강희, 고(故) 김영애(1951~2017) 배우 주연의 <애자 Goodbye Mom(2009)>으로 데뷔한 정기훈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연출작 <반창꼬 Love 911(2012)>는 사고를 당한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는 직업인 소방관과 의사인 두 주인공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로맨스 드라마입니다.
소방관 강일 역의 고수, 의사 미수 역의 한효주 배우를 비롯해, 마동석, 김성오, 현쥬니, 진서연 배우가 함께 출연한 <반창꼬>는 2012년 12월 19일 개봉, 첫 주말 전국 관객수 41만 명으로 같은 주 개봉한 톰 후퍼 Tom Hooper 감독의 뮤지컬 영화 <레미제라블 Les Misérables(2012)>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로 데뷔했고, 전국 최종 누적 관객수 247만 명을 기록하여, 손익분기점인 180만 명을 넘어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정기훈 감독이 조감독으로 참여했던 <와일드카드(2003)>의 두 주연이었던 정진영, 양동근 배우가 <와일드카드>에서 맡았던 형사 오영달, 방제수 역으로 카메오 출연했습니다.
어떤 내용이길래
사람 구하는 직업인 소방대원 강일(고수)은 정작 3년 전 자신의 아내를 구하지 못한 죄책감에 아직도 괴롭습니다. 흉부외과 의사 미수(한효주)는 발작 증세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의 남편 팔뚝에 문신을 보고, 가정폭력으로 인한 가벼운 발작 정도로 보고 오진을 내렸다가, 정작 그 환자가 뇌사상태에 빠지면서 남편이 격하게 항의하여 병원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마침 병원에 있던 강일이 이를 말리다 남편에게 얻어맞아 코뼈가 부러집니다.
환자 남편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결국 미수를 고소하게 되는데, 미수는 변호사의 조언에 따라 환자 남편의 폭력적 성향을 입증하기 위해 그날 얻어맞은 강일을 찾아가 증언을 부탁하지만 강일은 이를 거절하고 경찰에 신고까지 합니다. 결국 미수는 사회봉사형 선고를 받고, 강일이 일하는 소방서에서 119 구조대 의용소방대원으로 일하게 됩니다.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미수는 강일에게 성큼 다가가고,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걸었던 강일도 미수의 진심을 깨닫고 조금씩 마음을 열어갑니다.
직업 설정은 그저 장식일 뿐, 겉도는 로맨스
데뷔작 <애자>에서 티격태격하는 모녀의 이야기를 솜씨 있게 다뤘던 정기훈 감독의 차기작인 <반창꼬>에 기대했던 부분도 캐릭터들의 매력이 어우러진 촘촘한 이야기였는데요. 기대와 달리 <반창꼬>는 소방대원이나 의사와 같이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직업군을 등장시키지만, 그저 설정을 위한 설정에 그쳐 특정직업군에 대한 고찰은커녕 그저 갈등구조를 위한 부속장치 정도로만 낭비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강일과 미수를 중심으로 한 로맨스가 탄탄하냐면 그렇지도 않았습니다. 고수, 한효주 두 배우는 매력적이지만, 그들이 연기한 강일과 미수는 별로 매력적인 캐릭터가 아니었는데요. 직업인으로서 윤리의식이 부족해 보이는 미수의 뻔뻔함이 개선되는 과정도 매끄럽지 않아, 도통 미수에게 몰입할 수가 없었습니다. 동료 소방대원으로 등장한 마동석, 김성오, 현쥬니 배우도 그렇고 미수의 친구이자 동료 의사를 연기한 진서연 배우도 그렇고, 이야기 구조가 겉돌다 보니 맛깔난 조연 캐릭터로 부각되는 지점은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영화 정보]
제목: 반창꼬(2012)
영제: Love 911
제작국가: 한국
감독: 정기훈
캐스트: 고수, 한효주, 마동석, 김성오, 현쥬니, 진서연, 윤세웅, 오유나, 이도아, 정진영, 양동근, 조민기, 이동규, 이달형 등
장르: 로맨스/드라마
러닝타임: 120분
관람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2012년 1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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